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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서울 남부 명산 | 관악산·삼성산 산행 가이드] 생각보다 까칠하지만 큰 재미 가득한 서울 남부 대표 명산

월간산
  • 입력 2017.03.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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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대에서 셀카 찍고, 삼막사에서 기운 받고, 안양예술공원에서 뒤풀이

삼성산 돌산능선에서 본 관악산. 서울대학교가 넓게 자리 잡고 있다.
삼성산 돌산능선에서 본 관악산. 서울대학교가 넓게 자리 잡고 있다.
관악산·삼성산은 코스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다. 도시의 산이라고 만만히 볼 수 없는 것은, 바위산이라 산세가 험하고, 국립공원이 아니라서 안전시설물이 없는 바윗길이 많고,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길찾기가 까다롭다.

관악산은 서울, 과천, 안양에 걸쳐 다양한 등산 코스가 나 있다. 그중 가장 인기 높은 코스는 서울대에서 출발하는 산길들이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와 버스나 택시 등을 타면 서울대 등산로 입구까지 갈 수 있다. 서울대 기점 코스들은 비교적 거리가 짧고 길도 잘 나 있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서울대학교 상부에서 연주대로 이어진 코스도 인기 있다. 낙성대역 4번 출구에서 50m 직진해 좌회전하면 관악2번 마을버스 정류소가 보인다. 마을버스를 타고 서울대 제1공학관에서 하차해, 1공학관 건물 뒤의 산길을 따르면 자운암능선으로 곧장 이어진다. 자운암능선은 스릴 넘치는 암릉 길이며, 안전시설이 잘 설치돼 있지 않으므로 암릉산행에 자신이 없다면 다른 길을 택해야 한다. 1공학관에서 버스로 조금 더 올라 건설환경종합연구소(대형구조실험동)에서 하차하면 자운암능선 옆의 계곡을 따라 수월하게 연주암까지 오를 수 있다.

사당역에서 시작되는 사당능선은 관음사가 들머리이며 연주대까지 5.5km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긴 암릉 산행 코스다. 다만 관악산의 시원한 산세를 계속 보며 오를 수 있어 전망은 관악산 코스 중에서 으뜸으로 꼽힌다.

연주대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하산 코스는 과천향교로 내려서는 길이다. 자하동천을 따르는 계곡길로 1시간 정도면 하산을 마칠 수 있어 간편하다. 서울대 쪽으로의 하산은 학바위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코스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암릉산행을 즐기는 이들은 육봉능선과 팔봉능선을 코스로 잡는다. 육봉능선은 과천에서 주릉으로 이어진 암릉 줄기로 관악산에서 가장 험한 바윗길이다. 로프와 안전벨트 같은 기본 등반장비 없이 리지를 타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망사고 다발 구간인 만큼 안전등반장비를 필히 준비해야 한다. 팔봉능선 역시 사고 다발구역이지만, 바위 사이에 우회길이 있어 워킹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관악산에서 주릉을 타고 계속 남쪽으로 나아가면 안양종합운동장과 관양고교로 이어지는 관양능선을 타게 된다. 관양능선 방면은 능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길이 복잡하면서 희미하고 이정표가 적어 길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관양계곡’ 이정표를 따라가면 안양 서울대수목원으로 연결된다.

삼성산의 대표적인 기점은 서울대와 안양예술공원이다. 서울대 정문 옆의 관악산공원 입구에서 우측으로 들어 돌산능선을 따르면 일찌감치 바위산의 열린 경치를 볼 수 있다. 관악산공원의 큰 길을 따라 계속 오르면 제2광장을 거쳐 장군봉능선으로 연결된다.

안양예술공원 방면도 인기 있는 기점이다. 다만 계곡 상류에 서울대수목원이 있는데, 원래 후문이 잠겨 있어 무너미고개 방면에서 길을 잘못 들어 하산하던 이들이 길이 막혀 낭패를 보던 악명 높은 곳이었다. 2014년부터 안양시에서 서울대와 협의해 오전 9시 반부터 하절기는 오후 6시까지, 동절기는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15분 간격으로 인솔자의 안내를 받아 안양예술공원 방면의 정문까지 이동하게 된다.

석수능선은 석수역에서 가까워 교통이 편리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대부분 편안한 숲길이라 호암산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삼성산 정상에서 안양예술공원으로 연결되는 학우봉능선 역시 암봉이 많지만 우회로가 있고 계단과 고정로프가 있어 어렵지 않은 암릉산행 코스다.

1 관악산 정상 아래의 연주암. 효령대군과 의상대사가 수행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2 안양예술공원 아라주꾸미식당의 불주꾸미. 3 서울대 수목원 입구의 잣나무쉼터. 4 프랑스 순교 신부 세 명이 묻힌 삼성산 천주교 성지.
1 관악산 정상 아래의 연주암. 효령대군과 의상대사가 수행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2 안양예술공원 아라주꾸미식당의 불주꾸미. 3 서울대 수목원 입구의 잣나무쉼터. 4 프랑스 순교 신부 세 명이 묻힌 삼성산 천주교 성지.

 명소·명찰

시대를 풍미한 고승들의 사찰 삼막사

관악산과 삼성산 산행 후 뒤풀이를 즐기던 곳이 안양유원지였다. 2005년부터 안양시에서 예술공원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해 이제는 ‘안양예술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국내외 52명 작가들의 설치예술작품이 계곡과 산 곳곳에 설치된 야외전시장이다.

삼성산 정상 부근의 삼막사는 산 이름의 근원이 된 유서 깊은 절이다. 신라 문무왕 17년 원효·의상·윤필이 이곳에서 막을 치고 수도해 도가 무르익었다고 한다. 이후 도선국사·지공화상·나옹선사·무학대사·서산대사·사명대사 등 신라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 이름 높은 선사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고 전한다.

산신각 옆에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석굴이 있고, 원효대사가 심었다는 느티나무가 천년 거목이 되어 가지마다 세월의 무게를 달고 있다. 또 칠성각에는 신비로운 미소를 띤 삼존불이 있고, 민간신앙의 터전이었던 남녀근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관악산의 불기운과 삼성산의 호랑이 기운을 누르기 위해 세운 호압사 역시 유서 깊은 사찰이다. 호랑이 산세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자리에 절을 지은 그 상징성이 이채롭다. 또한 인근에 천주교 삼성산 성지와 휴식하기 좋은 잣나무쉼터가 있어, 산행이 아니더라도 산책하듯 머물기 좋은 곳이다.

연주대와 연주암으로 이어진 계단길에 ‘연주대 전망대’가 있다. 연주대 벼랑 끝에 단을 세워 지은 응진전의 화려한 풍광이 한눈에 드러나는 관악산의 명소다. 연주암에서는 12시 정오가 되면 점심 공양을 주는데 주말이면 등산객들이 길게 줄을 선다. 식사 후에는 직접 그릇을 닦아야 한다.

관악산·삼성산의 대표적인 기점인 서울대 정문 옆 관악산공원에는 얼핏 보면 식당이 없는 듯하다. 광장휴게소에도 식당이 있지만, 산꾼들이 즐겨 찾는 맛집은 주차장 옆 골목의 토담식당(02-888-7262)이다. 다양한 메뉴 가운데 누룽지백숙(4만5,000원), 생삼겹살, 추어탕(6,000원), 순두부(5,000원), 해장국(5,000원), 된장찌개(5,000)가 일품이다. 백숙의 경우 4시간 이상 푹 끓여 내어 놓기에 예약해야 가능하다.

안양예술공원은 안양유원지로 불리던 예전부터 등산객들의 뒤풀이장소로 이용된 식당이 즐비하다. 맛있는 찌개(031-473-3332)는 상호처럼 옛날식 생고기 김치찌개가 별미다. 세월의 흔적이 깃든 양푼에 김치와 돼지고기 생고기를 넣고 끓인 칼칼한 찌개국물이 식사와 안주로 제격이다.

이밖에 매콤한 주꾸미가 별미인 아라쭈꾸미(031-474-2472), 큰집추어탕(471-9894), 남씨네청국장손두부(471-0588), 원조보리밥(7,000원, 471-9252) 등의 식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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