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3주년] “IMF로 사업 망했을 때도 월간山은 끊지 않았다”

입력 2022.06.08 09:48 | 수정 2022.06.10 10:56

최창열 42년 구독자 인터뷰
고인이 된 산악인들 기사 기억에 남아… 월간山 디지털로 영역 넓혀 매력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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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부터 지금까지 월간<山>을 구독한 최창열 독자.
“IMF 외환위기 당시 사업이 망했을 때도 구독을 끊지 않았어요. 월간<山>은 돈의 영역이 아니라, 내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죠. 처음 구독한 1980년부터 지금까지 일상의 큰 즐거움이었어요.”
최창열(70) 독자는 42년째 본지를 구독하고 있는 장기 독자다. 1980년 본지를 구독한 계기는 등산마니아였던 아내의 권유 덕분이었다. 당시 그가 일하던 동서식품에서 사내 산악회가 결성되어 산행대장을 맡게 된 것. 등산을 즐겨 하던 아내는 “월간<山>을 구독해 정보를 얻으면 산행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조언해, 이렇게 본지와의 인연이 지금까지 지속되었다.
산행 대상지를 찾을 때면 월간<山>에 실린 기사와 등산지도를 참고했다. 등산에 푹 빠진 그는 1993년 고교 동창들과 함께 백두대간을 완주했다. 백두대간이 대중에 알려진 지 몇 년 되지 않아, 개척산행을 숱하게 해야 할 정도로 위험한 도전이었으나 산행대장을 맡아 한 달에 2번씩 구간 종주를 하여 2년 만에 완주했다.
가족들 사이에서도 산행대장으로 통한다. 5남매의 장남으로 한 달에 한 번 형제 정기산행을 30여 년째 이어오고 있다. 계기는 여동생의 암 발병이었다. 1997년 암에 걸린 여동생 치료를 돕기 위해 운동 차원에서 5남매가 함께 산행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2015년에는 오남매가 KBS ‘영상앨범 산’ 프로그램에 출연해 거창 우두산 산행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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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동서식품 사내 산악회의 산행대장을 맡아 전국의 명산을 누볐다
그는 “동생들이 바르게 자랐으면 하는 생각이 강해, 어릴 적부터 엄하게 키웠다”며 “모범이 되고자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믿고 따라 와준 동생들에게 고맙다”고 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동생들을 모두 등산에 끌어들여, 축하할 일이 있을 때는 1박2일로 지리산 종주나 영남알프스 종주를 하며 우애를 지켰다. 그는 1970~1980년대 책임감 강한 장남의 전형이었다.
산 같았던 장남인 그에게도 IMF는 큰 고비였다. 40대에 직장을 나와 용산전자상가에서 삼보컴퓨터 매장을 운영해, 전국 매출 1~2위를 다투는 매장으로 키웠으나 부도가 난 것. 깊은 실의에 빠진 그는 ‘죽어야겠다’는 생각에 마포대교를 두 번 가고 한강대교를 한 번 찾아갔으나,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가 눈치를 채고 억지로 차에 태우기도 해 죽음을 면했다. 최창열 독자는 “지금 생각하면 힘든 게 아닌데,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데 잘못 생각했다”고 한다.
70세인 지금도 건설사 환경팀장으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에게 비결을 묻자 “포용하고 인고하는 것”이라 한다.
“한화건설에서 21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나와 마음이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사회생활 하다보면 적이 많이 생기기 마련인데, 포용하고 인고하면 내 재산이 됩니다. 양보하고 배려하면 나에게 또 오게 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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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 버스가 산행에 동원되었을 정도로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등산마니아인 아내와 함께 섰다.
월간<山>에서 기억에 남는 기사는 “고인이 된 산악인들 기사”라고 답한다. 김창호, 박영석, 고미영, 김홍빈, 그들의 산에 대한 열정을 월간<山>을 통해 지켜보며 대리만족했었는데, 죽음으로 이어지는 말로가 안타깝다고 말한다.
과거와 현재의 월간<山>이 어떤 변화가 있는지 물었다.
“큰 변화 없어요. 과거에는 정통 등산 잡지로 산악문화를 리드하는 역할을 했었고, 지금은 디지털적인 변화나 등산 문화의 변화에 발맞춰서 나오고 있어요. 여전히 등산의 흐름에 깨어 있고, 리드하는 기사가 나오는 것 같아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제 호기심과 관심을 끌어요. 잡지 나올 때가 되면 여전히 확인하고 기다리게 됩니다. 매력이 한층 업 되었어요.”
월간<山>에 바라는 것을 물었다.
“지금처럼 전국의 산을 소개해 주세요. 둘레길과 섬 산행지, 해외 트레킹 대상지도 소개해 주세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산악 기사도 놓치지 말고 보도해 주세요. 산행, 백패킹, 둘레길은 물론이고 MTB 자전거와 여행 분야도 지속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문제점도 신랄하게 파헤치는 기사를 기대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지는 길, 최창열 독자는 당부의 말을 더했다.
“월간<山>은 제 세대에서 구독이 끝나지 않을 겁니다. 제 자식들과 손주, 그 이상까지 구독할 겁니다. 지금의 월간<山>을 이어가도록 애 써주세요.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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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지리산 반야봉에 오른 오남매. 좌측 뒷줄부터 시계방향. 장남 최창열, 셋째 최남열, 넷째 최봉열, 둘째 최태열, 막내 홍일점 최영옥씨.
월간산 2022년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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