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나슬루 정상 등정… 어, 이 봉우리 아니었어?

  • 글 오영훈 기획위원
    입력 2021.11.18 10:13 | 수정 2021.11.18 10:23

    [해외뉴스]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 “가을 등정은 1976년 이후 두 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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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으로 촬영한 마나슬루 정상부. 왼쪽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이전까지 정상으로 알고 사람들이 등반을 멈춘 곳이다. 오른쪽 사면으로 밍마 지 일행이 가파른 구간 등반으로 정상을 향하고 있다. 사진 잭슨 그로브스
    히말라야 8,000m 14좌 봉우리 중 8번째로 높은 마나슬루(8,163m) 등반을 둘러싸고 또 다시 산악인들 사이에 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봄 히말라야 8,000m급 등반 기록 웹사이트 8000ers.com의 연구진들이 마나슬루와 함께 안나푸르나(8,091m), 다울라기리(8,167m)에서 등반 역사상 수많은 등반가가 ‘진짜 정상’을 밟지 않고 내려왔다고 주장한 것이 시발점이다. 물론 이유는 정확한 최고점을 식별하기 어려운 점 등 착오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런 발표가 있고 난 뒤인 지난 9월에도 마나슬루에서 미등정이 반복됐다. 이번 시즌 마나슬루 정상부는 고정로프가 이전까지 통상 사람들이 올랐던 전위봉까지만 설치되었다. 역시 많은 이들은 여기까지만 오르고 내려왔다. 그곳부터 진짜 정점까지는 상당히 경사가 급한 사면을 횡단한 뒤 다시 가파른 구간을 등반해 올라야 한다. 그런데 9월 28일, 네팔의 밍마 지 셰르파가 고정로프 끝 지점에서 더 나아가 진짜 정점을 어렵게 올랐다. 그가 이끈 등반대의 다른 대원 21명도 차례로 진짜 정상에 섰다. 이 광경은 옆에서 등반하던 다른 팀 대원이 드론을 이용해 공중 촬영했고, 이 이미지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하면서 각국의 산악전문가, 산악 언론에 공개돼 큰 논란으로 확산했다.
    권위 있는 고산등반 기록 기관인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에서는 밍마 지 팀을 “가을 시즌에 이곳까지 오른 두 번째 팀이다. 1976년이 첫 번째였다”고 밝혔다.
    1976년 가을에는 준 카게야마(일본), J.M. 아사디(이란), 파상 셰르파(네팔) 세 명이 분명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봄 시즌에는 극히 소수이긴 하지만 여러 팀이 최고점을 분명히 오르기는 했고, 가장 최근의 최고점 등반은 2012년 뉴질랜드 가이드 등반대였다.
    현재 논쟁 중인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과거 진짜 정상까지 오르지 않은 마나슬루 등정 기록을 무효화할 것인지 여부다. 이제까지 대부분 등반가가 마나슬루 전위봉 바로 아래 안부까지 오른 뒤 등정했다고 발표한 게 사실이다. 마나슬루 등반은 난이도가 대체로 평이한 수준이라 알려져 있는데, 정상까지 오르려면 갑자기 어려운 등반을 해야 하며, 이러한 어려운 구간 등반을 기록한 등반가는 거의 없다. 물론 착오로 오르지 않은 게 대부분이다.
    둘째, 앞으로의 기록에 관해서다.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는 고정로프 끝까지만 오른 많은 이들에게 “전위봉까지 오른 모든 이들을 축하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전위봉 등정자에게 ‘마나슬루 등정자’의 지위를 주고 있지 않다. 반면 네팔 관광성 당국은 이에 개의치 않고 전위봉만 오르고 등정했다고 한 이들 모두에게 등정 인증서를 발급했다.
    정상부에서 더 어려운 등반을 한 번 소화해야 정상에 이를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 마나슬루는 더 이상 ‘쉬운 산’이라고 불리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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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나슬루 기존 루트 전경. 이미지 월드셰르파스
    본 기사는 월간산 11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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