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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손죽도 BAC 플러스 가이드] “점빵에서 아이스케키 묵고 삼각산에서 막걸리 맛봐야 진짜배기”

월간산
  • 입력 2021.05.0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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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 섬&산100
배편, 백패킹 장소, 민박&식당, 점빵, 막걸리… 손죽도 A to Z

내년이면 폐교되는 거문도초교 손죽분교. 백패커들의 야영지로 사용되기도 한다.
내년이면 폐교되는 거문도초교 손죽분교. 백패커들의 야영지로 사용되기도 한다.

손죽도는 여수와 고흥에서 배를 탈 수 있는데, 여수에서 출발한 배가 고흥 나로도연안여객선터미널을 거쳐 간다. 나로도는 섬이지만 연륙교가 있어 차량으로 갈 수 있다. 여수에서 손죽도(편도 2만6,600원)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리고 고흥에서 30분 걸리는 걸 감안하면 나로도 출발이 유리하다. 다만 나로도는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려워 자가용 이용자들이 기점으로 삼는 편이다. 뱃삯도 나로도 출발이 1만 원 정도 저렴한 편이다.

배는 여수~나로도~손죽도~초도~동도·서도~거문도 순으로 운항하며, 거문도까지 갔던 배가 역순으로 돌아온다. 동도는 홀수일, 서도는 짝수일에 기항한다. 두 개의 해운선사에서 니나호와 파라다이스호를 운항한다. 4월 기준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출발 시간 평일(07:10, 16:00), 주말(07:00, 13:00, 16:00). 손죽도 출항 시간 평일(09:00, 16:20), 주말(09:00, 11:00). 5월부터 운항 시간이 바뀔 예정이므로, 여객선터미널이나 해운선사에 미리 문의해 보는 것이 확실하다. 나로도연안여객터미널에서 손죽도행 출발 시간은 여수 출발 시간에 50분을 더하면 된다.

문의 그로벌베스트 니나호(061-666-8005), 엘에스쉽핑 파라다이스호(061-662-1144).

손죽도의 유일한 매점인 손죽점빵 내부.
손죽도의 유일한 매점인 손죽점빵 내부.

배 노선에 BAC 인증섬인 손죽도·초도·거문도 3개 섬이 포함되어 있다. 순수 산행만 따지면 당일에 3개 섬 인증도 가능할 수 있으나, 배 시간을 감안하면 어렵다.

손죽도의 경우 인증지점은 깃대봉이지만 산행의 재미는 마제봉과 삼각산이 큰 편이라 능선 따라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제대로 된 손죽도 여행 코스이다. 총 9km 거리이지만 전반적으로 산길이 잘 되어 있고 완만한 편이라 빠르게 걸으면 4시간 안에 마칠 수 있다.

손죽도는 백패킹 명소다. 자연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로 하여 멋진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전망데크가 모두 8개이다. 삼각산에 4개, 깃대봉 1개, 마제봉 3개가 있는데, 대부분 삼각산에 텐트를 친다. 바위산이라 경치가 가장 빼어나고 선착장에서 도로를 따라 걸으며 자연스럽게 섬 구경을 하는, 가장 쉬운 코스가 인기 있다. 삼각산 정상데크는 주민들이 야영을 금지해 놓았으므로 나머지 데크를 이용해야 한다. 삼각산 정상 아래의 데크와 여기서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만나는 데크가 야영 명소로 손꼽힌다.

손죽마을발전위원회 박기홍 사무장은 백패커들이 거문도초교 손죽분교에서 야영하기를 권한다. 초등학교에서 바다가 보이고 잔디가 깔려 있어 텐트 치기 좋고,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다. 개수대는 없지만 화장실에서 온수 사용 가능하다. 손죽분교는 내년이면 개교 100주년을 맞지만 내년에 폐교될 예정이다. 현재 재학생이 2명인데 이 중 한 명이 내년에 졸업하게 되어 폐교를 결정했다. 재학생이 한 명이면 너무 외롭고 사회성이 떨어질 수 있어 아이를 위해서도, 세금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단다. 2인 기준 텐트 한 동 야영료는 하룻밤 1만 원이다.

문의 박기홍 사무장(010-5797-1239).

빨간집민박의 백반 상차림. 현지 식재료와 육지 식재료를 섞어 맛깔나게 차려낸다.
빨간집민박의 백반 상차림. 현지 식재료와 육지 식재료를 섞어 맛깔나게 차려낸다.

손대점빵(010-9747-8845)은 손죽도의 유일한 상점이다. 생필품과 식료품 등 웬만한 것은 갖추고 있다. 운송료가 있어 육지보다 값은 비싼 편. 식당은 따로 없지만 민박집에서 식사 할 수 있다. 음식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백반 1인분 1만 원, 숙박은 부두민박(061-665-2222), 손죽민박(010-9875-3626), 빨간집민박(010-3194-6389) 등 2인 1실 5만 원. 손죽도 청년회장 박성휘·김혜경 부부가 운영하는 빨간집은 시설이 깔끔하고, 바다가 보이는 창문과 싱싱한 제철음식이 일품이다. 육지의 고기와 섬 내 해산물과 나물이 조화를 이룬 정성스런 식사를 내어놓는다.

손죽도는 수제 막걸리가 유명하다. 할머니 두 분이 각각 막걸리를 만들었는데, 지난해 박근례 할머니가 별세하고, 84세 박금자 할머니(010-6757-6066) 막걸리만 남았다. 1.8리터 한 병에 6,000원이며 누룩이 없어 막걸리가 없을 때도 있다.

BAC 인증지점은 깃대봉 정상이며, 레이더탑이 나오게 사진을 찍어야 한다. 바뀐 인증 방식에 따라 현장에서 앱을 구동시켜 ‘GPS 발도장’을 찍어야 인증이 마무리된다.

오른쪽부터 송정민·이옥심 부부와 최순자·이헌재 부부.
오른쪽부터 송정민·이옥심 부부와 최순자·이헌재 부부.

손죽산악회
섬 주민 4분의 1이 산악회원

“회원수가 26명이라 적은 것 같지만 섬 주민 4분의 1이 산악회 활동을 하는 건, 전국을 통틀어도 손죽도뿐일 겁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산악회 활동이 전무한 상황에서 지난 3월 손죽산악회(회장 박재희)가 만들어졌다. 산악회 창립을 주도한 이는 송정민·이안재 부회장이다. 78세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노령화되고 있는 손죽도 주민들의 건강과 친목도모를 위해 산악회를 세웠다고 한다.

산악회는 섬내 산행을 비롯 등산로 쓰레기 수거와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정기적으로 하여 고향 섬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송정민 부회장은 “조심스런 시국이지만 4명씩 조를 나눠 산행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아직 손죽도를 비롯해 주변 섬에서 확진자가 나온 적 없다”고 설명한다.

송 부회장은 1970년 요가에 입문한 국내 1세대 요가인으로 전문 스트레칭 지도자와 요가 강사의 길을 걸어 왔다. 88올림픽 태릉선수촌 스트레칭 지도자를 역임하는 등 평생 건강 관련 사업을 해오다 지난해 고향 섬으로 귀촌했다. 그는 “섬사람들은 도시에 비해 좋은 음식을 먹거나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 저변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산행을 통해 주민들이 활력을 찾고 건강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본 기사는 월간산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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