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요리] 전, 백숙, 삼겹살… 부추 하나로 업그레이드

  • 글 한형석 아웃도어 플래너
  • 요리·사진 진주 부추 달걀전
    입력 2021.06.11 09:41

    6월 충북 영동 금강변 캠핑장에서
    아빠의 캠핑 요리<18> 부추

    부추만큼 먹기 쉽고, 쉽게 구할 수 있고, 영양 많은 채소가 또 있을까. 특히 손질하기가 쉬워 캠핑장에서 유용한 채소다. 그저 흐르는 물에 몇 번 헹군 다음 채에 담아 물기만 빼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한여름 계절 채소라 하겠지만, 요즘에는 전국의 비닐하우스에서 사철 자라기 때문에 그 효용성이 크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주말 아침. 영동 읍내 장터를 지나면 갓 수확해 쌓아 놓은 부추 향이 참 향기롭다. 솔바람이 향기로운 송호리 소나무숲 캠핑장에 자리를 잡고 빗소리를 감상하며 맛있는 부추 요리를 먹기 좋은 계절이 왔다. 아직은 여러모로 시끄러운 세상이지만 라디오도 유튜브도 에어컨도 끄고 금강의 강바람이 소나무를 스치는 소리와 부추 향기에 빠져 보길 권한다. 그야말로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직접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추를 가장 많이 먹는 것 같다. 서양에서는 부추를 먹지 않거나 고기 스테이크 위에 한두 줄 작게 고명으로 올리기 때문이다. 끓는 물에 데친 뒤 무쳐 먹는 우리나라 전통의 나물 요리 방법을 따르지 않아도 되고, 먹는 방법도 어느 채소보다 간단한 편이다. 면역력을 높이고 해독작용을 하는 부추는 먹을수록 이로운 채소다. 요즘 같은 시기에 잘 맞는 매력적인 존재다.

    부추 달걀전

    캠핑장에서는 밀가루를 다루기가 번거롭다. 바람에 잘 날리기도 하고 요리를 한 다음 남은 가루를 뒤처리하기도 귀찮다. 그래서 캠핑장에서 해먹는 부추전은 밀가루 없이 달걀만 사용해서 만든다. 더 고소하고 더 담백하고 감칠맛이 난다.

    먼저 부추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채에 담아 물기를 뺀다. 달걀은 전 1장에 3개 정도 양으로 1분 이상 마구 휘저어 공기와 잘 섞이도록 한다. 풀어 놓은 달걀에 소금을 약간 넣어 간하면 된다.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을 중간 불로 달구고, 준비된 부추를 프라이팬 크기에 맞게 잘 깔아 준다. 기름에 부추가 익는 소리가 나면 미리 풀어놓은 달걀을 한 번에 모두 붓지 말고 양을 보아가며 2~3번에 나누어 붓는다. 달걀과 부추 외에 별다른 재료는 필요 없다. 기호에 따라 (아이들이 없으면) 매운 고추를 송송 썰어 고명처럼 위에 뿌려 주면 된다. 그 맛은 향기롭고 고소하다. 비 오는 날이나 쌀쌀한 밤에 제격인 요리다. 아이들 밥반찬으로도 손색없고, 소주나 맥주 안주로도 안성맞춤이다. 집에서처럼 한 번에 여러 장을 만들지 말고 한 장 한 장 부쳐가며 따뜻할 때 먹는 게 좋다.

    부추 닭백숙 

    캠핑장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고기 요리가 닭백숙이다. 닭 뱃속에 마늘을 채우고 한 시간 남짓 삶아 내면 되기 때문이다. 이 요리를 불에서 내리기 3분 전에 부추를 가득 넣어 보자.

    코펠을 덮을 정도로 넣기만 하면 된다. 일반 닭백숙과 부추 닭백숙은 풍미가 완전히 다르다. 궁금하면 일단 집에서 먼저 만들어 보고 가면 좋다. 중요한 것은 일반 크기의 코펠보다는 나중에 부추가 가득 들어갈 공간이 필요해 좀 더 큰 코펠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느끼하지 않고, 향긋한 부추 향이 닭의 육향과 잘 어울려 평소보다 많이 먹기 때문에 고기와 부추의 양을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 부추와 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가 필요하다면 상큼한 초간장이나 초고추장을 이용하면 된다.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넣어 죽을 만들어 먹거나 라면을 끓일 때 육수로 사용하면 깊은 풍미를 맛볼 수 있다.

    부추무침을 곁들인 대패 삼겹살

    삼겹살은 우리나라의 대표 캠핑요리다. 고기와 프라이팬만 있으면 쉽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먹을 때는 여러 가지 채소가 필요하다. 고기만 먹기엔 너무 느끼하기 때문이다. 보통은 상추와 깻잎 같은 쌈채소가 필요하지만, 이것들을 챙기다 보면 항상 빠트리는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부추가 문제점을 해결해 준다.

    잘 씻은 부추의 물기를 잘 뺀 다음 고춧가루와 소금(혹은 간장), 그리고 약간의 들기름만 있으면 아주 맛깔난 부추무침이 탄생한다. 대패 삼겹살의 경우 고기를 채소에 싸 먹는 게 아니라 부추무침을 고기와 싸서 먹으면 그 맛과 식감이 더 훌륭해진다. 고기를 다 굽고 남은 기름에 부추를 한번 확 볶아 내어 먹어도 좋고, 거기에 밥을 넣어 비벼도 그 맛이 훌륭하다.

    본 기사는 월간산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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