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후퍼 3피크 챌린지 현장 '19분 남기고 성공'

입력 2021.06.02 10:12

한라·지리·설악산 정상을 24시간 내 오르는 데 도전 화제
“이렇게 등산로 잘 정비된 나라, 한국 말고 또 있을까”
화제-3 Peaks Chall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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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피크 챌린지의 마지막 정상,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는 제임스 후퍼(우측에서 두 번째)와 챌린지 팀원들.

“조나단 걱정이 컸어요. 도전 2주를 남겨놓고 다리를 다쳤거든요. 조나단 집이 서울인데 직장이 화성이라 아침 6시에 통근 버스를 타거든요. 아마 훈련 시간도 부족했을 거예요. 진통제 먹고 도전에 나섰어요.”

제임스 후퍼를 비롯한 외국인 4인방이 ‘3피크 챌린지Peaks Challenge’에 도전했다.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의 제안으로 MBC에브리원 채널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에 출연한 적 있는 주한 외국인들이 한라산·지리산·설악산 정상을 24시간 안에 오르는 극한 산행에 도전했다. 산과 산 사이는 비행기와 자동차로 이동하되 산 입구부터 정상까지 트레일러닝으로 올랐다 내려오는 도전이다.

도전은 실패 확률이 더 높은 것처럼 보였다. 제임스를 제외한 3명은 등산 초보자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KT위즈에서 선수 생활을 한 더스틴 니퍼트Dustin Nippert(41), 삼성전자에서 일하고 있으며 6·25 참전용사의 후손인 미국인 조나단 프로우트Jonathan Prout(35), 주한 미군인 데이비드 로우David Rowe(28)는 등산 경험이 없었다. 몇 주 동안 훈련을 했으나 직장과 생업의 틀 속에서 비는 시간을 이용해야 했고, 어린 자녀를 둔 가장들이라 주말 통째로 훈련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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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산행할 때의 챌린지 팀원들. 왼쪽부터 니퍼트, 데이비드, 조나단, 제임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을 연결해 산행하는 ‘불수도북’ 훈련에서 조나단이 다리를 다쳐 4명 전원 성공은 물 건너 간 듯 보였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로 바뀌었다. 이들은 팀의 성공을 막는 장애가 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했으며,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되었다.

도전팀의 대장격인 제임스는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으며, 미국 MIT 공대를 나와 삼성맨으로 일하고 있는 조나단은 가장 체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 받는 와중에 부상까지 입어 최악의 상황에서 도전하게 되었다.

이때 니퍼트의 관록 넘치는 에이스 투수다운 면모가 드러났다. 맏형격인 니퍼트는 가장 적극적으로 도전에 임했고 “우리는 한 팀”이라며 “무조건 함께 간다. 한 명의 낙오도 있을 수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반면 대장인 제임스는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해 “정 안 되면 가능한 사람만이라도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냉철한 태도를 유지했다.

 4월 2일 새벽 성판악을 출발한 이들은 2시간 30분 만에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 도착했다. 트레일러닝처럼 등산로를 뛰어 오르는 훈련도 했지만, 다리를 다친 조나단이 걱정되어 빠른 걸음으로 산행을 했다. 목표했던 오전 8시 이전에 정상에 올라 인증사진을 찍은 이들은 8시 정각에 하산을 시작했고, 어렵지 않게 관음사로 내려섰다. 이후 스쿠터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에서 식사를 한 이들은 오후 2시에 항공편을 이용해 여수공항에 도착했다.

다시 차량 지원을 받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탐방안내소에 다다른 이들은 오후 4시 40분 지리산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 내내 완만한 산길이 이어지는 한라산과 달리 코가 닿을 듯한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는 중산리 코스는 가장 큰 고비였다. 특히 가파른 돌길은 다리 부상이 있는 조나단에게 치명적이었다.

지리산의 가파른 돌길을 무척 힘들어한 조나단은 몇 번 포기할 뻔한 위기가 있었으나 니퍼트가 그를 포기하지 않고 다독였다. 니퍼트는 끊임없이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고, 결국 조나단은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가 무사히 하산을 마쳤다. 지리산을 올라갈 때 2시간 20분이 걸렸으나, 보통 시간이 단축되기 마련인 하산에 다리 통증으로 2시간 40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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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챌린지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한 대장 제임스 후퍼(35).

숨은 공헌자는 이탈리아 출신의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였다. 그는 지리산에서 설악산 오색까지 운전해 그들이 안전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꼬박 밤을 새워 운전해 4시 45분 설악산 입구에 도착했다.

새벽 5시 오색 코스로 설악산 산행을 시작했다. 팀원들은 남은 힘을 짜내어 가파른 오색 코스를 올랐다. 결국 이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4월 3일 오전 7시 41분 대청봉 정상에 도착했다. 23시간 41분의 기록으로 도전에 성공했다.

대청봉 정상 표지석 앞에 선 이들은 태극기를 꺼내 들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국내 최초의 3피크 챌린지 성공을 자축했다. 이후 기다렸다는 듯 설악산에는 비가 내렸고 외국인 도전자 4인방은 오색으로 하산해 꼬박 하루가 걸린 길었던 산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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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으로 팀원들을 적극적으로 독려한 더스틴 니퍼트(41). 한국 프로야구의 초특급 외국인 투수였다.

도전자 4인 인터뷰

Q 훈련과 달리 실전에서 어려웠던 부분은?

제임스  이 도전의 정말 힘든 부분은 육체적 노력과 수면 부족의 결합이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3개 산 산행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중 2개 산을 탈진상태에서 산행해야 한다. 시간에 쫓기며 산을 옮겨가야 하기에, 긴장을 풀 시간이 없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도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적인 준비가 무척 중요하다. 만약 월간〈山〉 독자분들이 도전한다면 단순히 다리를 튼튼하게 하는 걸 넘어 하루 30㎞ 산행이나 10~12시간 산행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실전에서 초조했던 것은 방송 촬영 때문이었다. 기록에 도전하는 과정을 방송으로 촬영해야 했기에 의도치 않게 시간이 지체될 땐 초조했다.  

니퍼트  가장 도전적이었던 부분은 멘탈이었다. 아프고, 피곤하고, 배고프고, 불편할 것을 알고 있었고, 나는 괜찮았다. 다만 우리 팀원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말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었다. 오히려 도전으로부터 내 마음을 멀어지게 하려고 노력했다. 작은 목표나 다른 것을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Q 도전을 어떻게 준비했나?

제임스  도전하기 6주 전에 훈련을 시작했다. 일반인도 3개월 정도만 잘 준비하면 충분할 것 같다. 일주일에 3회 5km 조깅을 하고 주말에는 산행을 했다. 몇 주 후부터 조깅을 트레일러닝으로 바꿨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노고산이나 원효봉을 달리면서 빠르게 고도를 높이는 연습을 했다. 도전 2주 전, 비 오는 토요일에 ‘불수도북’ 도전을 했으나 한 명이 부상을 당해 완주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경험은 도전을 위한 훌륭한 마음의 준비였고, 우리의 준비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니퍼트  한 달 전부터 내 스케줄이 허락하는 만큼 훈련했다. 역기, 줄넘기, 달리기, 등산, 언덕 달리기, 계단 뛰어오르기였다. 가능한 한 많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고 싶었다. 우리가 도전하는 동안은 멈출 수 없을 것이라는 걸 알았고, 내 몸이 도전 중 차량 이동 과정에서 회복될 수 있기를 바랐다. 

조나단  4주간 준비했다. 주중에는 다음날 출근 때문에 집이나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산에서 트레이닝을 했다. 그러다가 원래 안 좋은 한쪽 발목에 심한 염증이 생겨서 걷는 것조차 불편하게 되어서 병원을 다니면서 퇴근 후 매일 물리치료를 받았다. 식사도 건강식(단백질) 위주로 잘 챙겨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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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인 데이비드 로우(28). 유일한 20대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Q 4명의 팀워크는 어땠나?

제임스  팀워크는 좋았다. 다들 개성이 뚜렷하고 성격이 달랐으나, 각자 팀에 색다른 기여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두 가지 기본 규칙을 세웠다. 열심히 훈련하고 잘 준비하겠다는 약속, 어려움이나 상처에 대해 서로 솔직해지겠다는 약속이었다. 서로 지지하고 돌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었다. 우리는 서로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헌신했다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팀원들이 경련과 다리 통증으로 고통 받고 느려지기 시작할 때, 모두가 기꺼이 천천히 오르는 위험한 전략(한정된 도전 시간을 초과할 수도 있는)에 수긍했다.

니퍼트  잘 맞는 것 같다. 우리는 도전에 앞서 함께 등산을 하며 서로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성공에 있어 모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는 이 팀의 일원이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우리는 성취했고,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

조나단  너무 좋았다. 제임스 후퍼는 경험에서 우러러 나오는 실전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었고, 더스틴은 맏형으로서 동기를 부여해 주며 힘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데이비드는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 또한 데이비드가 준 여분의 에너지 드링크 덕을 크게 보았다.

데이비드  팀워크만이 이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우리는 도전을 완수하기 위해 서로를 지지하고 밀어줘야 했고, 서로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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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공대를 나와 삼성맨으로 일하고 있는 조나단 프로우트(35).

Q 어떤 순간 가장 고생스러웠나?

니퍼트  잠을 잘 시간도 없었고, 에너지 높은 건강식품을 먹을 시간도 없었다. 나는 작은 에너지 젤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그런 효율적은 식품들은 내게 맞지 않았다. 먹으면 속이 불편했다. 이것들을 해결할 다른 대안이 없었다.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서, 최대한 열심히 그리고 많이 훈련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Q 3개 산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산은?

제임스  지리산이다. 과정 중간의 산으로, 그것은 도전의 핵심을 상징한다. 가장 시간에 쫓기는 흐름에 지리산이 있다. 아프고 피곤하지만, 정상까지 최단 거리인 중산리 코스는 정말 사정없이 가팔랐다. 조금이라도 다리가 꼬이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기에 계속 집중해야 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한국에서 산행한 가장 멋진 코스 중 하나였다.

니퍼트  설악산이 제일 어려웠다. 마지막 산이었고 그 무렵 우리는 피곤하고, 배고팠다. 고통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었다. 오히려 어두울 때 설악산 산행을 시작한 것이 기뻤다. 얼마나 가파른지 볼 수 없었으니 말이다. 3개 산 중 어디라도 마지막 순서였다면 어려웠을 것 같다.

조나단  지리산이다. 챌린지 시간 가운데 절반 정도가 지리산이었다. 하산할 때 깜깜한 밤이었고 바위로 이루어진 길이라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데이비드  설악산이 가장 힘들었다. 왜냐하면 자동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차 안은 좁았고 다리를 펴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근육이 피로했다. 설악산 산행을 할 때도 정신력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

Q 도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제임스  기억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순간도 선택하기 어렵다. 다만 한라산과 지리산 정상이 확연히 기억에 남아 있다. 두 산의 정상은 구름에 가려 시야가 좋지 않았고, 바람은 강했으며 비가 내렸다. 악천후는 얼굴을 때릴 정도라 땀에 젖은 몸이 빠르게 식고 있었다. 저체온증에 걸리지 않기 위해 최대한 빨리 사진을 찍고 내려와야 했다. 그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힘들게 올라왔는데 정상의 놀라운 풍경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불행하게 느껴졌다!

니퍼트  설악산 정상에 오르기 직전이었다. 나와 데이비드가 조금 뒤처져 있어서 약간 사이가 멀어졌다. 그러나 제임스와 조나단이 정상에 올라가기 직전에 우리를 기다렸다. 마지막 힘을 모아 우리가 함께 목표를 달성해서 기쁘다.

조나단  챌린지 시작하는 날 아침 8시였다. 4주간 준비한 챌린지를 마침내 시작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코스였던 설악산 정상이 나타났을 때도 기억에 남는다. 홀가분하면서 벅찬 감동을 느꼈다.

데이비드  팀 동료들과 너무 많은 추억을 만들었기에 한순간을 고르는 것이 너무 힘들다. 굳이 하나를 고르자면 설악산의 정상에 함께 도달했던 순간이다. 우리가 도전했던 모든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것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정말 특별했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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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 정상에 선 챌린지 팀원들. 악천후라 경치를 볼 수는 없었다.

Q 비행기와 차량 이동 중 충분히 회복했나?

니퍼트  도전하는 동안 누구도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3대 산 바캉스를 온 것이 아니다. 도전이었기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가능한 한 충분히 쉬고 자려고 노력했지만 충분치 않았다.

Q 산행 중 고통스러울 때 어떤 생각을 하며 이겨냈나?

제임스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 제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힘든 일이 있어도 마음 상태를 유지하며 차분하게 계속할 수 있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다리가 아팠고 몸이 누워 자는 것만 바라는 상황에서, ‘24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성공할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니퍼트  내 가족에 대해 생각했고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상상했다. 내 농장이 있는 미국에서 사냥을 하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도전의 일원이 된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신체적으로 이런 도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점을 생각해 보고 내가 할 수 있는 행운과 축복이 얼마나 큰지 깨달았다.

조나단  같이 도전한 나머지 세 사람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혼자 도전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데이비드  내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생각해 보곤 했다. 도전하는 동안 신의 창조물을 보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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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에 오른 챌린지 팀원들. 가파른 돌길이라 도전의 고비였다.

Q 설악산 정상에 올랐을 때 느낌이 어땠나?

제임스  성공했다는 안도감이 컸고, 악천후에 잠도 부족했지만 다 함께 팀으로 도전을 완수했다는 자부심이 뒤따랐다. 마음속에선 엄청난 몸부림이 있었다. 스스로를 의심하며 감정의 폭풍을 겪으며 밀고 나아갔다. 과제를 충족시키는 동료들을 보면서 특별한 만족감을 느꼈다. 모험 초보자들이 훈련과 헌신을 통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팀으로서 증명해 낸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자면, 대청봉은 우리가 제대로 경치를 본 첫 번째 정상이었다. 그것은 도전 끝에서 얻은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상이었다.

니퍼트  우리 모두 고통을 이겨내고 제 시간에 도전을 끝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다. 사실 우리의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정상에 오르기 위한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차단하고 밀고 나갔다. 또한 마침내 맛있는 것을 먹고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안심했다. 배고픔과 수면 부족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척 피곤한 것이었다.

조나단  다리가 안 좋아서 정말 성공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성공해서 너무나 안도했다. 그리고 ‘4주간 열심히 준비한 도전이 드디어 잘 끝났구나’하는 생각에 홀가분했다.

데이비드  안심이 되었다. 나의 모든 힘든 노력이 결실을 맺고 내 기도에 신께서 응답해 준 것처럼 느껴졌다. 도전하는 동안 주님께서 우리 모두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켜 주시고 즐겁게 지내며 추억을 쌓아가길 기도했다. 나는 이 도전을 꼭 다시 해볼 것이다. 다만 다음에는 ‘피크 투 피크’가 아닌 ‘베이스 투 베이스’를 시도할 것 같다.

Q 3피크 챌린지에 성공한 최초의 직장인이자 삼성맨이다. 직장동료들이 뭐라고 하던가?

조나단  직장 동료들이 많이 놀라워했다. 그리고 내 다리를 많이 걱정해 주었다. 내 몸을 먼저 걱정해 주는 모습에 감동했다.

Q 앞으로 한국 산을 등산할 생각이 있나?

니퍼트  등산을 위한 장비가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 내 사이즈(키 203㎝)가 없다. 다른 멤버들이 가지고 있던 조끼가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내겐 너무 작아서 사용할 수 없었다. 한국 아웃도어 회사들이 내 사이즈도 만들면 좋겠다. 나는 야외활동을 좋아하고, 특히 산행, 러닝을 좋아한다. 아웃도어 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좋아하고 호기심도 많지만 나에게 맞는 사이즈는  찾을 수 없다.

Q 도전이 끝나고 몸은 충분히 회복되었나?

제임스  도전을 마치고 나서 일주일 내내 놀랄 만큼 기분이 좋았다. 다리에 통증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잘 회복되었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다. 토요일에 도전을 마치고 월요일에 출근해서 몸이 몹시 피곤하고 아팠는데, “이번 주말에 뭐했니?”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정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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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안에 설악산 대청봉에 오르며 챌린지에 성공한 주한 외국인 4인방. 태극기를 꺼내 인증 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제임스 후퍼, 데이비드 로우, 더스틴 니퍼트, 조나단 프로우트. 정상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쏟아졌다.

Q 한국의 산을 보면서 느낀 게 있다면?

제임스  한국 산은 놀랍다. 접근이 쉽고 보전도 잘되어 있어 특별하다. 이렇게 등산로가 잘 정비된 나라가 지구상에 또 있을까 싶다. 특히 그 가파른 오르막 산꼭대기에 계단이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낀다. 또 산 중간쯤에서 종종 마주치는 화려한 사찰에 들면 경외심을 느끼게 된다. 아름다운 산과 훌륭한 등산 인프라 덕분에 ‘3피크 챌린지’는 영국에서 시작되었지만 한국과 상당히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놀라운 풍경 속에서 우리가 모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조나단  한국의 산과 시골이 너무나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계단이 아니라 바윗길이라 위험한 부분이 있었지만 말이다.

데이비드  산들이 아름답다. 한국은 산이 많고 산마다 다르다는 것이 놀랍다. 나는 더 많은 산을 보고 싶다. 한국에서 계속 도전할 수 있게 되어 흥분된다.

Q 한국 등산 동호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임스  한국의 산에 갈 때마다, 친근하고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모든 연령에 걸쳐 다양한 사람들이 상당히 도전적인 등산을 하는 것을 보면서 뭔가 겸손해졌다. 내 고향 영국보다 한국의 훨씬 많은 국토 비율이 산악지대이기에 그런 것 같다. 한국의 등산가들이 ‘3피크 챌린지’ 같은 모험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산을 즐기고, 도전하고,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고, 우정을 다지는 것을 원한다면, 한국의 3대 봉우리 도전을 시도해 보라고 적극 추천한다. 여러분이 3피크 챌린지를 마친 후에 아픈 다리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지만, 마음은 무척 자랑스러울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일반인들이 ‘3피크 챌린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형해 도전하기를 바란다. 도전자들이 완주하면 기록을 등록할 수 있도록 인터넷 사이트(www.k3p.kr)를 만들었다. 완주한 사람만 구입할 수 있는 티셔츠를 만들 생각인데, 여기서 얻은 수익금을 기부할 계획이다. 잘 될지 모르겠지만, 모험을 통해 긍정의 힘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본 기사는 월간산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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