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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4월호
  • 654호

[그때 그 산] 노산 선생 입담에…북한산 800여 명 함박웃음

사진·글 故 김근원
  • 입력 2022.06.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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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산 <10> 한국산악회 창립 행사

한국산악회 창립 24주년 행사 중 노산 이은상의 산악 강연을 듣던 참가자들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1969년 9월.
한국산악회 창립 24주년 행사 중 노산 이은상의 산악 강연을 듣던 참가자들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1969년 9월.

나에게 한국산악회는 산악운동의 모체이기도 했지만, 내가 추구하는 산악사진 역시 한국산악회를 통해 영글어 가고 있었다. 당시 주변 어느 사회단체에서도 볼 수 없는 굵직한 일들이 늘 산악회를 통해서 발생했는데,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일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회원 모두 발 벗고 나섰다.

한국산악회는 창립 초기부터 국토구명운동의 일환으로 전국 명산을 순례하는 행사를 가졌다. 1969년 9월에는 창립 24주년 기념행사를 북한산에서 거창하게 열 수 있었다. 당시 회장으로 있던 문필가 노산鷺山 이은상(1903~1982)은 산악인들이 모이면 공짜 강의를 해주기로 유명했는데, 북한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마도 800명은 족히 모였을 용암샘터 캠프장에서 노산 특유의 달변과 더불어 많은 이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입담에 모두 행복해했다. 산을 통해서 얻는 심신 단련의 기쁨도 있었지만, 노산과 같은 뛰어난 학식의 소유자로부터 듣는 산악 강연은 산악인들에게 오래오래 깊은 감명을 주었다. 

-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사진가 김근원 선생의 유고 산악사진집 <산의 기억(열화당)>의 일부 사진을 발췌해 소개한다. 김근원 선생(1922~2000)이 남긴 30만 점의 사진 중에서 아들 김상훈씨가 386점을 엄선해 <산의 기억>에 담았다. 1950년대부터 담아낸 사진은 산악계의 소중한 유산이자 걸작이다.

월간산 2022년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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