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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이 고소한 치즈 향은?… 과천 생태길 ‘피자 맛집’

글·사진 김문석 셰프
  • 입력 2021.06.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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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석 셰프의 맛으로 가는길-과천 생태길&화덕 피자 레스토랑 ‘다 디노’

과천 생태길은 관악산 발치와 양재천, 청계산 발치를
오가면서 다양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걷기길이다. 한적한 마을길, 공원 속 산책로, 하천 옆 둔치길을 지난다.
과천 생태길은 관악산 발치와 양재천, 청계산 발치를 오가면서 다양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걷기길이다. 한적한 마을길, 공원 속 산책로, 하천 옆 둔치길을 지난다.

경기도 과천. 서울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오직 어린 시절 서울랜드와 어린이대공원이 있던 장소로 기억될 뿐, 성인이 되어서는 발걸음을 잘 하지 않게 되는 도시다. 물론 산을 좋아하는 산꾼들에게는 얘기가 다르다. 사당역과 서울대입구역, 그리고 과천역에서 출발하는 관악산 코스가 굉장히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산꾼들도 지난해 이곳에 새 걷기길이 생겼다는 소식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과천시에서 만든 ‘과천 생태길’이다. 이 길이 독특한 점은 으레 산의 둘레를 한 바퀴 도는 식으로 걷기길이 조성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이 길은 두 산, 즉 과천시 양 옆에 솟은 관악산과 청계산을 잇는 방식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총 6구간(관악산 구간 7.3km, 양재천 구간 3.8km, 청계산 구간 6.5km, 도심 1구간 3.7km, 도심 2구간 2.4km, 도심 3구간 4.3km)으로 나뉘어 있다.

(위)과천 생태길은 관악산 발치와 양재천, 청계산 발치를 오가면서 다양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걷기길이다. 한적한 마을길, 공원 속 산책로, 하천 옆 둔치길을 지난다.
(아래) 과천향교.
(위)과천 생태길은 관악산 발치와 양재천, 청계산 발치를 오가면서 다양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걷기길이다. 한적한 마을길, 공원 속 산책로, 하천 옆 둔치길을 지난다. (아래) 과천향교.

이 중 가볍게 돌아보기 좋은 길은 과천 정부 청사역에서 하차한 후, 과천외고를 지나 과천향교로 이어지는 생태길이다. 이 코스는 짧지만 볼거리가 밀집돼 있어 더운 여름에도 가볍게 바람을 쐬며 산책하듯 걷기 좋다.

과천 교동길 지하보도를 지나면 과천외고가 나오는 오르막길이 나온다. 지하보도에는 클래식 음악과 함께 과천 시민들이 찍은 사진을 전시해 뒀다. 이내 닿는 과천외고 앞길에는 과천시를 대표하는 꽃인 철쭉이 흐드러지게 펴 있다.

시원한 계곡을 따라가면 과천향교다. 과천향교 앞에는 수령 300년 이상의 느티나무를 볼 수 있다. 과천향교는 1398년에 처음 세워진 곳으로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담당해 왔다고 한다.

화덕에서 피자를 굽고 있는 셰프. 그는 “주방이 작지만 피자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화덕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덕에서 피자를 굽고 있는 셰프. 그는 “주방이 작지만 피자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화덕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셰프의 맛집 추천
이탈리안 화덕 피자 레스토랑 ‘다 디노’

주소 경기도 과천시 중앙로 137 가보자빌딩 3층
전화 02-3679-4454(일요일 휴무, 미예약 시 식사 어려움)

과천역과 과천 정부 청사역 사이에 ‘다 디노’라는 레스토랑이 있다. 주력은 화덕 피자이며, 건강하고 맛있는 가정식 이탈리안을 지향한다. 셰프는 이탈리아 ICIFItalian Culinary Institute for Foreigners 요리 학교를 졸업하고 미슐랭 3스타 라 바릭 리스또란떼에서 연수를 받았다.

다소 생소한 단어인 ‘다 디노’는 셰프가 이탈리아에서 유학하던 시절 사용했던 이름 ‘디노’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다는 전치사로 종합하면 ‘디노네 집’이란 푸근한 이미지의 이름이다. 가게는 이름만큼 소박하고 작지만, 그 안은 감성으로 가득 차 있다.

주력 메뉴인 화덕 피자는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딱 알맞게 조리돼 나온다. 셰프는 “제일 맛있는 피자는 적절한 도우의 숙성, 신선한 재료, 알맞은 온도 3가지가 갖춰질 때 나온다”며 “이를 맞추기 위해 작은 주방에도 화덕 피자를 고수하고 있으며, 냉동 제품을 쓰지 않고 가능한 대부분의 재료는 수제로 만들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맛본 요리는 식전 음식인 부르스케타, 디노 파스타, 그리고 디노 피자다.

디노 파스타 Dino Pasta

초리소와 매콤한 토마토소스에 얇게 썰어 올린 치즈로 맛을 낸 매콤한 파스타다. 특히 감동한 부분은 바로 익힌 면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상당수의 이탈리안 식당들은 미리 면을 삶아놨다가 재조리해서 낸다. 파스타 애호가들은 바로 익힌 면과 재조리한 면의 풍미 차이를 금방 알아차린다. 주문 시 조리가 시작되기에 음식이 빨리 나오지는 않지만, 기다린 만큼 더 신선하고 정성스런 파스타를 맛볼 수 있다.

부르스케타 Bruschetta

부르스케타는 ‘굽다’는 뜻의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의 방언 Bruscare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한 요리로, 구운 빵 위에 재료들을 올려 먹는 이탈리아 식전 음식이다.

이곳의 부르스케타는 계절과 구비한 재료에 따라 조금씩 토핑이 달라진다. 이번에는 갓 구운 빵 위에 리코타 치즈를 바르고, 그릴에 구운 새우와 토마토를 곁들여 냈다.

디노피자 Dino Pizza

마늘크림 베이스에 새우와, 방울토마토, 루꼴라를 올린 피자. 한국인이 좋아하는 피자란 음식의 기본을 충실하게 구현한 피자다.

심플하면서도 녹진한 치즈, 참나무 장작 화덕에서 쫀득하게 구워낸 식감, 타 프랜차이즈 화덕피자와는 다른 개성을 살린 도우 위의 마늘크림까지 완벽하다. 

본 기사는 월간산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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