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300km PCT, 이제 일시종주 못 하나

  • 글 오영훈 기획위원
    입력 2021.09.06 10:25 | 수정 2021.09.08 13:49

    매년 대형 산불로 통제…구간별로 나눠 걸어야 완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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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T트레일이 지나는 워싱턴주의 글래시어피크 야생보호구역에서 2020년 다우니크릭 산불 당시 등산객 두 명이 산불에 갇혀 위험한 상황에 있었다. 사진 산드라 러프너
    기후변화로 대형 산불이 연례 행사가 되면서 미국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PCT 일시종주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PCT는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해안 능선 총 4,270km을 잇는 트레일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총 7,748명이 완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여성이 단독으로 이 트레일을 종주하는 내용을 담은 2014년 영화 ‘와일드’가 꽤 좋은 호응을 받으면서 트레일에 나서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
    PCT는 대개 5개월 이상 걸리는 일시종주로 걷는다. 각종 식량과 장비 등 1인당 총비용은 5,000달러(600만 원) 정도 소요된다. 지난 4~5월에도 수백 명이 남쪽 끝에서 일시종주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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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영하던 밤사이 산불이 번져 급히 돌아 내려오는 하이커. 사진 엘리어트 쉬머
    그런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PCT 구간이 지나는 캘리포니아에 초대형 산불이 계속 발생했다. 올해는 캘리포니아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딕시 산불이 시에라네바다산맥에서 8월 중순 현재 아직 진압되지 않은 채 진행 중이다. 현재 산불 및 지난해 산불의 여파 탓에 8월 중순 기준으로 PCT 구간 중 390km가 통제돼 있다. 산불에 코로나19까지 겹쳤던 2020년에는 한때 2,900km 구간이 통제되기도 했다. 통제된 구간은 돌아가야 한다.
    즉 최근 2년 동안 산불이 현재 진행 중이거나, 산불로 코스가 훼손되어 PCT가 제대로 전 구간이 개통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뿐 아니라 산불 연기로 인한 대기 오염도 심각해 통제되지 않은 구간을 지날 때도 호흡기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PCT협회 홈페이지의 실시간 업데이트에 따르면, 8월 중순 현재 총 1,930km 구간의 대기 질이 ‘좋지 않음’, 760km 구간이 ‘위험’으로 표기돼 있다. 게다가 가뭄으로 샘터가 마른 곳이 많아 식수 찾기도 어려워졌다. 이는 사막 구간에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PCT협회 스콧 윌킨슨 홍보이사는 “트레일 전 구간을 일시 종주하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레일 일시종주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현재 협회에서는 자기 사는 곳 인근 구간만 완주, 구간별로 1~2주씩 나누어 완주하기 등을 대안으로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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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T트레일을 한 여성이 단독으로 종주하는 내용을 담은 2014년 할리우드 영화 ‘와일드’. 동명의 소설을 배경으로 큰 인기를 끌어 트레일에 나서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
    본 기사는 월간산 9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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