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국내에서 가장 큰 12km 백사장…차 타고 가요

글 이재진 편집장 사진 신안군청
  • 입력 2021.07.08 08:4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안특집ㅣ자동차로 가는 신안 해변]
천사·임자 대교 개통…우리 곁에 온 보석 같은 신안의 해변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12km에 달하는 백사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12km에 달하는 백사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1004개 섬이 있는 신안군에는 섬 곳곳에 멋진 해변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다. 특히 지난 3월 임자대교 개통으로 한국에서 가장 큰 백사장을 가지고 있는 임자도 대광해수욕장(길이 12㎞)을 이제는 가족과 함께 자동차로 손쉽게 갈 수 있게 됐다. 신안은 지난 2019년에 천사대교가 연결되면서 그동안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해변과 해수욕장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덜 알려졌기에 더 깨끗한 백사장과 갯벌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점은 다른 곳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매력 포인트. 거기에 소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아름다운 해송 길은 또 어떤가.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이번 여름휴가는 동남아 유명 해변에 견줄 만큼 아름답고 내 차로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신안의 멋진 해변으로 떠나보자.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길이 12km, 폭 300m. 국내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다. 이름도 크고 넓다는  대광大廣.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걸어서 2시간, 자전거로도 30분 걸린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온이 따뜻한데다 주변에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 안성맞춤인 임자도의 상징 같은 곳이다. 근처에 임자해변승마공원이 있어 드넓은 백사장에서 승마체험도 해볼 수 있다.

일몰 무렵의 증도 우전해변. 모래가 가늘고 고와서 아이들과 물놀이하기에 좋다.
일몰 무렵의 증도 우전해변. 모래가 가늘고 고와서 아이들과 물놀이하기에 좋다.
임자도 어머리해수욕장. 썰물 때는 근처 용난굴을 탐사할 수 있다.
임자도 어머리해수욕장. 썰물 때는 근처 용난굴을 탐사할 수 있다.

어머리해수욕장 임자도 이흑암리에 있는 이 해변은 인적이 드물어 섬 해변의 자유로움을 즐기기에 좋다. 해변 모래가 매우 가늘어 감촉이 부드러운데다가 입자가 미세해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 해변 모습이 물고기의 머리를 닮았대서 ‘어머리’라 불린다. 근처에 있는 용난굴은 용이 승천했다는 굴로 높이 5m, 폭 2m, 길이 50m 규모의 자연동굴이다. 물이 빠지는 시간에는 걸어서 용난굴의 내부까지 동굴탐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용난굴로 들어가는 입구는 육지지만 출구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동굴 탐사 후 들어간 길로 다시 나와야 한다.

암자도는 넓디넓은 푸른 대파밭으로도 유명하다. 모래밭 해풍을 맞고 자란 임자도 대파는 단단하고 줄기가 굵고 면역력을 증진하는 알리신 함량이 풍부하다고 한다.

우전해수욕장에 있는 설레미캠핑장. 넓은 백사장 위 짚으로 만든 파라솔이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우전해수욕장에 있는 설레미캠핑장. 넓은 백사장 위 짚으로 만든 파라솔이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증도

우전해수욕장 신안군 지도읍에서 사옥도를 거쳐 나타나는 증도대교를 지나 왼쪽 해송숲에 숨어 있는 해수욕장이다. 넓은 백사장 위 짚으로 만든 파라솔이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증도 해안은 대부분 갯벌이지만 우전해수욕장을 비롯한 일부 해수욕장은 모래가 가늘고 고와서 아이들과 물놀이하기에 좋다. 울창한 해송 숲을 따라 산책의 여유를 즐길 수 있고, 주차장이 그리 넓지는 않지만 화장실도 있어 차박 하기에도 좋다.

설레미캠핑장 우전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설레미캠핑장은 오토캐러밴과 오토캠핑장, 그리고 고정식 펜션 등(달팽이네집, 짱뚱이네집)으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캐러밴 사이 간격이 넓어 쾌적하다. 인테리어가 편백나무으로 꾸며져 문을 열자마자 편백향이 진하다. 아름다운 경치는 덤.

자은도 백길해수욕장의 모래 유출을 막기 위한 방지막.
자은도 백길해수욕장의 모래 유출을 막기 위한 방지막.

자은도

백길해수욕장 자은도는 국내에서 열두 번째로 큰 섬이다. 여의도 면적의 18배. 해수욕장만 9개 있다. 7.2km 천사대교를 건너가는 자은도 남서쪽에 위치한 백길해수욕장은 3km의 넓은 해안선을 따라 고운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갯바위 낚시 포인트가 많아 강태공들에게도 인기. 은암대교(자은도~암태도)와 압해대교(목포~압해도)가 개통되면서 교통도 편리해졌다. 프로포즈전망대를 중심으로 밀물(헤어짐) 썰물(만남)에 의해 직녀성에서 견우성 전망대로 이어져 연인들이 찾으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원추리가 집단 자생해 ‘원추리해변’으로도 불린다, 아직은 덜 알려져 인파가 많지 않다.

양산해변 1004섬 수석미술관, 수석정원, 세계조개박물관 등 해양 복합 문화단지로 조성돼 있는 곳. 1004섬 수석미술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수석전시관이다. 수석정원은 거북 모양의 기암괴석 등 전국에서 가져온 대형수석 2,700톤과 분재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진경산수화 속을 거니는 느낌을 준다. 고둥과 조개류를 테마로 한 ‘세계조개박물관’도 특이한 볼거리. 신안자연휴양림은 해변을 낀 휴양림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한 곳으로 가평 남이섬 정도의 넓이(44ha)에 숙박공간까지 조성된 힐링 공간이다. 2~4인실이 비수기 4만 원, 성수기 6만 원. 캐러밴까지 세울 수 있는 캠핑장도 있다.

자은도 외기해수욕장. 해변에 늘어선 풍력발전기 풍경이 이색적이다.
자은도 외기해수욕장. 해변에 늘어선 풍력발전기 풍경이 이색적이다.

외기해수욕장 해변에 늘어선 풍력발전기 풍경이 이색적인 외기해수욕장은 신안군 자은면 고장리에 위치해 있다. 풍력발전기가 들어설 정도로 바람이 거센 곳이다.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 내비게이션도 버벅대기 일쑤. 민가조차 거의 없어 해변을 전세 낸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면 이곳만한 곳이 없다. 외기해변과 바로 옆 내치해변, 고리지불해변은 모두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없다. 여행이 채움보다는 비움과 덜어냄이라면 이런 곳이야말로 진정한 힐링 여행지가 아닐까. 썰물 때면 해변 바로 앞 둔북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

둔장해수욕장 해넘이 명소로 유명하다. 바람이 거세 윈드비치Wind Beach라고도 불린다. 작은 섬과 섬을 잇고 있는 무한의다리, 둔장어촌 체험마을, 해송숲 산책길, 캠핑장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한 곳이다.  무한의다리는 둔장해변에서 시작해 구리도와 고도, 할미도까지 이어지는 1004m의 보행 목교. 모래가 단단해서 해변에 차를 댈 수도 있다.

자은도 둔장해수욕장. 해사랑길 포토조형물을 배경으로 일몰 풍경이 환상적이다
자은도 둔장해수욕장. 해사랑길 포토조형물을 배경으로 일몰 풍경이 환상적이다
자은도 분계해수욕장.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기다리던 여인의 전설이 어린 소나무.
자은도 분계해수욕장.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기다리던 여인의 전설이 어린 소나무.

분계해수욕장 해수욕장 주변에는 어른 팔로도 감싸기 벅찬 큰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여인송 숲은 조선시대부터 방풍림으로 조성한 숲으로 인근에 매의 형상을 닮은 응암산, 소의 뿔을 닮은 우각도와 함께 아름드리 해송 100여 그루가 장관을 이룬다.

특히 간들속삭임길(둔장에서 분계해변에 이르는 소나무길 11.5km 3시간30분 소요)에 있는 소나무 한 그루에는 전설이 있다. 고기잡이 가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소나무에 올라가 기다리던 아내가 떨어져 변을 당했다. 나중에 남편이 돌아와 아내의 시신을 소나무 아래에 묻어 주자 거꾸로 선 여인의 모습을 한 나무가 됐다는 전설. 여인송을 끌어안고 부부의 사랑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민어를 반건조해서 만드는 ‘밥도둑’ 민어건정
민어를 반건조해서 만드는 ‘밥도둑’ 민어건정

임자도 하면 민어, 민어 하면 임자도

‘복더위에 민어찜이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고 했다. 민어는 여름 보양식 중에서 으뜸으로 여겨져 왔다. 임자도는 100여 년 전에 500여 척의 민어잡이배가 몰려 민어 파시波市가 섰던 민어의 본향이다.

6, 7월 민어는 산란하러 갯벌이 풍부한 신안으로 몰려든다. 이즈음 갯벌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새우가 지천으로 널려 이 놈들을 먹고 몸집을 불리기 때문이다. 민어는 임자도, 임자도는 민어다. 지난 3월 임자대교가 개통돼 접근이 훨씬 수월해졌다.

회, 탕, 구이, 조림, 찜, 어채, 포, 순대… 요리 방식도 다양하다. 

민어는 수컷이 맛있다고 한다. 고소한 식감이 일품인 뱃살 부위가 수놈이 더 발달해 있기 때문. 암컷은 알이 차서 뱃살이 별로 없다고 한다. 민어를 잡으면 “부레 먼저 먹는다”고 할 정도로 부레의 맛을 첫째로 친다. 뱃살과 부레는 참기름에 찍어먹는다. 회를 즐긴 후에는 민어전. 고소하고 부드러운 게 여타 생선전과 견줄 바가 아니다. 해장으로는 민어곰국. 머리와 뼈를 푹 고아 내장을 썰어 넣는다.

임자도산 민어회.
임자도산 민어회.
본 기사는 월간산 7월호에 수록된 것입니다.
저작권자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