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우리나라 최초 K2 등정한 ‘86 한국 K2 원정대’ 30주년 맞았다

입력 2016.09.29 10:33

86 원정대원 12명,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 등 산악인 100여 명 참석해 기념식 열어
1986년 장봉완, 김창선, 장병호 대원 등정…1990년대 히말라야 원정 초석

‘86 한국 K2 원정대 등정 3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병준(가운데) 대장이 당시 대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86 한국 K2 원정대 등정 3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병준(가운데) 대장이 당시 대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30년 전, K2를 향해 내달리던 그날의 ‘영웅’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이제 50~60대 장년이 된 ‘86 한국 K2 원정대(이하 86 원정대)’가 바로 그들이다. 8월 8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킹콩빌딩에서는 ‘86 한국 K2 원정대 등정 3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86 원정대는 1986년, 대한산악연맹에서 ‘77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 이후 9년  만에 꾸린 해외 원정대였다. ‘77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원이었던 김병준(68·한국외대산악부 OB)씨가 대장을 맡았고, 장봉완(한국등산학교 교장)씨가 부대장을, 윤대표씨가 등반대장을 맡았었다. 대원으로는 정덕환, 유재일, 김현수씨 등이 참여해 총 19명의 원정대가 꾸려졌다.

이들은 4년에 걸친 국내 훈련과 세 차례 현지 정찰을 다녀오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K2로 향했다. 원정대는 1986년 8월 3일 새벽 5시 캠프5(8,250m)를 출발, 아브루치능선으로 등반해 11시간의 사투 끝에 장봉완 부대장과 김창선, 장병호 대원이 K2에 올랐다.

이날 기념식에는 당시 19명의 대원 가운데 김병준 대장과 장봉완 부대장, 윤대표, 정덕환, 유재일, 김현수, 박승기, 홍옥선, 송정두, 권순호, 하관용, 장병호씨 총12명이 참석했다. 또한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회장을 비롯해 정기범 한국산악회 회장, 김영도 전 대한산악연맹 회장, 이용대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 산악인 김창호, 김홍빈, 김미곤, 안치영 등 내빈이 참석해 행사를 축하했다.

김병준 대장은 기념식에 참석한 대원들을 일일이 소개한 뒤 인사말을 통해 “86 원정대는 당시 수많은 원정대가 몰렸던 K2에서 큰 사고 없이 정상 등정자를 배출하고, 전 대원이 무사히 돌아와 대한민국 산악역사에 길이 남은 놀라운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86 원정대 성공 이후 우리나라 산악계는 1988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고, 당시 대원들은 지역 산악계의 리더가 되어 1990년대 히말라야 원정 러시의 큰 역할을 했다.

김병준 대장은 “86 원정대는 K2에서 우리나라 산악계에 길이 남을 성과를 내고 돌아왔다”고 회고했다.
김병준 대장은 “86 원정대는 K2에서 우리나라 산악계에 길이 남을 성과를 내고 돌아왔다”고 회고했다.
86 원정대의 극적인 감동 스토리는 원정 1년 뒤인 1987년 김병준 대장에 의해 <K2, 죽음을 부르는 산>이란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당시 K2에는 9개국에서 온 12개의 원정대가 몰려 있었고, 등정 후 하산길에 악천후를 만나면서 7개국 원정대 대원과 셰르파 등 총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와중에 86 원정대는 예지 쿠쿠츠카, 반다 루트키예비치, 쿠르드 디엠베르거 등 세계적인 산악인들이 무사히 생환할 수 있도록 도왔고,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86 원정대는 세계 산악계에 ‘휴머니스트 원정대’로 회자되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담은 이 책은 우리나라 산서 중 ‘명서’으로 꼽히며, 2012년 <K2, 하늘의 절대군주>라는 이름으로 재발간되었다.

한편 기념식에 참석한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은 축사에서 “내년에 77 에베레스트 등정 40주년 등의 행사도 잘 준비해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기범 한국산악회 회장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K2에 많이 오르게 된 것은 86 원정대가 길을 잘 터놨기 때문”이라며 원정대의 공로를 치하했다.

77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장을 맡았던 원로산악인 김영도 선생은 “K2 등정이 얼마나 어렵고 위대한 일인지 잘 안다”며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외국 산악인을 휴머니즘으로 돕고 전원이 무사히 돌아온 것은 대단한 업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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