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9일 동안 매일 산길 쓰레기 주운 미국 청년

  • 글 오영훈 기획위원
    입력 2021.04.07 10:22

    재활용품 팔아 환경단체에 기부도
    [월간산 4월호 해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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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 이튼캐니언 등산로에서 쓰레기를 주운 맥그레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거주하는 맥그레거는 2년 가까이 하루도 쉬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산을 찾아 매일 쓰레기를 주워 왔다. 맥그레거는 고등학교를 마친 뒤 물류창고에서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20세 노동자다. 곧 대학에 진학한다고 한다.
    맥그레거가 산길 쓰레기 줍기에 나선 것은 2028년 올림픽 개최지로 로스앤젤레스시가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직후다. 그는 쓰레기로 뒤덮인 산길로 국제적 망신을 살 것 같아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목표는 집에서 가까운 이튼캐니언 등산로였다. 등산로는 총 10여 km 길이며 주변에는 입구가 다섯 곳, 주차장 네 곳, 개울이 4km, 노숙자 야영지 일곱 곳 등이 있었다. 맥그레거는 “길어야 20일 정도면 청소를 끝마칠 수 있으리라 여겼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1년 반이 걸렸다”고 말했다.
    어느 날은 기온이 47℃까지 오르기도 했고, 산불이 일어나 산이 온통 매캐한 연기로 뒤덮이거나 폭우가 쏟아지는 날도 있었지만, 맥그레거는 하루도 빠짐없이 쓰레기를 주웠다. 맥그레거는 “쓰레기 줍기가 꽤 중독성이 있다”면서 “매일 아침 산으로 쓰레기를 주우러 갈 생각에 기분 좋게 일어난다”고 말했다.
    맥그레거는 양동이 한두 개를 들고 가서 가득 채워지면 내려왔다. 쓰레기를 주우면 어느 곳은 깨끗한 상태로 오래 남아 있지만, 어느 곳은 며칠 지나면 다시 더러워지는 곳이 있다고 한다. 캔이나 플라스틱병 등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는 고물상에 가져다 팔았다. 2~3주에 한 차례씩 30달러(4만 원) 정도를 벌었다. 벌어들인 돈은 여러 환경단체에 기부했다.
    맥그레거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활동을 사람들에게 공유했다. 그리고 지난 3월 5일, 맥그레거는 ‘589일 동안 매일 쓰레기를 주운 끝에 이제 이튼캐니언에는 쓰레기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수천 명이 그의 트위터에 화답한 가운데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축하한다’는 글을 올렸다. 맥그레거는 이제 다른 등산로에 나가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최근 맥그레거가 환경 운동에 관해 트위터에 올린 말은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안개 속에서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구해 줄 영웅 따위는 없다. 지구를 위기에서 구하려면 수십억 명의 기후활동가가 필요할 것이다.”
    '본 기사는 월간산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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