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녹음 속으로] 한라산에서 마일리지 ‘꽉’ 채우세요

입력 2022.06.17 09:55

볼거리, 놀거리 널린 제주도에서 후회없이 노는 법
트레일러닝과 트레킹으로 거리 30km를 꽉 채웠다.

이미지 크게보기
(사진 위)윗세오름에서 남벽분기점으로 가다가 마주한 경치. 제주도 날씨는 시시각각 변한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날이 흔치 않다. (아래) 고민철과 한라산 둘레길 1코스를 걷고 있다. 이 숲길은 천천히 달리기에 최적의 코스다.
인간세계는 누군가 아주 잘 설계한 ‘게임’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비디오 게임이나 인터넷 롤플레잉 게임 프로그램 속에 살고 있다. 그 근거는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흔한 명제에 나와 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어야 하고, 음식을 먹으려면 마트에서 먹을거리를 사야 한다. 먹을거리를 사려면 돈이 있어야 하며 돈은 일을 해야 생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게임 속 캐릭터가 늘 어딘가를 향해 걷거나 뛰면서 아이템을 얻거나 가끔은 무기를 휘두르면서 생존하는 것과 똑같다. 게임 속 세상과 인간 세계가 다른 점이 있다. ‘전원’을 끌 수 없다는 것. 그러니 우리는 쉴 때도 움직여야 한다!
이미지 크게보기
1 구름이 걸린 한라산 남벽. 뾰족한 바위 봉우리가 어우러져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2 비에 젖은 한라산 자락. 촉촉한 분위기마저도 환상적이다. 3 영실코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서귀포시. 저 풍경 앞에서 한라산에 반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4 윗세오름으로 가는 중. 마침 철쭉이 만개했다. 마치 누군가 손질한 듯한 거대한 정원 같았다.
제주도에 왔다. 모처럼 시간을 냈다. 대부분 우리처럼 ‘모처럼’ 제주도에 간다. 그러니 꼼짝없이 가만히 있으려고 제주도에 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 뭘 해야 보람찰까? 최대한 적게 돌아다니면서 적당히 즐겨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가능한 많이 움직이면 적게 돌아다니는 것보다 얻는 게 많다. 확실하다. 우리는 이번 제주도에서 걷고 뛰며 30km 넘는 거리를 돌아다녔다. 당연히 얻은 게 많다. 제주도 여행 이야기가 뒤로 열 쪽 넘게 이어진다. 자, 기왕 제주도까지 간 거 ‘마일리지’ 꽉 꽉 채워보자. 치열하게 게임에 참가하자.
이미지 크게보기
1 한라산둘레길 1구간 출발지 천아계곡. 크고 작은 현무암이 깔린 계곡,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코스다. 2 비가 와도 전혀 걱정스럽지 않았다. 우리가 선 계곡이 정말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전문 모델을 불러서 화보 촬영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라산 주변을 달리자!
한라산둘레길 1~2구간 16km
제주도에 사는 트레일러너 고민철을 만났다. 그의 고향은 제주도. 몇 해 전까지 서울에서 회사 생활하다가 귀향했다. 지금 그는 제주시에서 감귤, 옥수수 등을 키우면서 판다. 서울에서 생활할 때보다 시간 여유가 좀 있다. 그래서 그는 제주도 곳곳을 자주 달린다. 그가 추천한 코스는 한라산둘레길 1~2구간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라산둘레길은 70%가 이런 길이다. 장애물이 얼마 없고 완만하다. MTB를 타고 가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수없이 드는데, 여기서 MTB를 타는 건 금지다.
“여기는 초보자에게 좋아요. ‘트레일러닝이 뭘까?’ 궁금한 사람에게 딱이에요.”
고민철을 차에 태우고 내비게이션에 ‘아승생수원지’를 쳤다. 20분 정도 걸린다고 나왔다. 가는 도중 비가 세차게 내렸다. 차에 탄 누구도 걱정하지 않았다. 아승생수원지 오른쪽으로 차 한 대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따라갔다. 도로가 끊어진 곳에서 내려 짐을 챙겼다. 빗줄기가 더 굵어졌지만 고민철과 나는 신났다. 
“이러면 물이 덜 먹히겠네.”
이미지 크게보기
1 초반에는 급한 오르막이 나온다. 10분 정도 가면 대체로 완만한 코스가 이어지는데, 하지만 은근히 가팔라 허벅지에 힘이 쏠린다. 2 한라산둘레길 1코스는 친구와 산책하듯 얘기하면서 달리기에 딱 좋다. 물론 무진장 빠르게 스피드를 내면서 주변 풍경이 스쳐가는 쾌감을 얻으려는 트레일러너에게도 매우 좋은 코스다. 3 “좀 더 빨리 달려보자!” 길이 완만할 뿐만 아니라 노면 상태도 좋아서 자꾸 빠르게 달리자는 욕심이 생긴다. 전국에 이런 코스는 손에 꼽는다. 이때가 기회다. 숨이 막힐 때까지 달려보자! 4 고민철이 신은 트레일러닝화. 호카오네오네 제품으로 쿠셔닝이 아주 좋다. 5 아쉽게도 조망이 터지는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 하지만 초록으로 가득한 공간에 있다 보면 조망 따위는 금방 잊힌다.
약한 오르막을 9~10분 페이스로 달려서 올라갔다. 고민철은 알맞게 숨이 차다고 했다. 나는 벅찰 정도로 숨이 찼다. 벅찰 정도라는 건 얼마 안 가 “조금만 쉬었다가 가자”라고 말하겠다는 뜻이다. 약한 안개가 깔리고 촉촉하게 젖은 숲은 단조로웠다. 고민철은 “여기는 똑같은 풍경이 계속돼요”라고 말했다. 숲을 빠르게 통과하면서 주위를 돌아볼 틈이 얼마 없긴 했지만, 나는 이 코스를 걸어서 간다면 굉장히 지루할 것 같다고 계속 생각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6 서귀포자연휴양림에 도착!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길이 수월한 덕분이다. 7 뛰는 중간에 고민철이 긴 바지를 훌렁 벗었다. 그러자 반바지가 나타났다! 저 바지는 속옷 대용, 수영복, 트레킹용, 트레일러닝용으로도 훌륭하다. 8 한라산둘레길은 안내판 설치가 잘되어 있다. 길 잃을 염려가 없다. 9 고민철이 챙겨온 간식. 맛이 좋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들어 직구했다.
삼나무 숲을 지났다. 현무암이 깔린 자갈길도 건넜다. 고민철은 이 길을 깜깜한 한밤중에도 달렸다고 했다. 
“혼자 패스트패킹(트레일러닝을 하면서 캠핑하는 것)을 한 적이 있어요. 하루에 70km를 이동하고 이런 숲길에 혼자 타프를 치고 잤는데, 노루가 저를 둘러싸고 밤새 우는 거예요. 정말 무서웠어요.” 
마침 가다가 노루를 만났다. 노루는 다가가는 우리를 보고 숲으로 풀쩍 뛰어들더니 멈춰선 채 우리를 지켜봤다.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친한 척 하려고 “우쭈쭈”하고 불렀다. 그러니까 노루는 “컹! 컹!”하면서 달아났다. 깜짝 놀랐다. 내가 그날밤 고민철이었다면 30km를 더 달려서 집에서 잠을 잤을 것이다. 
고민철은 제주도에서 사는 게 한편으론 답답하다고 했다. 맨날 달려봐야 똑같은 코스고 연결해서 탈 만한 장거리 코스도 얼마 없다고 했다. “육지에서 살았으면 여기저기 많이 다녔을 텐데요”하면서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답답함을 재미있는 프로젝트로 바꿀 줄 아는 능력을 가졌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그는 집 앞마당을 무려 2만 바퀴 돌면서 마라톤 풀코스 거리를 뛰었다. 
3km, 2km, 1km! ‘뭐야? 벌써 끝난 건가?’ 달리기를 시작한 지 2시간 30분 만에 서귀포자연휴양림에 닿았다. 시계를 보니 우리가 이동한 거리는 16km. 꽤 먼 거리를 달렸지만 다리가 아프다거나 피곤하지 않았다. 코스 내내 깔린 부드러운 흙 때문일까? 아니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쉴새 없이 떠들면서 왔기 때문인가? 어쨌든 상쾌했다. 비는 거의 멎었다. 비닐로 된 비옷을 뒤집어쓰고 천천히 둘레길을 걷는 사람이 있었다. ‘아, 저렇게 걸으면 정말 심심할 텐데.’ 우리처럼 살짝 뛰어보라고 권하고 싶었다.
한라산둘레길 가기 전에 체크!
한라산둘레길은 현재 8구간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금 둘레길은 완전히 이어지지 않는다. 이승악부터 사려니숲길까지 10km 정도 구간만 개통되면 순환이 가능하다. 6월쯤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1코스 천아숲길~돌오름길은 2015년경 만들어졌다. 중간중간 임도를 통과한다. 따라서 이 길을 달려서 가는 건 대체로 수월하다. 시작 부분인 아승생수원지에서 5km까지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는데, 이 구간만 지나면 내리막이다. 갈림길마다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문의 한라산둘레길 숲길센터 064-784-4280.
이미지 크게보기
한라산 남벽으로 이어진 데크 주변에 철쭉이 만개했다. 누군가 일부러 심어놓고 가꾼 것 같았다. 그러니까 여긴 ‘천상의 화원’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이미지 크게보기
윗세오름에서 남벽분기점으로 가는 길은 볼거리가 널렸다. 가만히 서서 파릇파릇한 숲을 한참 보고 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한라산 남벽을 감상하자
영실~돈내코 14.6km
“아침 7시에는 영실 주차장에 도착해야 해요. 그래야 입구 바로 앞에 차를 대고 출발할 수 있어요.” 
조현수(장비점 ‘하이커하우스 보보’ 대표)가 말했다. 너무 이른 시간이 아닐까 싶었는데, 영실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 다다르니 납득이 갔다. 영실 통제소가 있는 주차장은 협소했다. 입구에는 벌써 사람이 많았다. 재빨리 와서 여기에 차를 대지 않았다면 등산로 초입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도로를 걸어서 올라올 뻔했다. “휴~ 일찍 오길 잘했네요.” 안도의 한숨. 차에서 내려 산에 오를 채비를 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영실기암 인근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굉장한 풍경이 펼쳐진다. 왼쪽 오름은 민모루오름, 오른쪽에 솟은 건 돌오름이다.
등산로 초입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10분 정도 오르니 영실기암이 우리를 에워쌌다. 뿐만 아니라 등 뒤로는 서귀포시와 바다가 쫘악 드러났다. 등산로가 상당히 가팔랐지만 앞뒤로 대단한 경치가 펼쳐져 있으니 감히 힘들다고 징징댈 수 없었다. 천천히 간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으니 우리는 느긋하게 계단을 올랐다. 제주도에서 6년째 거주 중인 조현수도 이런 광경은 몇 번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그도 한참 동안 말 없이 주변을 둘러봤다.
급한 오르막 코스가 끝나자 더 거대한 장관이 나타났다. 거대한 철쭉밭이었다. 그 끝에는 한라산 남벽이 뾰족하게 솟아 있었다. 서울을 비롯한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런 곳은 얼마 없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제철에 왔네요. 저도 철쭉이 이렇게 피었을 때는 처음 와봐요.” 
전날 비가 많이 내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탓인지 우리는 더 놀랐다. 감동 먹은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와! 와!” 뿐이었다. 남벽도 잘 보였다. 이따금 구름이 걸리기도 했는데, 안개 사이로 거무죽죽하고 뾰족한 바위벽이 나타나 경외감마저 들었다. 우리는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윗세오름으로 향했다.
하이커하우스 보보 조현수가 챙겨온 행동식!
조현수는 서귀포시에서 ‘하이커하우스 보보’라는 장비점 겸 카페를 운영한다. 그는 하이킹에 필요한 행동식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손에 들고 있는 간식 중 왼쪽의 에너지바는 각종 곡물과 초콜릿을 섞어 만들었고, 오른쪽 에너지 큐브는 커피를 젤리 형태로 만든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입맛에 잘 맞았다. 왼쪽 데크 위 간식 중 ‘김치볶음밥 누룽지’도 정말 맛있었다! 식당에서 볶음밥을 먹은 뒤 남은 누릉지를 긁어와 만든 것 같은 모양과 맛이 났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라산 남벽을 배경으로. 조현수가 데크에 몸을 기대고 손을 뻗었다.
“남벽분기점에서 대부분 영실이나 어리목으로 돌아가요. 영실과 어리목에서 올라온 10명 중 3명 정도가 돈내코 코스로 가요. 돈내코 코스가 꽤 길거든요.” 
안내판을 보니 남벽분기점에서 돈내코 입구까지 약 6km였다. 긴 거리긴 했다. 목표로 설정한 ‘마일리지’ 30km를 채우려면 내려가야 했다. 돈내코 코스는 1994년 7월부터 자연휴식년제로 통제했다가 2009년 개방됐다. 1994년 이전에는 여기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데, 지금은 과연 그럴만한 코스인가 싶었다. 
“돈내코 코스로 내려가다고 하니까 지인들이 한결같이 발목 조심하세요! 하더라고요.” 
조현수가 말한 것처럼 등산로는 온통 현무암 자갈길이었다. 발을 어디에 디뎌야 하는지 살피느라 주변 경관을 볼 틈이 없었다.
4시간여에 걸쳐 돈내코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는 한산했다. 영실 매표소의 시끌벅적한 광경과는 영 딴판이었다. 썰렁한 관리소를 보고 양수열 기자가 말했다. 
“여기서 일하면 한적하고 좋을 것 같네.” 
종아리, 무릎, 허벅지가 후들거렸다. 
“와, 저는 무릎이 굉장히 뻐근한데, 저만 그런 건 아니죠?” “아니오, 저도 똑같아요.” “저도요.” 
우리는 터덜터덜 걸어서 주차장으로 갔다.  
이미지 크게보기
남벽분기점에서 돈내코 코스로 내려가다가 이상한 건물을 봤다. 들어가보니 대피소였다. 안에서 전등도 켤 수 있다.
영실~돈내코 코스를 타기 전에 체크!
한라산 등산 전 예약이 필요한 코스는 백록담을 경유하는 관음사 코스와 성판악 코스다. 영실과 어리목 코스는 예약할 필요 없이 언제든 오르내릴 수 있다. 영실 코스는 초반 오르막이 많이 가파르다. 하지만 주변 경관이 좋아 힘든 걸 대수롭지 않게 만든다. 남벽분기점에서 돈내코로 내려가는 코스는 길고 지루한 편이다. 자갈길이라 험하기도 하다. 영실~돈내코, 어리목~돈내코는 장거리 종주 기분을 낼 수 있는 코스다. 영실에서 좀더 쉽게 등산하려면 새벽 6시쯤 영실통제소에 주차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오전 늦게 도착하면 등산로 초입 주차장이 꽉 찬다. 돈내코 쪽 주차장은 ‘서귀포시공설공원묘지(서귀포시 상효동 1947)’ 부근에 있다.
장비탐구 |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아주 유용했던 장비들
1. 고민철의 순토 9 피크
SUUNTO 9 PEAK
달리기, 트레일러닝, 수영, 사이클, 등산 등 여러 아웃도어 종목을 즐기는 ‘전문가’에게 알맞다. 기능이 굉장히 많다. 80가지 스포츠모드에 따라 작동되며 내비게이션, 갈림길 알림지원 기능 등도 있다. 배터리도 오래 간다(최대 170시간). 고민철이 순토 9 피크를 쓰는 이유는 가볍고 배터리가 오래 간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시계가 가진 많은 기능 중 쓰는 건 얼마 없다.  
2. 윤성중의 순토 7
SUUNTO 7
순토 9 피크와 비교했을 때 순토 7은 ‘생활용’에 가깝다. 순토 9 피크처럼 여러 기능이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배터리 지속 기능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이다. GPS를 켰을 때 최대 14시간 정도다. 장거리 트레일러닝(50km 이상)을 할 땐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시계 화면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물론 이 기능은 외부 어플을 사용했을 때 가능하다.
3. 조현수의 가민 포러너 245
Garmin Forerunner 245
달리기나 트레킹을 할 때 쓰는 기본 기능은 갖췄다. 하지만 배터리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 스마트워치 모드에서는 최대 7일, GPS를 켜면 최대 6시간 정도 지속된다. GPS 기능에 있어선 애플워치보다 더 성능이 좋고 쓰기 간편하다. 제주도에는 스마트폰이 터지지 않는 장소가 있긴 한데, 이럴 때 가민 포러너 245가 빛을 발한다. 
1. 고민철의 호카오네오네 스피드고트 5
Hoka Oneone Speedgoat 5
스피드고트는 호카오네오네의 대표 시리즈다. 고민철은 자신의 발과 스피드고트가 굉장히 잘 맞는다고 했다. 트레킹, 러닝 등 어떤 상황에서 신어도 좋은 전천후이며, 장거리를 달릴 때 특히 좋다고 설명했다. 물렁물렁한 쿠셔닝 또한 자신과 잘 맞으며 접지력이 좋아 제주도의 자갈길을 달릴 때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2. 윤성중의 노스페이스 플라이트 벡티브
Northface Flight Vectiv
신발 중창에 카본 플레이트가 들어간 트레일러닝화다. 신발이 출시되기 전 14명의 선수가 이걸 신고 17개의 코스 신기록을 냈다. 쿠셔닝이 좋다. 접지력도 괜찮다. 하지만 느린 러너인 나에겐 과분하다. 왜냐하면 중창에 삽입됐다는 카본 플레이트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제대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반 등산용으로 신기엔 아깝지만 이번 제주도 여행 땐 특별히 꺼냈다.
3. 조현수의 호카오네오네 스피드고트 4 
Hoka Oneone Speedgoat 4
고민철이 신었던 스피드고트의 이전 버전이다. 역시 두툼한 쿠셔닝이 이 제품의 특징인데, 이것은 현무암이 깔린 제주도 여러 트레일 코스에서 발의 피로감을 줄여준다고 조현수는 설명했다. 두꺼운 중창 때문에 발목이 휘청거리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에겐 이것이 오히려 더 잘 맞는다고 했다. 일반 등산화보다 가벼운 것도 스피드고트의 장점이다.
블랙다이아몬드의 같은 듯 다른 폴
왼쪽은 ‘디스턴스 카본 FLZ 폴’, 오른쪽은 ‘디스턴스 카본 Z 폴’이다. 제품 이름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모양도 흡사하다. 둘다 접이식 카본 폴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길이 조절이 가능한 ‘플릭 락Flicklock’이 있느냐 없느냐다. 플릭 락이 없는 디스턴스 카본 Z 폴은 길이가 고정된 채 출시된다. 따라서 이 폴을 구매하기 전에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적합한 제품을 찾아야 하는데, 100, 110, 120, 130cm 중에서 고르면 된다. 디스턴스 카본 Z 폴은 플릭 락이 없어서 가볍지만(95g) 구매가 번거로울 수 있다. 반면 플릭 락이 있는 디스턴스 카본 FLZ 폴은 사이즈마다 156g~184g에 이른다.
트레일 베스트, 블랙다이아몬드 VS 파타고니아, 어떤 것이 더 편할까?
왼쪽은 블랙다이아몬드 ‘디스턴스 4 하이드레이션 베스트’, 오른쪽은 파타고니아 ‘슬로프 러너 인듀어런스 베스트’다. 모양과 기능이 상당히 흡사하다. 등 쪽의 지퍼백 안쪽으로 수납이 가능한 주머니가 있다는 점, 벨트 앞 부분의 주머니 위치도 똑같다. 다른 점은 트레킹 폴을 수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오른쪽 어깨 부분의 고무 밴드를 이용해 등쪽에서 대각선으로 폴을 고정시킬 수 있고, 파타고니아는 양쪽 어깨의 고무 밴드를 사용해 각각 양쪽 겨드랑이에 폴을 부착할 수 있다. 배낭 용량은 비슷하다. 과연 어떤 것이 더 편할까? 우리는 파타고니아에  점수를 조금 더줬다. 폴의 수납방식 때문이다. 블랙다이아몬드 디스턴스 4의 경우 아래쪽 폴을 고정하는 고무가 고정되지 않고 살짝 덜렁거렸다.
1. 고민철
상하의 모두 파타고니아 제품이다. 특이한 건 긴 바지를 벗으면 짧은 ‘트레일 숏’이 나온다는 점이다. 상의는 고어텍스가 아니다. 고어텍스는 무겁다. 얇은 바람막이가 비교적 짧은 코스를 달릴 때 더 좋다. 참고로 이날 트레일러닝을 할 땐 비가 많이 왔고, 이 정도 복장으로도 16km를 달리기엔 충분했다.
2. 조현수
상하의 모두 케일CAYL 제품. 바지는 무릎 부분의 지퍼를 열면 개방하거나 반바지로 입을 수 있다. 바지가 헐렁한 것 같아 불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가벼운 천으로 만들어져 크게 걸리적대거나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했다. 들고 있는 폴은 헬리녹스 제품이다. 배낭은 영국 브랜드 OMM. 일본에서 친구가 선물로 보내준 것이다. 
3. 윤성중, 트레일러닝 복장
상하의 모두 언더아머Underarmour 제품. 언더아머 의류는 일반 도심에서의 러닝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같은 제품을 트레일러닝 할 때 입어도 전혀 관계없다. 얇은 바람막이는 비와 추위를 효과적으로 막았을 뿐만 아니라 젖어도 금방 말랐다. 쇼츠 안에 속옷이 부착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4. 윤성중, 트레킹 복장
상하의 모두 파타고니아. 아노락 형태의 상의는 10여 년 전 선배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안쪽의 방수 필름은 군데군데 벗겨졌다. 체온 유지용으로 적합하다. 특이한 건 손을 넣는 주머니가 없다. 대신 단추 아래 지퍼를 열면 널찍한 수납공간이 나온다. 쇼츠는 속옷이 부착되어 있어 시원하고 편하다. 저 복장 그대로 바다에 빠져도 괜찮다.


Mini interview
트레일러너 고민철
얼마 전까지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다가 접고 고향인 제주도로 왔다. 그는 각종 아웃도어 종목을 섭렵했다. 트레일러닝, 클라이밍, MTB, 캠핑, 산악스키 등 바깥에서 하는 활동은 전부 발을 담갔다. 백두대간 전 코스를 13일간 종주하기도 했다. 그의 이전 활동 반경에 비해 제주도는 무척 작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여러 프로젝트를 스스로 만들어 실행하고 있다. 집 앞마당에서 42.195km 달리기, 한라산 둘레길 완주, 패스트패킹으로 70km 주파하기 등. 그러면서 세 가족의 가장으로서 열심히 농사도 짓는다. ‘더널리제주(https://linkfly.to/thenurly)’라는 회사를 차려 직접 수확한 농작물을 팔고 있다.
하이커 조현수
서귀포시에서 ‘하이커하우스 보보’라는 카페 겸 장비점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에 머문 지 올해로 6년차다. 대학에서는 무용을 전공했고, 군대에서는 특수보직(기밀사항)을 맡았다. 전역한 다음 오페라 공연도 했고, 그 뒤 일본 교토로 건너가 베이킹을 공부하기도 했다. 지금 그는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에 관심이 많다. 따라서 하이커하우스 보보에서 취급하는 물건들은 대부분 국내 아웃도어 업체에서 만든 가벼운 하이킹 제품들이 다수다. 에너지바와 ‘커피 젤리’ 처럼 하이킹 중 먹을 수 있는 행동식도 직접 만든다. 제주도의 하이킹 코스도 추천해 준다. / 하이커하우스 보보(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87)  
본 기사는 월간산 2022년 6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