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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설악산 비법정길 까치골에서 50대 추락 사망

글 신준범 기자
  • 입력 2022.06.20 20:27
  • 수정 2022.06.2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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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들도 꺼리는 코스…하네스 없이 하강하다 로프 놓친 듯

설악산 까치골. 공룡능선 1275m봉과 범봉 사이의 최상류 계곡이다.
설악산 까치골. 공룡능선 1275m봉과 범봉 사이의 최상류 계곡이다.

설악산에서 50대 남성이 50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속초119 항공구조대에 따르면, 지난 6월19일 일요일 오후 3시 14분 구조 요청이 접수되었다. 사고 장소는 설악산 까치골. 등산인들에게도 생소한 까치골은 천불동계곡의 지류인 설악골을 거슬러 올라 공룡능선의 1275m봉과 범봉 사이에 난 급격히 가파른 상류 골짜기다.

단순한 비법정길이 아닌, 상당히 가파르고 험한 상류 골짜기인 것. 설악산 까치골 부근을 가본적 있다는 Y씨는 “비법정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낙석 많고 가팔라 위험하기로 손꼽히는 곳”이라며, “마니아들도 까치골로 가는 사람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119헬기와 산악구조대가 동시에 출동했으나 헬기가 도착했을 때 50대 남성 L씨는 이미 심장이 정지한 상태였다. L씨는 헬기로 곧장 속초의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119구조대는 “60m 높이의 계곡 절벽에서 50m 정도 추락해 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립공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하네스와 하강기 없이 로프만 잡고 벼랑을 내려오다 로프를 놓쳐 추락했다고 현장에 있던 일행이 진술했다”고 한다.

문제는 “좋다”는 소문만 듣고 비법정길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드나들며 불법을 자행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 또한 제대로 된 확보 장비 없이 절벽에 가까운 험한 곳을 오르내리다 사고가 발생하면 첨봉이 많은 설악산 특성상 사망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설악산 국립공원 관계자는 “비법정길 산행은 목숨을 담보로 한 곡예”라며 “안전한 법정 탐방로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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