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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그린뉴딜' 특집] 도시숲이 미세먼지 저감에 가장 효과

글 박정원 선임기자
  • 입력 2021.03.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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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만 되면 나쁜 공기질로 사회문제…나무심기 다시 확산해야
식목의 달 특집 ‘그린뉴딜’ <3> 미세먼지
1. 현황 및 도시숲 효과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봄철이다. 중국발 황사와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대기를 희뿌옇게 만들고 있다. 겨울철 날씨를 전통적으로 대변해 온 삼한사온이 삼한사미(3일 춥고 4일 미세먼지)로 변한 지 제법 됐고, 봄철은 내내 잿빛하늘을 보인다. 요즘은 기후온난화 영향으로 대기정체가 더 심해졌고, 따뜻한 기온으로 강우일도 점차 줄어 미세먼지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제 봄철엔 으레 잿빛하늘을 받아들이는 듯하다. 지난 2019년 스위스에서 발표한 <세계 공기질 보고서>에서 한국은 OECD 국가 중 공기질이 최악이며, 세계에서 26번째로 심각하다는 내용을 내놨다. 방글라데시, 인도, 중국, 베트남 같은 나라가 한국보다 나쁠 뿐이다. 스페인, 러시아, 독일, 일본 등은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은 공기질을 유지하고 있다. 공기질은 대기오염 수준을 말하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용존량 등을 말한다. 따라서 한국의 나쁜 공기수준은 인체에 해로울 정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해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기본적으로 화석연료를 줄여야 한다. 산림청이 올해 식목일을 앞두고 발표한 ‘전 국민 30억 그루 나무심기’는 올해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원년으로 선언한 의미와 무관하지 않다. 간단히 설명하면, 화석연료는 탄소 발생 주원인이며, 이를 줄이는 동시에 탄소를 저감시키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도시에 나무를 심어 산소를 내뿜게 하고 탄소를 흡수해서 탄소 중립을 지키게 하자는 캠페인이다. 그러기 위해서 과거엔 민둥산의 산림녹화였다면 미래는 도시숲을 조성하는 길뿐이다.

한국은 도시인구가 전체 인구의 80%를 넘어섰지만 도시숲은 전체 숲 면적의 3.3%뿐인 3만6,000㏊에 불과하다. 국민 1인당 생활권 도시숲의 면적도 평균 8.7㎡로 18.1㎡의 상해나 13㎡의 파리 같은 세계의 주요 도시보다 훨씬 낮다. 더욱이 서울은 4.35㎡로 한국 평균 도시숲의 절반밖에 안 된다. 여름 열섬현상이나 대기오염이 심각한 이유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산림녹화 성공국가이지만 1인당 도시숲면적에 있어서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도시숲은 미세먼지 저감효과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대기정화효과, 기후조절, 체온조절 기능까지 한다. 실제 실험을 통해서 도시숲이 미세먼지 농도에 얼마만한 긍정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박현)과 서울대 정수종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실험한 결과, 서울도심지보다 도시숲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16.4㎍/㎡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은 2016년부터 2019년 4월까지 4년에 걸쳐 25개 주거지역과 15개 도로지역 등 총 40개소의 초미세먼지 농도와 교통량, 유동인구량을 기반으로 지상과 위성관측 자료의 심층 학습분석으로 측정한 뒤 비교분석했다. 구체적 측정은 천리안 위성 해양관측체GOCI를 활용해 광학먼지두께Aerosol Optical Depth 1km 공간에서 중해상도 영상 분석계를 통한 16일 간격의 식생분포도, 국지수치예측모델에 의한 기상 자료를 상호 심층 학습으로 분석해 도시숲의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예측했다.

측정결과, 도시숲의 평균 초미세먼지 수치는 22.3㎍/㎡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WHO의 야외 초미세먼지 권고기준 25㎍/㎡보다 낮은 수치이다. 2월 기준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하면 도시숲은 17.9㎍/㎡, 도심지는 34.3㎍/㎡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서울시 지상에서 측정하지 못한 지역 간 차이를 위성 영상자료로 확인했고, 서울의 북한산·관악산·우면산 등 도시숲지역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도시 전체에서의 도심지와 도시숲 간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심층 학습으로 확장해 실증적인 수치를 통해 도시숲의 효과를 입증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서울대 정수종 교수는 “서울처럼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메가시티에서 도시숲의 미세먼지 저감 기능이 밝혀진 것은 국제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향후 천리안 2B호 환경위성을 활용해 도시숲 기능에 대한 심도 있는 화학과정 분석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면, 앞으로 도시숲의 탄소 저감량을 산정해 도시 대기에 미치는 도시숲의 영향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연구관은 “도시숲의 미세먼지 저감 가치는 현장 측정자료뿐 아니라 위성 자료분석을 통해 그 효과를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산림 미세먼지 측정넷 20개소 데이터셋을 위성 자료와 상호 분석해 대기오염물질이 산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도시 기후정책에 활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도시기후분야의 저명 국제저널 <Urban Climate> 2021년 2월 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도심 속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대두되고 있으나 가장 환경친화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도심 속 숲 조성이라는 사실이 과학적 방법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산림청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할 일이 많은 부처이고, 앞으로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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