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룡산德龍山(433m)땅끝기맥은 바위 명산을 여럿 빚었는데 그중 걸작으로 꼽히는 것이 덕룡산이다. 주작산과 능선이 이어져 있어, 두 산을 하나로 보거나 별개의 산으로 보는 의견이 분분하다. 덕룡은 능선을 용으로 보고 있으며, 주작은 거대한 봉황의 산세로 보고 있어 둘 다 일리 있다. 에는 주작산만 표시되어 있으나, 1916년 제작된 지도에는 덕룡산도 표시되어 있다. 높이는 400m대에 불과하지만 덩치 큰 여간한 국립공원 산보다 아름다움의 밀도가 훨씬 높다. 산행은 거칠다. 최소한의 정비가 되어 있으나 손발을 부지런히 쓰
장복산長福山(584m)봄의 달콤함으로 가성비 높게 꽉 채운 산이다. 진달래와 벚꽃, 봄을 대표하는 두 가지 낭만을 모두 즐길 수 있다. 보통 진해 기준 3월 중순에 진달래가 피고 3월 말에 벚꽃이 피는데, 기후 변화로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진해 벚꽃은 3월 말이 절정이었고 4월에는 꽃이 지는 시기였다. 성벽처럼 진해 시내를 에워싼 장복산 줄기는 암릉의 시원함과 진달래의 달콤함, 벚꽃의 낭만을 모두 누릴 수 있다. 능선을 맞댄 웅산(709m)이 덩치는 더 크지만, 산행의 재미는 장복산이 더 꽉 들어차 있다. 산행은
봉화산烽火山(920m)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산 이름이 봉화산이다. 5월 산행지로 추천하는 봉화산은 남원과 장수 경계에 있는 백두대간 주능선의 봉화산이다. 전북 남원시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이 산은 5월이면 철쭉 능선이 된다. 매년 5월이면 대간꾼들과 철쭉을 즐기려는 등산 동호인들에게 인기를 끌지만, 바래봉이나 황매산에 비하면 쾌적한 수준이다. 철쭉 명산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는 아니지만, 능선을 온통 뒤덮은 철쭉과 진정한 철쭉산행의 진수인 철쭉 터널을 걷는 즐거움은 바래봉과 황매산보다 더 낫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팔봉산八峰山(328m)날카로운 바위 봉우리들이 줄지어 능선을 이룬 전형적인 암릉 산행지다. 나지막한 산이지만 주능선의 바위로만 이뤄진 급경사와 절벽을 오르내리다 보면 만만치 않은 산세에 놀라게 된다. 또한 바위 전망대에서 굽이쳐 흐르는 홍천강을 조망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강원도 홍천의 해발 327m 작은 산이지만 줄곧 암봉을 넘어야 하기에 제법 힘들고 시간도 적지 않게 걸린다. 2봉과 3봉, 5봉과 6봉, 7봉과 8봉 사이에 하산로가 있어 체력이나 시간에 따라 산행거리를 선택할 수 있다. 하산길은 정비가 잘돼 있어 어렵지 않
백덕산白德山(1,349m)강원도 평창군 방림면과 횡성군 안흥면, 영월군 수주면의 경계에 있는 이 산은 주변에 시야를 가릴 만한 높은 산이 거의 없어 강원 내륙 산군 조망이 실로 장쾌하다. 산행은 북쪽 평창군 방면과 남쪽 영월군 방면 어느 곳에서 시작해도 무방한데 영월군 방면에서는 적멸보궁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 가운데 한 곳인 법흥사를 기점으로 한다. 약 2시간이면 정상에 설 수 있다. 겨울에는 문재門峙(830m)를 출발점으로 한다. 문재에서 당재~작은당재를 경유해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는 주로 능선을 타고 진행하는데 산행
1 백운산白雲山(903m)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에 있는 백운산은 박달봉과 강원도와 경계를 이루는 광덕산 등의 크고 작은 연봉들이 어우러져 있다. 백운산은 특히 백운계곡으로 유명하다. 백운계곡은 광덕산과 백운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이 모여 이룬 골짜기다. 이곳에는 신라시대 창건했다는 흥룡사가 있으며, 흥룡사 뒤쪽에는 약 1km의 선유담 비경이 펼쳐져 있다. 계곡 길이가 10km로 연못과 기암괴석이 한데 어울려 절묘한 아름다움을 빚어내고 있다. 광암정, 학소대, 금병암, 옥류대, 취선대, 금광폭포 등의 명소
1 연인산 戀人山(1068m)원래 이름은 우목봉(월출봉)이었다. 1999년 가평군이 연인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개명을 잘해서 출세한 대표적인 산이다. 등산코스는 주능선 동쪽 백둔리와 승안리, 서쪽 상판리와 마일리에서 오르내리는 코스가 있다. 이 가운데 동쪽의 백둔리에서 소망능선과 장수능선, 승안리에서 용추계곡과 이어지는 청풍능선과 연인능선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인기 있다. 연인산 주능선 동쪽의 백둔리에서 시작해 소망능선으로 올라 장수능선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가장 많이 찾는다. 백둔리주차장이 넓고 무료인데다, 정상까지 3
1 중미산 (834m)중미산은 서너치고개를 사이에 두고 유명산과 마주보고 있다. 북쪽 통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경계로 서쪽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명달리, 동쪽은 가평군 설악면 가정리~방일리~천안리이다. 중미산 서릉 남쪽 자연휴양림 일원은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에 속한다.맑은 날에는 40km가 넘는 가시거리로 막힘없는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서쪽 명달리는 중미산에서 발원한 삼각골과 명달천이 긴 협곡을 이룬다. 이 삼각골~명달리계곡과 북쪽과 동쪽을 에워싸고 있는 아름다운 벽계천 풍광이 중미산, 삼태봉, 통방산 산세를 더욱 돋보이게 해
1 대야산 (931m)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에 걸쳐 있다. 웅장하면서도 단단한 산세에 선유동, 용추골, 피아골 등 빼어난 경치를 간직한 골짜기까지 두루두루 갖춘 볼거리 풍부한 명산이다. 걸음에 자신 있다면 근처 둔덕산과 조항산 등까지 욕심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용추계곡의 용추폭포를 기점으로 월영대에서 피아골이나 밀재로 방향을 잡은 후 정상까지 갔다가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게 무난하다. 원점회귀 코스가 10km 정도로 비교적 짧고 산세도 크지 않기 때문에 별 것 아니라고 얕잡아보다가는 큰코다친다. 생각보다 험해 시간이 꽤 걸리기
‘남해의 금강산’ 달마산달마산達摩山의 높이는 489m밖에 되지 않지만 ‘남해의 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볼거리가 넘친다. 특히 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서해 낙조는 남도 제1경으로 알려져 있다. 달마산 능선은 들쭉날쭉한 기암괴석이 솟구쳐 있어 여느 큰 암릉 못지않다. 달마산 산행은 미황사 기점 코스가 기본이다. 미황사로 들어서기 전 오른쪽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잠시 길을 따르면 ‘작은 금샘 0.8㎞, 미황사 0.2㎞’ 안내판이 나타난다. 여기서 숲길을 따라 20분쯤 더 가면 바위가 나타난다.고정로프를 붙잡고 오르거나 데크계단을
4월 ‘땅끝’ 해남은 봄빛이 잦아들고 있었다. 며칠이나 고르고 고른 ‘날씨 좋은 날’에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하지만 미세먼지의 위력은 대단했다. 바람을 따라 한반도로 흘러들어온 먼지는 남해바다를 뿌옇게 뒤덮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렇겠지, 작은 희망을 가지고 두륜산 주차장으로 향한다. 고즈넉한 북미륵암엔 국보가 있다 이번 두륜산頭輪山(703m) 산행은 매표소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대흥사까지 가는 동안 ‘땅끝천년숲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그 자체로 훌륭한 트레킹 코스이기 때문이다. 좌측은 차가 다니는 도로, 우측은 금당천을
인도 파사국의 왕자였던 ‘달마達摩’는 중국으로 건너가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수련을 한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 이를 계기로 달마대사는 이전의 경전 중심의 교종 불교를 탈피해 좌선 중심의 선종禪宗을 창시했다. 선종은 글씨나 불경을 잘 모르더라도 참선을 통해 수행하고 선행을 쌓으면 누구나 부처의 가르침을 깨달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체계적인 불경 공부로 깨달음을 구할 수 있다는 교종이 득세하던 중국에서 선종을 주창한 달마는 배척당했고, 결국 여섯 번이나 독을 맞아 죽임을 당한다. 하지만 달마는 죽은 것이 아니었다. 다만 이 세계와
경주 보문호&남산천년고도 경주의 벚꽃 명소로는 보문호를 꼽을 수 있다. 이곳은 경주월드와 경주타워, 보문관광단지 등이 몰려 있어 가족과 연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불국사 입구, 김유신 장군묘가 있는 흥무공원, 첨성대와 반월성 주변 도로에서도 벚꽃을 즐길 수 있다.경주 남산南山(494.6m)은 100여 곳의 절터, 80여 구의 석불, 60여 기의 석탑이 산재해 있어 흔히 ‘노천박물관’이라 부르기도 한다. 남산은 사방에 산행들머리가 있다. 그중 북쪽 끝자락인 상서장上書莊(최치원이 살던 집)에서 해목령·금오정을 거쳐 금오봉~이영재~백운
미인박명은 벚꽃을 두고 말하는 것인지 모른다. 도가 지나치게 아름다워, 비나 바람이 시기하여 그토록 빨리 지는 것인지 모른다. 벚꽃의 백미는 낙화다. 이토록 격조 있는 황홀한 몰락은 어떤 미인도 흉내 낼 수 없는 경지의 미학이다. 봄꽃 구경의 첫 손가락에 벚꽃을 꼽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행여 경남 거창을 찾았다면, 마음 단속을 단단히 해야 한다. 곳곳에 화사하게 핀 절세미인의 유혹에, 외통수 연애에 빠져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우두산 산행은 벚꽃으로 마무리해야 해피엔딩이다. 거창엔 벚나무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덕천서원을 추천할
내색하지 않았으나 두려웠다. 밖에서 괴한들이 텐트를 에워싸고 미친 듯이 흔들고 있었다. 야수의 포효 같은 굉음이 텐트를 두드리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통째로 흔들리고 있었다. 어디서 온 사람들이냐고, 무슨 악감정 있어 이런 장난을 치냐고 물어보고 싶었으나 문을 열고 나가지 않았다. 폴대가 취약한 거실형 텐트(쉘터)와 엄청난 바람이 만든 착각임을 알고 있었으나, 이상한 상상을 자아낼 만한 굉음이었다. 새벽 3시, 기어코 바람은 등산스틱으로 세운 기둥을 무너뜨리고 압도적인 소리로 승리의 포효를 내질렀다. 기둥을 다시 세우며 흉포한
노고단&구례 화엄사 홍매화봄이 되면 사진가들은 장비를 챙겨 구례 화엄사 각황전 처마 밑으로 몰려든다. 1703년 각황전과 원통전을 중건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계파 스님이 심은 홍매화를 렌즈에 담기 위해서다. 화엄사 홍매화는 겹꽃인 일반 홍매화와 달리 홑꽃으로 꽃잎이 다섯 장이다. 다른 홍매화보다 꽃 색깔이 검붉어서 흑매화라고 부르기도 한다.화엄사에서 화엄계곡을 따라 노고단을 오르는 코스는 지리산의 대표적인 등산로다. 울창한 원시림을 걷는 좋은 계곡길이지만, 훤칠한 조망을 기대하기 어렵고 줄곧 오르막이라 조금 더 쉬운 산행을 원하는
매화가 없다는 걸 알면서 매화마을로 갔다. 허리 굽은 노인들이 검은 뼈대만 남아 무언가 골똘히 추억하고 있었다. 고집스럽게 한 가지로만 기억을 밀어내고 있었다. 기괴한 열망으로 뻗어낸 가지는 아름답지 않았다.매실을 얻기 좋도록 만들어진 낮고 멀리 뻗은 가지들, 앙상한 관념으로 온 산이 덮여 있었다. 겨울바람이 세차게 불어 댈 때마다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침묵의 숙명을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듯 무언가 털어놓고 싶은 걸 안으로 꾸역꾸역 삼키고 있었다.매화 없는 쫓비산은 작은 야산 느낌이다. 멀리 남도까지 와서 경치 없는 육산만
1 쫓비산 (537m)전남 광양의 진산 백운산에서 매봉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쫓비산을 만난다. 매봉능선에서 쫓비산을 찾아가는 길은 왼쪽으로 멀리 지리산이 보이고, 바로 밑에는 섬진강이 굽이쳐 흐르는가 하면 오른쪽에는 백운산에서 억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보이는 멋진 길이다. 산 봉우리가 뾰족(쫓빗)하다는 데서 유래한 이 산은 광양 매화마을을 품고 있다. 평소에는 찾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매화 흐드러지는 삼월이면 전국의 여느 명산 못지않게 붐빈다. 섬진강이 경상남도 하동과 전라남도 광양의 경계를 이루는 이 일대 마을에는 매화나무 10
이 답답하고 갑갑한 마음을 어디서 풀까? 마음 놓고 훌훌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가 쉽게 멈출 것 같지도 않다. 특히 외국은 갈 수 없다. 잘못하다간 한 달간 자가격리될 수 있다. 외국 도착 즉시 2주, 한국 귀국 즉시 2주 격리되면 한 달을 오롯이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갈 수 있는 곳은 국내뿐이다. 가급적 남들이 가지 않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지역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70%가량을 차지하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코로나의 특수상황보다는 일반적으로 많이 찾는
호남의 5대 명산 장흥 천관산天冠山(723m)이다.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이 함께 포함된다. 호남 5대 명산 유래는 조선 성종 때 문인 성임成任(1421-1484)이 내장산을 방문하고 남긴 기록 에 의해서다. 정혜루는 내장산 내장사 앞에 있는 누각 이름이다. 여기에 ‘남원 지리산,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 부안 능가산(변산)이 있다. 정읍 내장산도 그중의 하나다’라고 나온다. 이를 에서 그대로 인용하면서 호남의 5대 명산이라 불리게 됐다. 따라서 천관산은 조선 이전부터 족보를 가진 명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