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 섬&산100
배편, 백패킹 장소, 민박&식당, 점빵, 막걸리… 손죽도 A to Z
손죽도는 여수와 고흥에서 배를 탈 수 있는데, 여수에서 출발한 배가 고흥 나로도연안여객선터미널을 거쳐 간다. 나로도는 섬이지만 연륙교가 있어 차량으로 갈 수 있다. 여수에서 손죽도(편도 2만6,600원)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리고 고흥에서 30분 걸리는 걸 감안하면 나로도 출발이 유리하다. 다만 나로도는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려워 자가용 이용자들이 기점으로 삼는 편이다. 뱃삯도 나로도 출발이 1만 원 정도 저렴한 편이다.
배는 여수~나로도~손죽도~초도~동도·서도~거문도 순으로 운항하며, 거문도까지 갔던 배가 역순으로 돌아온다. 동도는 홀수일, 서도는 짝수일에 기항한다. 두 개의 해운선사에서 니나호와 파라다이스호를 운항한다. 4월 기준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출발 시간 평일(07:10, 16:00), 주말(07:00, 13:00, 16:00). 손죽도 출항 시간 평일(09:00, 16:20), 주말(09:00, 11:00). 5월부터 운항 시간이 바뀔 예정이므로, 여객선터미널이나 해운선사에 미리 문의해 보는 것이 확실하다. 나로도연안여객터미널에서 손죽도행 출발 시간은 여수 출발 시간에 50분을 더하면 된다.
문의 그로벌베스트 니나호(061-666-8005), 엘에스쉽핑 파라다이스호(061-662-1144).
배 노선에 BAC 인증섬인 손죽도·초도·거문도 3개 섬이 포함되어 있다. 순수 산행만 따지면 당일에 3개 섬 인증도 가능할 수 있으나, 배 시간을 감안하면 어렵다.
손죽도의 경우 인증지점은 깃대봉이지만 산행의 재미는 마제봉과 삼각산이 큰 편이라 능선 따라 원점회귀하는 코스가 제대로 된 손죽도 여행 코스이다. 총 9km 거리이지만 전반적으로 산길이 잘 되어 있고 완만한 편이라 빠르게 걸으면 4시간 안에 마칠 수 있다.
손죽도는 백패킹 명소다. 자연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로 하여 멋진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전망데크가 모두 8개이다. 삼각산에 4개, 깃대봉 1개, 마제봉 3개가 있는데, 대부분 삼각산에 텐트를 친다. 바위산이라 경치가 가장 빼어나고 선착장에서 도로를 따라 걸으며 자연스럽게 섬 구경을 하는, 가장 쉬운 코스가 인기 있다. 삼각산 정상데크는 주민들이 야영을 금지해 놓았으므로 나머지 데크를 이용해야 한다. 삼각산 정상 아래의 데크와 여기서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만나는 데크가 야영 명소로 손꼽힌다.
손죽마을발전위원회 박기홍 사무장은 백패커들이 거문도초교 손죽분교에서 야영하기를 권한다. 초등학교에서 바다가 보이고 잔디가 깔려 있어 텐트 치기 좋고, 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다. 개수대는 없지만 화장실에서 온수 사용 가능하다. 손죽분교는 내년이면 개교 100주년을 맞지만 내년에 폐교될 예정이다. 현재 재학생이 2명인데 이 중 한 명이 내년에 졸업하게 되어 폐교를 결정했다. 재학생이 한 명이면 너무 외롭고 사회성이 떨어질 수 있어 아이를 위해서도, 세금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단다. 2인 기준 텐트 한 동 야영료는 하룻밤 1만 원이다.
문의 박기홍 사무장(010-5797-1239).
손대점빵(010-9747-8845)은 손죽도의 유일한 상점이다. 생필품과 식료품 등 웬만한 것은 갖추고 있다. 운송료가 있어 육지보다 값은 비싼 편. 식당은 따로 없지만 민박집에서 식사 할 수 있다. 음식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백반 1인분 1만 원, 숙박은 부두민박(061-665-2222), 손죽민박(010-9875-3626), 빨간집민박(010-3194-6389) 등 2인 1실 5만 원. 손죽도 청년회장 박성휘·김혜경 부부가 운영하는 빨간집은 시설이 깔끔하고, 바다가 보이는 창문과 싱싱한 제철음식이 일품이다. 육지의 고기와 섬 내 해산물과 나물이 조화를 이룬 정성스런 식사를 내어놓는다.
손죽도는 수제 막걸리가 유명하다. 할머니 두 분이 각각 막걸리를 만들었는데, 지난해 박근례 할머니가 별세하고, 84세 박금자 할머니(010-6757-6066) 막걸리만 남았다. 1.8리터 한 병에 6,000원이며 누룩이 없어 막걸리가 없을 때도 있다.
BAC 인증지점은 깃대봉 정상이며, 레이더탑이 나오게 사진을 찍어야 한다. 바뀐 인증 방식에 따라 현장에서 앱을 구동시켜 ‘GPS 발도장’을 찍어야 인증이 마무리된다.
손죽산악회
섬 주민 4분의 1이 산악회원
“회원수가 26명이라 적은 것 같지만 섬 주민 4분의 1이 산악회 활동을 하는 건, 전국을 통틀어도 손죽도뿐일 겁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산악회 활동이 전무한 상황에서 지난 3월 손죽산악회(회장 박재희)가 만들어졌다. 산악회 창립을 주도한 이는 송정민·이안재 부회장이다. 78세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노령화되고 있는 손죽도 주민들의 건강과 친목도모를 위해 산악회를 세웠다고 한다.
산악회는 섬내 산행을 비롯 등산로 쓰레기 수거와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정기적으로 하여 고향 섬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송정민 부회장은 “조심스런 시국이지만 4명씩 조를 나눠 산행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아직 손죽도를 비롯해 주변 섬에서 확진자가 나온 적 없다”고 설명한다.
송 부회장은 1970년 요가에 입문한 국내 1세대 요가인으로 전문 스트레칭 지도자와 요가 강사의 길을 걸어 왔다. 88올림픽 태릉선수촌 스트레칭 지도자를 역임하는 등 평생 건강 관련 사업을 해오다 지난해 고향 섬으로 귀촌했다. 그는 “섬사람들은 도시에 비해 좋은 음식을 먹거나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 저변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산행을 통해 주민들이 활력을 찾고 건강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