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 강산이 세 번 넘게 변했어도, 변하지 않는 가게

  • 글 표다정, 이승태
  • 사진 김희진, 주민욱
    입력 2021.03.30 10:21

    30년 이상 문 연 소상공인 인증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본 기사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발간한 <과거와 현대를 잇다 백년가게>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좀더 자세한 내용은 백년가게 홈페이지(100year.sbiz.or.kr)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_편집자 주 
    * 이 기사는 KTX매거진과의 기사협약에 의해 제공합니다.
    뜰안
    ‘한식대첩’ 우승한 대추불고기
    최정민 대표는 결혼 6년차에 남편의 젖소 목장이 어려움을 겪자 외식 산업에 뛰어들었다. 종부인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손맛에 자신이 있었고, 계절마다 쏟아지는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한식을 만들면 농장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봄에는 쑥국, 여름에는 열무비빔밥, 가을이면 추어탕을 만들고, 겨울에는 동태와 복국을 끓이는 등 계절 메뉴를 상에 올렸다. 반응이 좋았다. 최 대표는 경산의 토속 음식을 고민했고, 지역 특산품인 대추에 집중했다. 경산 대추로 개발한 대추간장과 대추고로 요리한 경산대추떡갈비, 경산대추불고기가 뜰안의 대표 메뉴다. 이 메뉴로 2014년 ‘경산대표음식요리경연대회’ 대상을 시작으로 tvN 프로그램 <한식대첩> 우승 등 명성이 자자한 국내 요리 경연 대회를 석권했다. ‘요리 명인’으로 인정받은 최 대표는 2020년 식품·외식 산업 관련 박사 학위도 땄다. 음식으로 사람의 관계가 회복되고 행복해지는 문화를 만들고 싶은 소망을 대학 강단에서도 펼치고 있다. 요리도 박사급, 열정도 박사급인 최정민 대표다.
    주소 경산시 압량읍 대학로 361
    문의 053-818-6464
    메뉴 경산대추떡갈비 1만2,000원, 경산대추불고기 1만3,000원 
    동양한지
    “1,000년 가는 훌륭한 종이를 만들겠다”
    1970년대 서울 인사동에는 지업사가 즐비했다. 한지로 벽지, 초배지, 창호지, 병풍 등을 주로 만들었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실내장식에 한지의 쓰임이 점차 줄어들면서 지업사는 범위를 넓혀 ‘장식’이라는 말을 상호에 쓰기 시작했다. 현재 인사동에 남은 한지 전문점은 서너 곳. 그중 ‘동양한지’는 한지 생산뿐 아니라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유일한 곳이다. 
    박석만 대표는 일제강점기 당시 한지를 생산하고 유통하던 아버지 덕분에 어릴 적부터 종이와 가까이 지냈다. 그런 그가 아버지 나이를 훌쩍 넘어 이제는 한지 연구소를 차린 아들과 함께 한지를 연구한다. 
    이를테면 한지의 쓰임. 1990년대에는 한지 공예, 2000년대에는 민화가 유행했는데 한지의 다음 쓰임을 예상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고려시대 한지의 재료는 무엇인지, 한지가 지금까지 보전될 수 있었던 이유도 조사한다. 
    “견오백지천년絹五百紙千年이라 하지 않습니까. 비단은 500년, 한지는 1,000년 간다는 말이에요. 훌륭한 종이가 계속 쓰이도록 만드는 것이 제 임무지요.” 
    박 대표는 1압에서 20압까지의 다양한 두께와 크기·색상이 각양각색인 한지, 옻칠 등 원료를 입힌 한지를 매장에 전시한다. 많은 사람이 보고, 한지에서 영감을 떠올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한지 인화지, 불에 타지 않는 한지 등이 그가 연구한 결실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4길 7
    문의 02-734-1881
    가격 제품마다 다름  
    홍철수테일러
    44년을 이어온 수제 양복의 품격! 
    부산의 중심 중앙동에 자리한다. 1977년 처음 문을 열어 그 역사가 44년을 내다본다. 어떻게든, 뭐든 기술로 먹고살던 시대에 청년 홍철수씨는 아버지 친구가 운영하던 국제시장 양복점에서 잔심부름하며 일을 시작했다.
    양복 만드는 일은 재봉 기술을 훤히 알아야 다음 단계인 재단으로 넘어간다. 재봉은 바지와 조끼, 상의 순서로 배우는데 기술을 익히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어서 바지 단계에서 그만두거나 평생 바지만 만드는 사람도 숱하다. 재봉에 기본 10년이 걸리고, 최소 20년은 지나야 제대로 양복 한 벌을 지을 만큼 까다롭고 지난한 작업이다. 서른이 되기 전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양복점을 마련했으니 기술을 습득하는 속도와 손재주가 남달랐던 홍 대표다. 
    양복을 제작하는 그의 솜씨는 전국에 입소문이 나 지금도 서울의 신사가 일부러 찾아오곤 한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해 한 땀 한 땀 장인의 혼을 담아 짓는 홍철수테일러 맞춤 정장의 품격은 공장에서 찍어 내는 기성복이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시절이 바뀌어 지금은 어려운 과정을 이겨 내고 기술을 배우려는 이가 거의 없고, 가위를 갈아 주는 장인도 대가 끊겼지만 홍 대표는 자신의 옷을 인정해 주는 손님을 생각하며 지난 세월 해온 것처럼 오늘도 가위질에 여념이 없다.
    주소 부산시 중구 중앙대로 43
    문의 051-245-0131
    가격 제품마다 다름
    자인떡방앗간
    대구 달서시장의 찹쌀떡 달인!
    이른 새벽 희뿌옇고 뜨거운 김을 가르며 박재홍 대표가 바쁘게 움직인다. 방금 찐 인절미를 꺼내 판에 쏟자 가게 안은 이내 고소한 냄새로 가득 찬다. 박 대표의 부모님이 가게 문을 연 1985년 이후 매일 새벽 반복되는 풍경이다.
    어느 날 부모님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졌고, 장남인 박 대표가 방앗간을 맡게 되었다. 명절이나 바쁠 때면 삼형제가 방앗간 일을 거들던 터라 돌아가는 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때도 떡을 만들었으나 고추를 빻거나 참기름을 짜는 일이 주였다. 박 대표는 떡 만드는 일에 오롯이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 SBS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후에는 ‘찹쌀떡 달인’으로 통한다. 총천연색 퓨전 떡과 행사용 대형 떡케이크 등을 많이 만들다가 찹쌀떡과 영양떡, 약밥으로 메뉴를 간소화했다. 열두 가지 견과류가 들어가는 영양떡은 아내 김인정씨가 재료 가짓수를 반쯤 줄이자고 해도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며 고집하는 박 대표다. 부모님이 하던 방식대로, 어릴 때부터 봐 온 재료 배합 방법을 우직하게 지켜 나갈 뿐이다.
    주소 대구시 달서구 당산로 35 달서종합상가 바동 2호
    문의 053-526-9315
    메뉴 찹쌀떡(한 박스) 3만3,000원, 약밥 1,600원
    본 기사는 월간산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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