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특집] 도초도 수국축제… 이렇게 많은 수국은 본 적이 없다

  • 글 이재진 편집장
  • 사진 신안군청
    입력 2022.06.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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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국이 피면 여름이 온 것을 안다. 신안 도초도의 6월은 수국이 주인공이다.
    신안 도초도는 ‘도치도’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조선시대 도초도는 나주, 완주, 지도, 진도 등에 속했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무안군이 됐다. 1969년 무안군의 섬들이 묶여 신안군으로 나뉘면서 신안군 소속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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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나무 숲길 아래 알록달록 갖가지 색의 수국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도초도 농토의 대부분은 간척지다. 논 면적이 여의도의 3배가 넘을 정도로 섬의 주업은 농사다. 도초도 고란리의 고란평야는 신안군에서 가장 너른 평야다. 가장 높은 산이 219m의 금성산. 남쪽으로 산지가 있어 태풍을 막아주고, 북쪽과 서쪽에 구릉지와 평야지대가 있다. 지리적으로 도초도에 농사가 발달한 배경이다. 
    고란평야에 들어서면 도초도가 섬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내륙의 어느 평야지대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들판이 넓다. 도초도는 옛날부터 오랫동안 조금씩 간척을 해서 현재의 모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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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초도의 고란평야에 들어서면 섬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도초도에 천석꾼 있다는 전설이 있었을 정도. 이 광활한 평야의 한켠에 수국공원이 있다.
    드넓은 고란평야, 여기 섬 맞아?
    고란평야가 넓으니 도초도에 천석꾼이 있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전해진다. 요즘은 쌀값이 형편없어졌지만 옛날에는 쌀이 돈이었고 부의 상징이었다. 특히 논이 드물었던 섬에서 쌀의 가치는 말할 수 없이 높았다. 지금은 쌀 한 말을 팔아봐야 횟감 생선 한 마리 사기도 힘들지만 예전에는 생선 한 광주리 가져가도 쌀 한 되 얻기 어려웠다. 신안의 섬들 중 그 귀한 쌀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마을이었으니 고란리는 부촌이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고란리가 도초도의 행정 중심이었고 지금은 옮겨갔지만 면사무소도 고란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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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나무 숲길은 총 4km 길이로 지난 2020년 시작돼 1년 만에 조성됐다. 전국에서 기증받은 잘생긴 팽나무로 명품 가로수 길이 탄생했다.
    이렇게 너른 벌판에서 환상적인 정원과 가로수길이 섬에 이색적인 풍경을 더한다. 여름 초입 6월에 도초도의 주인공은 수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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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들이 수국과 팽나무가 어우러진 길을 걷고 있다.
    팽나무와 어우러진 환상의 10리길
    신안군 도초도 지남리에는 182km2(5만5,000여 평)에 달하는 수국공원이 있다. 산수국, 나무수국, 제주수국 등 이국적인 수국들이 알록달록 자태를 뽐내는 이곳은 24만여 본의 다양한 수국 1004만 송이가 6월 축제에 맞춰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도초도 지남리 수국공원은 지난 2005년 폐교된 초등학교에서 시작됐다. 버려진 학교 땅에 신안군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수국을 심고 부지를 조성한 지 6년 만인 2019년에 처음 열린 수국축제는 외지인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수만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 축제로 자리잡았다. 이 수국공원은 완결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신안 사람들의 손으로 조금씩 다듬어지고 있다. 지난 2년간은 코로나 여파로 정상적인 축제가 힘들었지만 올해는 3년 만에 제대로 된 축제로 관광객들을 불러모을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올해는 5만 명 이상 찾을 것으로 신안군은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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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란평야 상공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도초도 수국공원.
    수국은 처음 필 때 녹색이 약간 들어간 흰색이었다가 밝은 청색으로 변하며, 나중에는 붉은 기운이 도는 자색으로 바뀐다. 토양이 산성일 때는 청색을 많이 띠고, 알칼리에서는 붉은색을 띠는 재미있는 생리적 특성을 갖는다. 
    수국은 약재로도 쓰인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심한 열이 날 때 또는 심장을 강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잎과 줄기를 말려 차로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단 것을 멀리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가 설탕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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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 담벼락 문양과 수국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50분
    수국공원 옆의 팽나무 숲길도 놓칠 수 없다. 신안군은 지난 2020년부터 꼬박 1년간 전국에서  기증받은 수령 70년이 넘는 팽나무로 명품 가로수 길 만들었다. 팽나무는 물과 공기가 잘 통하는 모래자갈땅을 좋아해 바닷바람이 잘 불어오는 농수로 옆 자투리땅에 기증받은 팽나무를 심었다. 4km에 달하는 팽나무 명품 숲길은 박우량 신안군수가 1004섬 곳곳을 바다 위 정원으로 만드는 ‘늘 푸른 아름다운 신안’ 프로젝트 중 하나다. 미끈하게 뻗은 팽나무 숲길과 그 아래에 핀 알록달록한 수국 길을 걸으면 이름 그대로 환상의 정원을 거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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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나무 명품 숲길.
    올해 수국축제는 ‘팽나무 10리길에서 수국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6월 24일부터 7월 3일까지 10일간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료는 무료.
    도초도는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50분, 차도선으로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목포 북항선착장에서는 1시간 50분 정도. 암태도 남강항에서 비금도행 철부선을 이용, 비금도에서는 서남문대교로 연결돼 있어 자동차로 갈 수 있다. 
    본 기사는 월간산 2022년 6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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