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처칠Churchill은 ‘세계 북극곰의 수도’라 일컫는다. 처칠의 허드슨만Hudson Bay 지역에는 세계 북극곰의 약 50%인 1만2,0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지금 그 북극곰들이 지구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처칠은 캐나다 남부 위니펙Wininipeg에서 비행기나 철도로 들어와야 한다.북극곰은 허드슨만이 얼기 시작하는 10월 말부터 11월까지 물개사냥을 위해 바닷가로 나온다. 그 이동 루트의 길목에 있는 마을이 처칠이다.집집마다 대문을 열어두는 이유는굶주렸던 북극곰은 마을을 어슬렁거린다. 그래서 밤늦게 돌아다니는
세계사를 바꾼 생선이 있다. 바로 대구와 청어다. 먼저 대구가 으뜸이다. 대구를 염장해서 말리면 오랜 항해 기간 동안 식량자원이 되었다. 대구가 있었기에 장기간 배를 탈 수 있었다. 대구는 신대륙 발견에 큰 기여를 한 생선이다.대구와 더불어 세상을 바꾼 생선은 청어다. 청어는 중세 유럽인들에게 귀한 식량 자원이었다. 아직 농업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였기에 농산물 수확량은 기후에 따라 편차가 심했다. 그렇기에 전적으로 농작물을 식량자원으로서 의존할 수 없었다. 어업이 필수였다. 육류를 충분히 섭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생선은 필수
자전거 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일상의 터전을 벗어나 낯선 환경과 사람들 사이를 누빌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말은 주변의 간섭에서 벗어나 상대적 자유를 누린다는 의미이다. 지형, 음식, 문화가 다른 곳에서 철저하게 이방인으로 여행하다 보면 그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와 감정이 어느새 달콤한 사탕처럼 느껴진다. 고도를 천천히 올리며 변하는 풍광을 좇던 중 첫 번째 검문소에 도착했다. 현지 가이드가 아닌 외국인인 내가 허가서를 내밀자 경찰은 여권을 요구했다. 아마 일반 트레커인줄 알았던 모양이다. 밖에 세워놓은 자전거를 가리키면서 “자전거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는 곳에 도시가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도시’,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도시’ 등 극찬이 쏟아지는 도시이다. 흑인 인구가 전체의 80%가 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일하게 흑인보다 백인이 많은 곳이다. 세계 모든 대륙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1년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케이프타운은 165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아시아 무역의 전진기지로 사용하기 위해 건설한 도시이다. 유럽을 출발한 배들은 케이프타운에서 물자를 보충하고 장거리 항해의 피로도 회복하면
11월 11일 술 마신 스태프들 소란에 잠 설쳐지난밤 스태프들 몇 명이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웠다. 500m쯤 위쪽에 있는 메릭 티하우스(4,100m)에 다녀왔다고 한다. 술로 피로를 달래는 습관을 좀처럼 버리지 못한다. 운행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된다.새벽에 둘러보니 파노라마 뷰가 멋지다. 앞에 있는 돌산의 두 봉우리는 이름이 있다. 왼쪽은 ‘시바지’로 남자를, 오른쪽은 ‘파르빠띠’로 임신한 여인을 상징한다. 힌두교에서는 이곳을 신성시해 순례를 온다고 한다.랑마레 카르카(4,410m)를 향해 출발했다. 길은 좋으나 천천히 컨디션을
열대 야생 사이로 에메랄드 빛 한 줄기가 이어졌다. 난 그저 그걸 한 걸음씩 밟아 올랐다. 그러자 불현 듯 나타난 거대한 루앙 푸 투앗상이 준엄하게 압도해온다. 도대체 어디를 그토록 하염없이 바라보는지, 무엇을 보며 깨달음을 얻는지 사뭇 궁금해 그 옆에 서서 시선을 맞췄다. 그러자 눈이 시원해질 만큼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그 광경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는 바로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동안 왜 아무도 꼬란섬을 걸어서 즐기지 않았던 걸까?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섬태국 파타야의 꼬란Ko Lan섬은 어쩌면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섬
페이토호수Peyto Lake는 계절마다 호수의 색깔이 달라지는 물빛으로 유명한 오리발 모양의 호수이다. 칼드론산Mt.Caldron과 페더슨산Mt.Patherson 사이에 길쭉한 모양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주변에서 흘러내린 토사의 양과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의 양이 계절마다 다르기 때문에 여름에는 짙푸른 녹색을 띠다가 가을로 접어들면 에메랄드빛에서 푸른색으로 변한다. 1900년대 초에 캐나디안 로키지역의 가이드로 활약했던 페이토가 발견해 자신의 이름을 붙여서 페이토호수가 되었다.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 Parkway에서 가장 높
1607년 4월 영국 런던에서 출발한 3척의 배가 미국 버지니아주 남단 제임스강에 도착했다. 이것이 최초의 미국 이민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100여 년 만의 일이다. 처음 출발할 때는 144명이었지만 대서양을 건너는 도중 39명이 목숨을 잃었다.초기 이민자들은 강어귀에 정착촌을 짓고 그곳을 영국 국왕의 이름을 따서 ‘제임스 타운’ 이라 불렀다. 신대륙 정착은 쉽지 않았다.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렸고 2년 후에는 38명만 생존할 수 있었다. 포카혼타스와 존 롤프의 러브스토리도 이곳에서 시작되었다.1620년 9월엔 런던주
지금부터 털어놓을 이야기는 자전거에 30kg 넘는 짐을 싣고 안나푸르나 서킷Annapurna Circuit 386km를 여행한 기록이다. 네팔 포카라Pokhara에서 출발해 토롱라Thorong La를 넘어 다시 포카라로 돌아오는 루트이다. 출발 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져온 불면증이었다. 나는 무척 괴로웠으나 잘 참았다. 고통의 대가가 있다면 그걸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했다.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해 시내 관광 중심가인 타멜의 한 여관에서 하루를 묵었다. 여관 주인은 인도 사람이었는데, 여행자들을 많이 다뤄본
캠핑·아웃도어 마니아들에게 일본 도쿄는 한마디로 천국이다. 도심 곳곳에 아웃도어 매장이 냇가의 자갈처럼 널려 있다. 이러한 매장들은 조그마한 소형 편집숍에서 초대형 매장까지 규모도 각양각색이다. 매장마다 취급하는 브랜드와 장비도 독특한 개성을 뽐낸다. 일본은 해외 브랜드에 자국의 스타일을 입힌, 독특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노스페이스 퍼플 라벨이 대표적인데, 이것들은 일명 재팬 라인Japan Line이라 불리며, 해당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도쿄를 찾는 마니아들도 있다.도쿄에는 앤드원더And Wander, 난가Nanga와
11월 6일구글 맵도 이곳에선 믿을 수 없어분지형 캠프지라 조용해서 잠을 푹 잤다. 새벽 2시에 눈을 떴다. 나가보니 호기심을 보이던 소들은 모두 내려가고 없다. 몸은 찌뿌둥하고 뻐근하다. 손과 발에 부기도 느껴진다. 소변을 보고 나자 좀 나아졌다.이제부터는 오르막의 연속이다. 길 위에 소똥이 많아 발을 옮기기가 어렵다. 묵었던 캠프지에도 배설물이 많아 치우느라 곤욕을 치렀다. 땔감이 부족한 돌포나 무스탕 지역에서는 야크나 소의 배설물이 귀한 대접을 받는다.일일이 수거해서 잘 말린 다음에 취사나 난방 연료로 요긴하게 쓴다. 그러나
미국 애리조나주 경계를 넘어서 유타주의 9번 프리웨이 도로를 타고 자이언캐니언국립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깎아지른 절벽들 사이 협곡으로 들어오는 도로에서부터 놀라게 된다. 붉은색과 하얀색의 나바호 사암층이 페이스트리 빵처럼 겹겹이 쌓여서 바위를 형성하고 산을 이루고 있다. 나바호 사암층은 약 1억8,000만 년 전 중생대 쥐라기 시대에 형성되었는데 바다에서 모래가 쌓여 형성된 사암이 지반의 융기로 솟아오른 후 물과 바람에 침식되면서 현재 협곡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자이언캐니언은 19세기에 신앙의 박해를 피해 이주해 온 모르몬교도들이
나는 ‘자덕’이다. 자전거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는 사람을 속칭 자덕(자전거 덕후)이라고 한다. 겨울은 자전거를 탈 수 없으니 심히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자전거에도 겨울 농사가 있다. 이 겨울 농사를 잘 짓지 못하면 봄이 되어 더 괴롭다. 긴 겨울 지나고 봄에 안장에 앉으면 타이어가 바닥에 쩍쩍 달라붙은 듯 앞으로 나가지 않고, 다리가 무겁고 숨이 가빠 앞사람 따라가기가 힘들어진다. 몸에 이상이 있나? 의심하고 급기야는 자전거를 더 좋은 상급으로 바꿔야 하나 싶기도 해서 남편 몰래 최신 모델 검색에 들어가기도 한다. 결국 그 지경까
아마존강 상류 타바팅가에서 중간 기점 도시 마나우스까지는 자그마치 1,900km를 가야 한다. 이 길을 정기 여객선이 운항하는데 4박 5일이나 걸린다. 반대로 강을 거슬러 올라오면 6일이 소요된다. ‘빨리빨리’의 민족 입장에서는 영 마뜩찮은 교통수단이겠지만 아마존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 여객선이 매우 소중하고 중요하다. 모든 생필품이 바로 이 배로 운반되기 때문이다. 배는 일주일 중 화, 수, 금, 토요일에만 다닌다. 따라서 미리 배 시간을 잘 알아둬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타바팅가 브라질 해군부두에 붙어 있는 여객터미널에 가서 표
말로 듣던 대로 무지막지한 바람이 분다. 바람이 휘몰아치는 텐트 안에서 잠을 청하는 건 쉽지 않다. 해발 6,000m 높이인 캠프3에 있으면 생명이 갉아 먹히는 기분이다. 머리가 아프고, 숨이 차고, 속이 메스껍다. 그렇게 뒤척이고 있는데, 가이드가 깨우러 왔다. 벌써 출발 시간이 다가왔다. 부스럭 부스럭 정상 갈 채비를 마치고, 기다린 시간이 시작되었다. 정상 공격이다. 한 줄로 서서 가이드의 속도에 따라 한발씩 걸었다. 역시 숨이 차다. 너무나도 숨이 차서 조금이라도 호흡이 흐트러지면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다. 그래서 뒤처지고 싶
수억 년의 세월 동안 솟아오르고 내려앉고 뒤틀리고 깎이면서 만들어진 그랜드캐니언. 형형색색의 기암괴석과 단층을 마주하는 순간 그 장엄한 풍광은 마치 화성에라도 온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협곡의 깊이가 1.6km, 폭은 15km에 달하며 애리조나주 북쪽 경계선에서 시작해 네바다주 경계선까지 약 443km가 이어져 있다. 거대한 협곡이 서울과 부산까지 이어져 있고 서울시의 약 7배 규모라고 하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자연이 수억 년 동안 만든 장관을 보기 위해 해마다 1,000만 명 이상이 그랜드캐니언으로 모여든다. 영국 BBC
펜실베이니아는 미국 건국 이래 종교의 자유가 가장 많이 주어진 곳이다. 이로 인해 현대 미국을 상징하는 ‘다양성’이 바로 이곳에서 발원했다. 3회에 걸쳐 펜실베이니아 곳곳을 돌아보며 미국이 현재의 저력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을 확인해 본다.“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누구나 잘 알고 있는 링컨의 명언. 이 말을 했던 장소의 이름을 딴 ‘게티즈버그 연설’이라 불린다. 그래서 어디에 있고, 어떤 곳인지도 모르지만 게티즈버그라는 지명은 우리에게 이미 친숙하다.게티즈버그는 블루리지산맥 북쪽 끝자락의 작은 산골 마을이다. 인구
대학산악부 재학생들의 남미 최고봉 6,962m 등반기캠프3에 있던 선배들이 해가 뜨자 캠프2로 모두 무사히 내려왔다. 선배들의 하산도 걱정이었지만, 사실 내 코가 석자였다. 이틀 내내 머리가 깨질듯 아팠다. 벽래 선배가 함께 내려갔다. 신기하게도 고도가 낮아질수록 컨디션이 점점 회복되었다. 그렇게 울면서 올랐던 길을 다시 내려가며 많은 생각을 했다. 이 길을 다시 올라와야 할 두려움과 다시 오면 적응하여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날씨가 좋지 않다. 1월 6일부터 정상에는 시속 80~100km의 강한 바람이 예보되어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하고 이번에 28번째 겨울을 맞이했다. 20여 년간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선수(빅에어, 하프파이프, 슬로프스타일)로 지내다가 지난 2014년부터 백컨트리와 파우더신Scene(자연설에서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것) 스노보딩에 깊게 빠졌다. 인공설 구조물과 인공설에 덮인 산을 떠나 대자연 속 자연설을 찾아 헤맨 지 여러 해가 지났다. 눈이 있는 지역이라면 시베리아 벌판일지라도 자연설에서의 파우더 라이딩을 위해 꼬박 이틀을 이동해 가며 스노보딩을 해오고 있다. 코로나 시기가 풀리고 일본 입국 제한이 없어지면서 나의 관심
루이스호수Lake Louis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곳’에 선정될 만큼 캐나다 로키에 있는 300여 개 호수 중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빙하호수이다. 연간 100여 만 명이 찾아오는 캐나다 관광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루이스호수는 빅토리아산(3,464m)에 있는 빙하에서 흘러내린 물이 고여 만들어졌다.루이스호수는 멀리 곤돌라 정상에서 바라보면 상당히 높은 산 중턱(해발 1,600m)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폭은 약 300m, 길이 약 2.4km인 이 호수는 빙하에 침식돼 움푹 파인 곳에 빙하 물이 흘러들어 생긴 빙하호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