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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해외여행 리오프닝] "참을 만큼 참았다" 보복여행, 이건 알고 떠나자

글 손수원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조선일보DB
  • 입력 2022.06.0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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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때 전문가 신속항원검사도 인정
항공권 미리 예약, 일요일 출발하면 저렴

입국 전후 의무검사 3회→2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다녀도 되는 시대가 돌아왔다. 해외여행 또한 사정이 많이 나아져서 이제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 대부분은 PCR 음성확인서나 백신접종증명서 없이 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올 때 48시간 내에 받아야 하는 PCR 검사다. 만약 이 검사에서 확진이 되면 입국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현지에 잡혀 있어야 한다. 물론 현지에선 격리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나라도 있지만, 음성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으로 되돌아오지 못한다는 부담감은 상당히 스트레스다. 게다가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검사소를 직접 찾아가야 하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제 이런 스트레스에서 조금은 벗어날 듯하다. 정부는 5월 23일부터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되돌아올 때 PCR 음성확인서 외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도 인정하고 있다. 해외 현지에서 신속항원검사는 PCR 검사보다 확실히 받기 쉽고 비용도 저렴하다. 또한 6월부터는 입국 후 검사 기준이 완화된다. 무엇이 달라지는지 Q&A로 정리해 봤다.

최근 여행객에 대한 PCR 음성증명서 제출 등을 폐지한 해외 국가가 많아지면서 해외여행객 수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여행객에 대한 PCR 음성증명서 제출 등을 폐지한 해외 국가가 많아지면서 해외여행객 수가 급증하고 있다.
6월부터 변경되는 입국 후 검사 기준

Q 5월 23일 이후 해외에서 입국할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귀국 전 48시간 이내 시행한 PCR 음성확인서나 입국 전 24시간 이내 실시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 중 하나만 제출하면 된다. 

Q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어떻게 하나?

A 기존대로 PCR 검사 후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Q 국내 입국 후 공항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면 안 되나?

A 항공기를 타기 위해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 양성이면 항공기 자체를 타지 못한다. 

Q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가 아닌 자가검사키트는 안 되나?

A 안 된다. 

Q 국내 입국 후 검사는 어떻게 바뀌나?

A 입국 1일 차에 실시해야 하는 PCR 검사는 6월부터 3일 이내 실시로 조정된다. 입국 6〜7일 차에는 의무적으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6월부터는 자가검사키트 ‘권고’로 완화된다. 결과적으로 입국 전후 의무검사는 3회에서 2회로 줄어든다. 

Q 격리 면제 대상자도 달라지나.

A 현재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는 격리가 면제된다. 6월 1일부터 만 12~17세의 경우 백신 2회(얀센 1회) 접종자라면 14일 경과 시 유효 기간 없이 완료자로 인정한다. 12세 미만 미접종 소아의 경우 접종 완료 부모와 동반 입국 시 격리가 면제된다. 예를 들어, 백신 접종을 완료한 부부와 첫째(14세), 둘째(7세) 자녀가 함께 한국으로 들어올 시 첫째는 2차 백신 접종 후 14일만 지나면 되고 둘째는 백신을 맞지 않았더라도 격리가 면제된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할 때 필요한 Q-CODE. PCR 검사 결과 등의 정보를 입력한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할 때 필요한 Q-CODE. PCR 검사 결과 등의 정보를 입력한다.

2배 오른 항공권 가격 ‘실화냐?’

검사는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문제가 하나 더 있다. 항공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것이다. 5월 중순 현재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국가로 가는 항공권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2배가량 올랐다. 유럽 항공권도 코로나 이전에 비해 1.5배 이상 비싸졌으며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하루하루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처럼 항공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늘어난 수요를 항공편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해외를 오가는 국제선 항공편 수는 코로나 직전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비행금지시간, 일명 ‘커퓨Curfe’도 걸림돌이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비행기 착륙을 막고 있다. 과거 동남아 등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새벽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많이 이용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 항공편이 멈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요인으로 적용하는지 알 수 있다. 실제 저비용항공사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2월 기준 커퓨 시간대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이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방역당국과 인천공항의 커퓨 해제에 대해 검토 중이다.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서 발급받은 PCR 음성증명서. 5월 23일부터는 한국 입국 시 24시간 이내 실시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도 인정해 준다.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서 발급받은 PCR 음성증명서. 5월 23일부터는 한국 입국 시 24시간 이내 실시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도 인정해 준다.

항공권 가격을 올리는 또 한 가지 요인은 급등한 유류비다. 국제유가는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3월 배럴당 20달러대였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미국 석유 수요 강세 등의 이유로 올해 3월에는 130달러대로 치솟았고, 4월에는 14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류할증료 부담이 크게 늘어나 항공권 가격도 비싸지게 되었다. 참고로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지난 1월 6,600원에서 6월에는 1만7,600원으로 올라 역대 최고치였던 2008년 9월과 같아졌다. 

통상적으로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오르면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같이 오른다. 대한항공 국제선의 경우, 지난 1월 유류할증료는 7만9,200원이었지만 6월에는 29만3,800원까지 올랐다. 국제유가가 떨어지지 않고 휴가철 여행객 수요까지 몰리게 되면 항공권 가격은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내 여행사에서 유럽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로마행 국적기 왕복 항공권 가격이 100만 원 안팎이었지만 현재는 250여 만 원에 달한다”면서 “4인 가족이 떠난다면 항공권 가격만 1,000여 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현지 물가도 급격히 올라 해외여행이 상당히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행사 패키지여행 상품 역시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가격이 오른 실정이다. 그럼에도 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 해외여행 전문 여행사의 경우, 4월 전체 송출객은 1만3,000여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0%가량 증가했다. 다른 여행사들도 비슷해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월과 비교하면 약 60%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다. 

최근 온라인에서 알아본 한국~프랑스 파리 간 항공권. 직항 왕복편이 300만 원 내외까지 올랐다.
최근 온라인에서 알아본 한국~프랑스 파리 간 항공권. 직항 왕복편이 300만 원 내외까지 올랐다.
올해 유류할증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유류할증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호재와 악재 변수 지켜봐야

2년간 참았던 ‘보복여행’ 심리가 확산되면서 비싸더라도 좀더 멀리 나가려는 수요가 많아졌다. ‘부킹닷컴’이 공개한 5월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행객들은 미국,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터키, 독일, 영국, 괌, 베트남 순으로 예약을 많이 했다. 괌과 베트남을 제외하면 모두 10시간 이상 비행하는 나라들이다. 특히 해외신혼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의 계획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는 2019년의 약 50%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되고, 일본(5월 17일 부터 한국 입국자 격리 면제)·중국 등 한국 여행객이 즐겨 가는 국가가 여행객에 대한 문을 열면 해외여행 수요는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이다. 지난 12월에도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출현하며 제2의 팬데믹 사태가 온 것처럼 앞으로도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는 것이 큰 부담이다. 

해외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묵은 때를 벗기고 있는 항공기.
해외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묵은 때를 벗기고 있는 항공기.

Tip> 항공권 싸게 사기


1 미리 계획을 세워 사자

항공권이 가장 싼 시기는 대략 출국 21주 전후다. 동남아 국가는 18~19주 전이 가장 싸고, 유럽이나 미국은 21~23주 전이 가장 싸다. 미리 항공권을 구입하면 나중에 유류할증료가 추가되더라도 이익이다. 최근 항공사가 리오프닝하면서 항공권 최저가 이벤트 등을 벌이고 있고, 얼리버드 프로모션도 다양하게 하고 있으니 이를 노려봐도 좋겠다. 

2 3월, 일요일 출발이 가장 싸다

통계적으로 항공권은 3월이 가장 싸고, 8월이 가장 비싸다. 요일별로는 일요일 출발이 가장 싸고, 목·금요일 출발은 비싸다. 

3 미리 사놓고 갈아타라

조금이라도 쌀 때 항공권을 사놓고 추후 더 싼 항공권을 발견하면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단, 취소 가능 여부와 환불 수수료를 잘 따져 봐야 한다. 이벤트로 저렴하게 나온 항공권은 취소 불가능하거나 환불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는 등 조건을 내건 경우가 있다. 

4 모아 놓은 마일리지, 아낌없이 써라

조금이라도 빨리 싸게 해외에 나가고 싶다면 마일리지 항공권이나 업그레이드를 적극 활용하자. 2008년 이후 국내 항공사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10년이다. 아끼지 말고 쓰자.  

항공권을 싸게 사려면 항공권 할인 이벤트 등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항공권을 싸게 사려면 항공권 할인 이벤트 등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월간산 2022년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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