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산烽火山(920m)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산 이름이 봉화산이다. 5월 산행지로 추천하는 봉화산은 남원과 장수 경계에 있는 백두대간 주능선의 봉화산이다. 전북 남원시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이 산은 5월이면 철쭉 능선이 된다. 매년 5월이면 대간꾼들과 철쭉을 즐기려는 등산 동호인들에게 인기를 끌지만, 바래봉이나 황매산에 비하면 쾌적한 수준이다. 철쭉 명산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는 아니지만, 능선을 온통 뒤덮은 철쭉과 진정한 철쭉산행의 진수인 철쭉 터널을 걷는 즐거움은 바래봉과 황매산보다 더 낫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사자산(668m)은 전남 장흥과 보성 경계에 있다. 일림산과 제암산의 사이에 해발 400m대 능선이 길게 뻗어 있는데, 그 형상이 사자 모양을 하고 있어 사자산이라 부른다. 매년 5월 초 철쭉 만개 시기에 맞춰 일림산 철쭉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축제가 취소되었다. 그 기간 동안 입산도 금지되었으나, 통제가 풀렸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휴가를 냈다.핑크빛으로 물든 철쭉평원을 포기하기 아쉬워 백패킹을 함께하는 절친이자 동생인 김혜연과 60리터 배낭을 메고 곧장 장흥으로 향했다. 장흥 시내는 한산했다. 분위기를 살피러 들
‘주금산’이란 발음만 들으면 부정적인 의미로 오해할 수 있지만 ‘불릴 주(鑄)’에 ‘비단 금(錦)’자를 쓰는 ‘산세가 비단이 펄럭이듯 결이 고운 산’이란 의미다. 철쭉도 비단처럼 고와서 등산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주금산은 포천, 가평, 남양주의 경계에 있다. 어느 지자체의 중심과도 가깝지 않고 경계에 걸쳐 있어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포천 내촌면 주민들은 독바위산이라고도 부른다. 능선에 장독처럼 생긴 큰 바위가 서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기 때문이다. 철쭉산행은 독바위가 산행의 백미다. 독바위에 올라서면 주변 경치도 빼어나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애를 다지자는 생각에서 가족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아내는 농번기를 맞아 시골에서 농사짓는 언니를 돕는다고 집을 떠나 있어 부득이하게 나와 대학을 갓 졸업한 딸, 그리고 대학생 아들 이렇게 셋이 집을 나섰다.셋이서 머리를 맞대고 여행지를 찾다가 마침 봄철이고 철쭉이 한창 만개하는 시기여서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을 가보기로 결정했다. 황매산은 5년 전에 아내와 단둘이서 철쭉을 구경하려고 한 번 들른 적이 있었는데 조금 일렀는지 꽃을 보지 못했었다.그래서 이번에는 합천군청에 문의해 철쭉이 확실하게 핀 것을 확
경북 봉화의 옥돌봉(한자 표기는 玉石山·1,242m)은 백두대간 상의 한 꼭짓점을 형성하는 봉우리다. 산줄기 종주에 빠진 열혈 산꾼이라면 언젠가 한 번쯤은 지나치게 되는 봉우리 중 하나다. 하지만 옥돌봉으로 이어진 능선길은 숲이 짙게 드리워져 조망이 그다지 좋지 않다. 그나마 주능선에 닿기 전에 만나는 도드라진 바위 지대에서 전망이 터지며 잠깐이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이렇듯 평범해 보이는 옥돌봉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있다. 늦은 봄 고산 철쭉이 만개하면 산길은 온통 분홍빛 그늘로 뒤덮인다. 주능선의 활엽수림 아래 군락을 형성한
소백산은 고산 철쭉 산행의 클래식으로 꼽을 정도로 이름난 산중화원이다. 웅장하고 부드러운 소백산릉에 분홍색 철쭉이 핀 모습은 실로 장관이다. 최고 높이 1,439.5m에 이르는 고산에 핀 철쭉은 봄 산행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상인 비로봉 주변은 철쭉 외에도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산다는 주목 숲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로봉 주목 군락에는 수령 200~500년의 고목 1,000여 그루가 붉은 줄기를 자랑하며 빽빽이 들어차 있다. 주변이 분홍빛 철쭉꽃으로 물들 때면, 국내 어디서도 좀처럼 보기 드문 주목과 철쭉의 조화로운
경남 의령에 위치한 한우산(寒雨山·764m)은 봄이면 언제나 붉은 철쭉으로 뒤덮인다. 한우산 철쭉은 늘 5월 초에 만개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쭉 군락은 산꼭대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멀리서 보면 산자락 전체가 붉게 물든 것처럼 보일 정도다. 매년 철쭉 개화기에 군락지에서 가까운 활공장 근처에서 철쭉제가 열린다. 철쭉제례를 시작으로 하루 동안 열리는 축제는 백일장, 사생대회, 장기자랑, 가족등반대회 등이 다채롭게 펼쳐져 산상 문화축제의 참다운 맛을 느낄 수 있다. 한우산 산정까지
안양산(安養山·853m)은 광주의 진산 무등산 장불재에서 남동으로 내리뻗은 백마능선 끝에 불룩하게 솟아 있다. 긴 능선에 딸린 봉우리임에도 불구하고 산 남쪽에서 볼 때는 하나의 독립된 산의 형태를 갖춰 ‘안양산’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안양(安養)이란 곧 몸과 마음을 편안히 쉬게 한다는 뜻의 불교용어로, 이 산이 주는 편안한 느낌을 반영한 이름이라 하겠다. 이곳은 2013년 3월 4일 무등산이 국립공원 제21호로 지정되며 정상 일원이 공원 구역으로 편입되었다. 안양산은 오랫동안 지역 주민들만이 주로 즐겨온 철쭉 명산이다. 무등산의
오늘은 남원 바래봉 철쭉 군락지를 목적으로 하는 산행이다. 철쭉산행을 하기엔 많이 늦은 시기지만 그래도 이 한철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무작정 출발했다. 바래봉은 매년 다녀오는 산이지만 꽃과 신록을 동시에 볼 수 있기에 기분 좋게 광주를 출발했다.88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남원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주중이라서 그런지 산행버스는 우리뿐이었다. 휴식을 마치고 다시 달려 남원나들목으로 빠져나와 운봉을 지나 오전 10시 정도에 산덕마을 회관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산악회들이 으레 그렇듯 우리도 단체 기념사진을 찍은 후 선두의 뒤를 따라 마을을
한국의 대표적 정신과 명의인 이홍식 교수와 한국의 대표적 동양학자인 조용헌 박사가 지리산에서 ‘힐링 트레킹(Healing Trekking)’을 하며 팍팍해진 세상에 대해 산중대화를 나눴다. 더욱 각박하고 삭막해지는 세상인심에 사람들 간의 정은 멀어만 가고,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는 하나둘씩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고, 조직 구성원들은 치열한 경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이 갈 곳은 어디인가? 이들이 어디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것인가? 이들이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장소는 어디에도 없는가? 에서
경남 의령 한우산(寒雨山·764m)은 5월에 철쭉제가 열린다. 조망이 시원한 활공장 철쭉 꽃밭 부근에서 철쭉제가 열리며 풍물마당과 산상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한우산 찰비골계곡 하류에는 오토캠핑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벽계야영장이 조성되어 있어 산행과 캠핑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물놀이시설을 갖춘 곳으로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벽계야영장을 품고 있는 한우산의 옛 이름은 찰비산으로 ‘한여름에도 차가운 비가 내리는 산’이란 뜻을 지닌 곳이다. 이 의미를 그대로 한자로 옮겨서 찰 한
곤돌라 문이 열리자 산국이 펼쳐진다. 눈 닿는 곳이 다 산이다. 기분 좋은 파란 물감 아래 한없이 늘어선 산. 산의 나라에 온 걸 환영한다며 제일 처음 맞는 건 고사목이다. 죽은 주목과 구상나무가 정류소 데크 사이로 조각상처럼 서 있다. 사람이 땀 흘리지 않고 해발고도 1,520m까지 올라오기 위해 죽어야 했던 수많은 나무 중 하나다. ‘최상급자 스키활강 루트’임을 알리는 현수막 곁으로 흰 눈이 어색하게 남아 있다. 과거 이곳에는 4,000여 그루의 주목이 있었으나 스키장과 골프장이 세워지며 대부분 죽었다. 시설물 건립을 추진했던
아슴하니 먼 산들이 몸을 눕히고 있다. 나른한 봄기운 탓이다. 중천의 햇살은 이미 여름을 예고하고 있다. 해서, 남도 장흥의 산들은 희뿌연 이내 속에 낮게 잦아들고 있다. 이렇듯 주변 산들이 몸을 낮춘 탓에 제암산~사자산릉은 더더욱 형상이 두드러진다. 하긴, 이름이 이미 제왕 제자를 쓴 제암(帝岩)이고 맹수의 왕 사자(獅子) 아니던가. 두 산이 어깨를 겨누고 내뵈는 사뭇 웅장하기까지 한 기운은 주변 산들을 완벽히 제압하고 있다.조물주는 간혹 심히 불공평한 것이, 이렇듯 두드러진 용모를 가진 산릉에 아름다운 장식까지도 얹어주었다. 철
소백산(1,439.5m)은 고산 철쭉 탐승지의 고전으로 꼽는 곳이다. 워낙 고도가 높은 산이라 주능선의 철쭉군락은 보통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에 만개하게 된다. 초여름에도 철쭉의 화려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산이다. 매년 5월 말 소백산 철쭉 만개시기에 맞춰 철쭉제도 열린다.소백산의 철쭉 밀집 지대는 연화봉 일대와 최고봉인 비로봉에서 국망봉~신선봉으로 이어진 주능선 일대다. 바람이 세고 눈이 많은 지역이라 철쭉과 같은 강한 식물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다. 사실 희방사에서 오르는 연화봉 일대의 철쭉군락은 소백산에서 가장 큰
동대구역에서 물금행 무궁화호 기차로 갈아타자 그제야 몸이 좀 편해졌다. 촌스럽게도 KTX 열차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열차가 덜컹거리며 느릿느릿 달리자 그제야 창밖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이어폰을 꽂고 여행 기분을 냈다.마침 라디오에서는 구슬처럼 튀는 여성 보컬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상의 단편소설 의 마지막 구절은 금홍이가 부르는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 굽이굽이 뜨내기 세상 / 그늘진 심정(心情)에 불 질러 버려라’라는 창가(唱歌)로 끝맺는다. 이상은 실제로 기생 금홍이와 살림을 차렸고, 소설처럼 그녀와
멀리 갈 시간은 없고, 서울에서 가까우면서 초보자와 함께 가도 부담 없는 산을 찾는다면 서리산이 맞아 떨어진다. 산행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등산의 재미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산이므로 초보자와 함께 갈 때 좋다. 다만 5월의 서리산은 버스를 대절해서 찾아올 정도로 인기 있으므로 호젓한 산행은 기대하기 어렵다.서리산은 축령산과 어깨를 대고 있다. 825m인 서리산에 비해 879.5m로 축령산이 더 높아 주봉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철쭉은 서리산 정상 부근의 철쭉동산에 집중되어 있다. 코스는 다양하게 잡을 수 있다. 가장 일
화창한 5월의 어느 날 “철쭉산행을 가보자”는 남편의 말을 따라 초등학생인 아들을 데리고 아침 일찍 벚꽃산악회 일행들과 버스에 올랐다. 산행지는 지리산 하동 성제봉.연휴라서 그런지 많은 나들이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창밖 풍경을 보면서 즐거운 산행을 기대했다. 기대감으로 부푼 마음을 진정시킬 때쯤 이번 산행지가 있는 하동에 도착했다.하동 악양면사무소를 지나자 오늘의 산행 구간인 성제봉과 구름다리, 그리고 정상에 불이 붙은 듯 만개한 철쭉 군락, 푸른숲이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도로 정체로 인하여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오전 11시
섬진강 상류 추령천이 장군봉(將軍峰·606.3m) 자락을 휘돌아가는 쌍치는 예부터 물 맑고 인심이 좋을 뿐만 아니라 봄이 짧고 기온이 낮아 정력을 북돋우는 복분자 생산지로 유명하다. 또한 골골마다 빼어난 자연경관 때문에 여름엔 피서객들이 모여들고, 봄이면 국사봉 철쭉산행을 즐기는 등산객과 가을이면 복분자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이다.지형적으로 쌍치 장군봉은 동쪽에 회문산 장군봉, 남쪽에 병풍산 장군봉, 서쪽에 내장산 장군봉, 북쪽은 왕자산 장군봉 등 동서남북으로 4개 장군봉을 호령하는 특이한 형상이다. 장군봉에서 조망은 남쪽으로
축령산(886m)은 경기도 남양주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화악산과 명지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줄기를 타고 내려오다 한강을 앞에 두고 멈춘 산이 바로 축령산이다. 이 산은 조선왕조를 개국한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1390년경) 이곳에 사냥 왔다가 한 마리도 잡지 못하자, 산신제를 지낸 후 멧돼지를 잡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이 때부터 고사(告祀)를 올린 산이라 하여 축령산(祝靈山)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산기슭에 수려한 계곡과 울창한 잣나무숲으로 전국 제일의 잣 생산을 자랑하며, 가평8경 중 7경에 속하는 축령
순창군 쌍치면의 진산 국사봉(國師峰·665m)은 풍수지리상 임금과 신하가 조회하는 군신봉조(君臣奉朝) 형상이다. 임금을 상징하는 국사봉을 정점으로 좌측엔 삼태봉(三台峰)이 연이어져 삼정승이 좌정한 형상이요, 우측엔 육경봉(六卿峰)이 나열해 육판서가 도열한 형국이다. 전면에는 내전을 뜻하는 내동(內洞) 마을이 있고, 후면에는 옥촉(玉燭)을 밝히는 옥촉봉(516m)이 솟구쳤다. 게다가 섬진강의 상류이자 쌍치의 젖줄인 추령천이 고을 앞을 흐르고 있으니, 풍수지리의 이상적인 모델을 모두 갖춘 길지가 아닐 수 없다. 임실 신평의 국사봉,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