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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클라이머의 무릎패드 사용, 정당한가?”

글 오영훈 기획위원
  • 입력 2021.04.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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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 등반방식 둘러싸고 논란
[월간산 4월호 해외뉴스]

퍼펙토문도를 초등반 중인 알렉스 메고스. 사진 켄 에츨.
퍼펙토문도를 초등반 중인 알렉스 메고스. 사진 켄 에츨.

스포츠클라이밍에서 무릎패드 사용 등 등반 방식을 둘러싸고 정상급 등반가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독일의 알렉스 메고스는 스위스 티치노에서 V15급 볼더링 문제인 ‘드림타임’, ‘더스토리오브투월드’를 완등하고는 자신의 SNS에 등반방식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 메고스의 등반이 이뤄지기 얼마 전, 같은 루트를 완등했던 야닉 플로헤의 등반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었다.

먼저 야닉 플로헤는 드림타임 출발 동작을 서서 취했으나, 많은 이들은 더 아래에서부터 앉은 자세로 출발한다. 메고스는 “이 루트 초등자인 다이 고야마다는 지금껏 이 루트에 도전한 모든 등반가보다 더 낮게 출발했다”고 말했다. 메고스는 무릎패드 사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초등자가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무릎패드를 사용해 오르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아담 온드라가 입을 열었다. 아담 온드라는 최근 스페인에 있는 5.15c급 ‘퍼펙토문도’를 등반하면서 무릎패드를 여러 차례 사용했기 때문이다. 퍼펙토문도는 알렉스 메고스가 무릎패드 없이 개척한 루트다. 뿐만 아니라 온드라는 세계 최초로 5.15c급이 매겨진 ‘체인지’, 5.15b급의 ‘라플란다드시바’ 등에서 초등자와는 다르게 무릎패드를 써서 완등한 바 있다.

온드라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암벽화나 초크가루가 속임수가 아니고 단지 등반이 진화함에 따른 과정이라고 다들 생각하듯이, 무릎패드 역시 기존에 개척된 루트를 다른 방식으로 오를 수 있게 해주는 장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무릎패드 사용을 제한하자고 한다면 무릎 부위가 두툼한 바지를 입는 것은 어느 선에서 제한해야 할지 난감해진다면서 불필요한 논쟁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등반 중에 무릎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한 훈련이 필요한 기술이어서 무릎을 쓰지 않고 오르는 이들도 많다”고도 덧붙였다. 즉 활용 가능한 등반 기술 중의 하나라고 본 셈이다.

온드라는 “등반가는 스스로 무릎패드를 사용하거나 다른 새로운 기술을 응용했을 때 해당 루트의 난이도 등급이 더 낮아지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메고스의 주장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본 기사는 월간산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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