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장비 맞부딪히는 소리를 음악으로

  • 글 오영훈 기획위원
    입력 2021.10.28 09:58

    영국 가수는 앨범 출시, 캐나다 등반가는 AS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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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브 공연 진행 중인 카로. 사진 카로.
    암벽등반 장비가 서로 맞부딪히는 소리를 음악에 활용한 작품이 발표돼 등반가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먼저 음악인으로서 음향 전문가로 일하는 카로가 있다. 카로는 지난 8월 자신의 네 번째 앨범 <일렉트릭 마운틴>을 출시했다. 각종 장비들을 활용해 낸 소리와 함께 노랫말이 들어간 음악까지 총 12곡이 수록돼 있다. 몇몇 곡은 뮤직비디오로도 제작됐는데, 모두 등반하는 장면을 배경으로 삼았다. 카로를 소개하며 BBC 라디오에서는 ‘소리 마법사’, BBC 음악방송에서는 ‘한 여성이 일으킨 전자 눈사태’라고 부르기도 했다.
    카로는 한동안 신경성 질환을 앓아서 취업을 못 한 기간이 많았기 때문에 음악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건강이 좋아지자 친구의 권유로 암벽등반을 시작했는데 그 재미에 완전히 푹 빠지게 되었다. 등반 실력은 평범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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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머로우뷰로>가 제작한 ‘익스트림시나리오’영상 캡처.
    실내암장에서 운동하던 카로는 한 번은 암장 사람들과 야외 등반에 나섰다. 스포츠클라이밍이 아닌 확보물을 직접 설치하며 오르는 트래드 등반이었다. 거기서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선등자가 안전벨트에 매단 캠, 너트, 헥센트릭 등의 장비들이 서로 부딪치며 내는 소리에 끌렸다. 그때부터 이 소리들을 이용해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한편 등반 장비들이 서로 부딪치며 내는 소리에 주목해 예술작품을 만든 게 카로가 처음은 아니다. 2019년 말경 영국의 디지털 디자인 업체 <투머로우뷰로>에서 만든 ‘익스트림 시나리오’ 영상이 있다. 카라비너가 서로 결속되는 소리, 스토브에 올린 코펠에 물 끓는 소리 등을 영상과 함께 선보인 몽환적인 작품이다.
    나아가 등반 장비들이 내는 소리를 주제로 제작한 유튜브 영상도 있다. 유튜브를 통해 최근 몇 년 사이 자율감각 쾌락반응, 줄여 ASMR이라고 하는 종류의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빗소리, 바람 소리, 연필 글씨 소리 등을 계속 들려줌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들이다. 2020년에 캐나다의 크리스 카터는 ‘등반 장비 ASMR 패러디’라는 17분 길이의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암벽화 신는 소리, 카라비너 여닫는 소리, 초크가루 부수는 소리 등을 영상과 함께 재미있게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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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로의 음악 ‘마이티라이크마운틴’ 뮤직비디오 캡처.
    글 오영훈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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