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청대피소 살리자” 산악단체들이 뭉친다

  • 글 서현우 기자
  • 사진 C영상미디어
    입력 2021.08.31 09:35 | 수정 2021.09.08 13:47

    [화제] 중청대피소 수호 나선 산악인들
    대학산악연맹&서울시산악연맹, 대피소 철거 반대와 국립공원공단 해체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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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청대피소는 특히 날씨 변화가 심한 겨울에 지친 등산객들을 품어줘 안전한 산행을 도왔다.
    서울특별시산악연맹(회장 석채언)과 대학산악연맹(회장 한인석)은 지난 8월 10일 공동 성명문을 통해 국립공원공단에서 추진 중인 설악산 중청대피소 철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더 나아가 졸속 행정을 벌인 국립공원공단의 해체까지 요구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월 복수의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유보됐던 설악산 중청대피소의 철거 계획이 2022년 4월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혀 등산객들의 우려를 산 바 있다. 철거 사유는 대청봉 일대 눈잣나무 군락 등 자연생태계 훼손, 시설안전도 진단 D등급 판정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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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채언 서울특별시산악연맹 회장과 대학산악연맹 한인석 회장.
    석 회장은 “중청대피소는 설악산 등산로가 서로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단순히 조난자들의 대피소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조난 위험을 사전에 최소화해 주는 예방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며 “중청대피소가 철거되면 지금껏 1박2일로 산행하던 코스들을 이제 하루 안에 소화해야 하므로 체력을 더 빨리 소진시켜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석 회장은 “시설 안전 D등급 문제는 시설 보수를 통해 해결 가능하다. 생태계 훼손의 문제는 등산객들의 답압에 의한 것이 아닌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이 주원인”이라며 “대피소가 생태계를 훼손하는데 케이블카 설치를 논의하고, 희운각대피소는 오히려 증축하고 있는 처사는 국립공원공단의 산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졸속 행정이자 국민의 등산 행복추구권을 짓밟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한 회장도 “중청대피소는 설악산 등산로의 핵심으로 산을 조금이라도 알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필요성과 중요성을 안다”며 “시설을 보완하고 활용도를 더 높여도 모자란데 시설을 폐쇄한다니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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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공단 해체를 골자로 한 국민 청원.
    “비전문가에 휘둘리는 공단, 해체돼야”
    특히 서울시산악연맹과 대학산악연맹 모두 중청대피소 철거 계획 철회를 넘어 국립공원공단의 해체까지 요구하기로 결의한 점이 눈에 띈다. 
    한 회장은 “이와 같은 상황을 만든 계기를 살펴보면 국립공원 대피소를 두고 ‘라면, 초코바 장사하려고 지었다’는 한 명의 무지한 발언이었다”며 “이에 휘둘리는 무능한 국립공원공단은 대대적인 변혁이나 해체로 산을 좋아하는 국민들에게 국립공원을 온전히 돌려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회장이 적시한 인물은 신창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 신 사장은 20대 국회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설악산 중청대피소에서 왜 라면을 파냐?”며 “국립공원 대피소는 본래의 목적과 달리 숙박시설과 매점 등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기오염물질과 소음 등으로 고지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석 회장은 “2018년 9월 신창현 당시 의원은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립공원공단이 장사하려고 100명 시설을 지었다, 국립공원공단이 비선대까지 갈 사람을 대청봉까지 길을 잘 만들어서 꼬드겨 놓고 거기다 산장 지어 라면 장사하고 초코바 장사하는 것 아니냐’라고 막말을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회장도 이 발언에 관해 “산을 조금이라도 다녀봤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말”이라며 “산에서 초코바 하나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등산인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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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악단체와 국립공원공단이 협의체를 구성해 현안을 논의키로 했던 2005년 합의문.
    한편 서울시산악연맹 명의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공식 성명문에 비해 이번 중청대피소 철거 계획에 대해 더욱 상세하고 날 선 어조로 국립공원공단을 비판하고 있다. 서울시산악연맹은 해당 청원에 ‘국립공원공단은 산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 산악인 및 등산동호인들의 비난을 받는 공단이사장을 낙하산으로 임명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자연과 국립공원 관리를 위한 노력보다 공단 조직의 규모를 확장하고 세력화를 우선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국립공원공단이 지난 2005년 7월 대한산악연맹, 한국산악회 등 산악단체와 향후 협의체를 만들어 현안에 대해 논하기로 결정한 합의문이 현재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합의서는 국립공원공단이 암벽등반 허가제를 공고하자 이에 산악단체가 반발해 작성된 것으로, 산악단체와 국립공원공단이 50:50 동수로 협의체를 구성해 분기별 1회 정기회의를 개최해 국립공원 내 현안에 대해 합의 및 개선 보완을 약속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석 회장은 “이러한 비상식적인 정책을 계획할 정도로 무능한 국립공원공단에 맞서 1,500만 등산동호인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등산 행복추구권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중청대피소 철거 저지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대선 출마를 밝힌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지난 8월 16일 국내 주요 산악단체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백두대간 마루금 개방, 중청대피소 철거 저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월간산 9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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