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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제주->김포->울진->울릉…돌고돌아 독도에

고상선 제주시 서광로
  • 입력 2021.07.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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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을 전부 이용해 찾아온 독도.
육해공을 전부 이용해 찾아온 독도.

우리땅 독도에 가고자 고향 제주에서 늦은 비행기로 김포공항까지 간 다음 후포행 관광버스를 타려고 4호선 사당역으로 간다. 자정에 사당을 출발한 버스는 다음날 새벽 05시 15분 후포항에 무사히 도착한다. 오전 7시에 출발하는 울릉도행 배를 타려는데 파랑주의보가 내려 출항이 연기됐다는 비보를 접했다.

아침을 먹고 빈 시간 동안 근처 등기산을 오른 다음 해파랑길을 트레킹하기로 한다. 등기산은 세계 유명 등대를 축소해 만든 모형들을 모아 놓은 등대 공원이다. 후포항을 출발해 대게 원조마을 가일리 황금대게공원을 지나 직산항까지 해파랑길 10여 km를 트레킹한 다음 후포항으로 되돌아왔다.

점심을 먹은 후 배가 출항하기를 기대했지만 아직도 바람이 잦아들지 않아 16시가 돼서야 출발한다고 한다. 오늘 안에 출발할 수 있기를 손꼽아 기원하면서 인근 등기산 스카이워크로 향한다. 스카이워크는 길이 135m, 폭 2m, 해상 높이 20m로 조성된 하늘 바닷길이다. 바다로 빠질 것 같은 아찔한 강화유리 바닥을 안전하게 걷기 위해 등산화 위에 덧신을 착용한 다음 유리 잔교 위를 걸어간다. 발아래 펼쳐진 반짝이는 초록빛 바다와 후포 명물 갓바위에 부딪치는 하얀 파도가 장관이다.

시간을 때우다 보니 어느덧 16시. 이번에는 배가 뜰 수 있었다. 밤늦게 울릉도에 닿았으나 둘러볼 겨를도 없이 서둘러 숙소로 이동해 잠을 청한다. 다음날 바로 독도행 페리를 타야 되기 때문이다.

의연한 독도의 자태 감동

이튿날 이른 점심을 먹은 뒤 독도행 페리에 몸을 싣는다. 1시간쯤 달리더니 멀리 독도의 모습이 점차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침내 ‘독도는 우리 땅’의 노래 가사인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인 독도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독도 해안은 파도가 심하게 치고 있다. 근무 중인 해양경찰과 접촉한 결과 접안이 불가해 독도 상륙이 곤란하니 선내에서만 바라봐야 한단다. 제주도에서 이곳 울릉도까지 먼 길을 왔는데 독도에 상륙할 수 없다니 너무 아쉬웠다. 그러나 풍랑 속에서도 의연한 독도의 자태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서동항으로 돌아와 울릉도 명물인 봉래폭포로 향한다. 나리분지의 용출수가 흐르는 봉래폭포는 총 낙차가 약 30m이며, 특이한 암반으로 구성된 3단 폭포로 울릉도 남부 일대의 중요한 상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울릉도 3일차는 성인봉으로 향한다. KBS 탑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 다음 장비를 점검하고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바람 한 점 없는 숲속 오르막이 시작된다. 결코 만만치 않다. 1시간을 오르니 좌측에 관모봉이 보인다. 많이 힘들지만 조금 힘내자고 서로 격려하면서 한발 두발 오르다 보니 성인봉 바로 아래 갈림길이다. 내쳐 올라선 성인봉 정상에는 뾰족한 정상 표지석이 우뚝 서 있다. 발아래 펼쳐진 울릉도의 멋진 풍광을 조망하다 하산을 서두른다.

정상에서 5분 정도 내려서니 벤치가 있다. 각자 가져온 간식을 먹으면서 정상 후의 소감을 말한 다음 내려가기 시작한다. 우리들은 출발지점을 지나서 도동까지 가기로 했기 때문에 잠깐 쉰 다음 계속 내려간다. 시간에 맞게 도착해 도동항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다음 포항행 카페리에 몸을 싣는다. 원래 16:30 후포행 카페리를 타야 하는데 배가 고장 났다는 소식이 들려 오후 2시 포항행 배를 타게 된 것이다. 정말 울릉도는 들어가기도 힘들고 나오기도 힘든 섬이었다.

본 기사는 월간산 7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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