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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도심에서 찾아가기 부담없는 박지 어디에?

월간산
  • 입력 2021.07.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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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박 코스 가이드 4선

창원 무학산

서원곡 입구에서 4km…정상 헬기장 넓고 부근에 샘터 있어 편리

창원시 마산회원구와 마산합포구에 걸친 무학산舞鶴山(761.4m)은 도심에 인접한 산이라 접근성이 좋고 정상에 넓은 공간이 있다. 게다가 정상 부근에 샘터가 있어 굳이 물을 많이 가지고 갈 필요도 없어 퇴근박 대상지로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무학산을 ‘퇴근박 맛집’으로 만드는 것은 도심의 화려한 야경이다. 

‘무학’이란 이름은 신라 시대 최치원이 붙였다고 전해진다. 어느 날 멀리서 이 산을 보고 그 모습이 마치 학이 춤을 추는 것 같다 하여 춤출 ‘무舞’에 학 ‘학鶴’자를 썼다. 최치원은 무학산 397m 높이에 있는 고운대에서 수양했다고 전해진다. 

고운대는 지금은 학봉 또는 부엉산으로 불리는데, 학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며 육산인 무학산에서 수려한 암릉미를 뽐내는 명소다. 2015년 창원시는 최치원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만날고개에서 고운대까지 이르는 ‘최치원의 길’을 내기도 했다. 

무학산은 도시 속 산이지만 거의 해발 0m인 바다 앞에 솟은 산이기에 오롯이 760여 m 고도를 높여야 한다. 가장 인기 있는 들머리는 서원곡 입구, 만날고개, 중리역을 꼽을 수 있다. 서원곡은 무학산 정상까지 최단시간에 올라설 수 있는 코스다. 거리는 4km 정도지만 경사가 가팔라 2~3시간 정도 걸린다.

지능선을 타면 학봉 능선과 주능선이 만나는 지점에 ‘무학산 정상 0.6km’ 이정표가 있고, 여기서 90m 정도 더 가면 안개약수터 갈림길이 있는 쉼터다. 넓은 나무데크가 있고 약수터가 가까워 야영지로 인기 있지만 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경치는 없다.

백패커들은 대부분 정상 헬기장에서 야영한다. 2인용 텐트 10동이 거뜬히 들어가는 넓은 공간이다. 이 일대 최고봉답게 파노라마 조망이 빼어나며 특히 도심의 야경이 압권이다. 다만 아침 일찍부터 운동 삼아 산에 오르는 주민이 꽤 많아 일찍 사이트를 접는 편이 낫다. 

하산 시 여유가 있다면 중리삼거리(중리역)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추천한다. 조망은 없지만 운치 있는 소나무가 자라는 아늑한 숲길이라. 약 6km에 3시간 정도 걸린다.  

강화 교동도 화개산

북녘땅 바라보며 이색적인 하룻밤…다음날 대룡시장 구경 추천

강화 교동도는 조선 임금의 자리에서 쫓겨난 연산군, 광해군 등의 유배지로도 유명한 섬이다. 2014년 교동대교가 놓이면서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퇴근박이 가능해졌다. 일단 강화대교나 강화초지대교를 이용해 강화도로 들어와 48번국도를 타고 강화도 북서쪽 인화리로 간다. 48번국도가 끝나는 지점에 이르면 교동대교가 보인다. 교동대교 앞 검문소에서 출입신청서를 작성하고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출입증은 나갈 때 반납한다. 단, 외지인은 일몰 후 30분부터 일출 전 30분까지는 통행이 금지된다.

화개산은 교동대교를 건너 왼쪽 지척에 있다. 해발은 260m에 불과하지만 교동도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라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 있다. 동쪽의 교동대교부터 오른쪽으로 석모도, 상주산, 남산포, 기장섬, 주문도, 미법도, 서경도가 차례로 보인다. 북한 땅도 가까이 보인다. 강화만 건너 황해도 연안군(옛 연백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 들머리는 화개산 북쪽 연산군유배지나 남쪽 화개사에서 시작한다. 어느 쪽이든 주차가 가능하고 정상까지 약 1.5km 거리로 40~5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연산군유배지 쪽에서 오르면 정상 200m 직전에 화개약수터를 지난다. 음용 가능 유무를 알리는 안내판은 없지만 물은 깨끗한 편이다.

정상에는 정자 1동과 산불감시초소가 설치되어 있고 이 사이에 공터가 있다. 공간은 넓지만 텐트 칠 만한 평평한 곳은 제한적이라 울퉁불퉁한 곳에는 약간의 평탄화 ‘공사’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스피커를 통한 북한의 대남방송이 아주 시끄러웠지만 현재 그런 일은 없다. 정상엔 망원경과 섬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하룻밤 묵은 후 다음날 대룡시장을 둘러보고 오길 추천한다. 교동대교가 생기기 전부터 사진가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다가 2010년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소개되면서 교동도의 명소로 떠올랐다. 1960~1980년대의 빛바랜 사진 같은 모습이 곳곳에 간직되어 있다. 추억박물관을 둘러보는 듯한 재미가 있다.

완도 오봉산

남해바다가 발아래…백운봉~상왕봉 부근이 최적지

마음먹고 남해바다를 앞마당 삼아 퇴근박을 즐기고 싶다면 완도 오봉산五峰山을 추천한다. 오봉산은 숙승봉(461m), 업진봉(544m), 백운봉(600m), 상왕봉(644.1m), 쉼봉(598m)의 다섯 봉우리를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산꾼들은 대부분 다섯 봉우리를 한 번에 종주하곤 한다. 

이 다섯 봉우리 중 퇴근박을 하기 좋은 곳은 상왕봉과 백운봉이다. 상왕봉 정상에는 넓은 데크와 스카이워크가 설치되어 있다. 고금도, 금당도, 금일도, 생일도, 신지도, 청산도 등을 사열하듯이 내려다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상왕봉은 과거 ‘상황봉’으로 불렸고 지도에도 그리 표기되었다. 그러나 지역 산악인들의 노력으로 2017년 6월 23일부로 산명을 ‘상왕산’으로 제정했고, 정상 봉우리명을 ‘상왕봉’으로 개정했다. 현재 국토정보지리원 지도에는 상왕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백운봉 정상은 사방이 절벽이라 조망이 뛰어난 데다 마당만 한 바위지대가 형성되어 있어 야영하며 보름달을 보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일출과 일몰은 말할 것도 없다. 두 봉우리에 미처 자리를 선점하지 못했다면 관음사 터가 있는 대야리 방향으로 조금 가면 헬기장이 있다. 아니면 상왕봉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진행하면 나오는 쉼봉 정상과 바로 밑의 공터도 좋다. 상왕봉과 백운봉 사이 능선 상에 있는 나무데크 전망대나 숙승봉이나 쉼봉 꼭대기의 널찍한 공터도 노려볼 만하다.

상왕봉과 백운봉 모두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1시간 남짓이면 오를 수 있다. 특히 완도수목원을 들머리로 잡으면 임도를 따라 상왕봉~백운봉 사이의 능선에 최단거리로 올라설 수 있다. 다만 입장료 2,000원을 내야 한다. 전남 완도자연휴양림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상왕봉으로 곧장 오를 수도 있다. 이때도 2,0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출입이 통제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할 것.

이천 원적산

천 산수유마을 뒷산…원적봉~천덕봉 헬기장 등 자리 산재

이천 원적산圓寂山(634m)은 이천, 광주, 여주에 걸쳐 있지만 정상과 원적봉에서 남쪽 이천 평야가 한눈에 들어 이천의 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초원지대를 가진 유순한 산이라 백패킹 명소로도 명성이 높다. 중부고속도로 곤지암나들목이나 신둔나들목, 광주원주고속국도 동곤지암나들목으로 나와 조금만 달리면 들머리에 닿을 수 있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다. 

원적산에서 텐트를 칠 만한 곳은 원적봉과 천덕봉의 헬기장이다.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 있으며 아래로는 이천시내 야경도 즐길 수 있다. 원적봉 정상으로 가는 최단코스는 경사리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정상까지 약 1.1km 거리로 40여 분이면 오를 수 있다. 

이천시 백사면 두메산골식당을 왼쪽에 두고 골목길(원적로 743번길)을 따라 쭉 직진하면 비포장 갈림길이 나오고, ‘낙수제’ 이정표를 따라 260m 올라가면 차단기와 등산안내도가 있는 등산로 입구에 닿는다. 두메산골식당에서 1.1km 거리다.

원적봉까지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가팔라 쉽지만은 않다. 원적봉에 사람이 많아 자리 잡기가 힘들다면 천덕봉 가는 길에 만나는 헬기장을 이용하면 된다. 천덕봉으로 향하는 도중 공터가 몇몇 있으니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으면 된다. 

원적봉 동릉 쪽 영원사를 기점으로 해도 좋다. 주차장이 넓기 때문이다. 거리는 1.6km 정도로 낙수제 기점보다는 500m 정도 길지만 주로 주능선을 따르므로 크게 더 힘들지는 않다. 

다만 원적봉 서쪽 사면에 사격장이 있어 평일 낮에는 원적봉에서 천덕봉으로 이어진 능선 종주를 금지할 때도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본 기사는 월간산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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