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_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낙석사고겨우 서너 시간 잤을까. 몸은 무겁지만 좀 나아진 느낌이다. 해발 5,000m대에서 야영하면 깊은 잠을 자기는 어렵다. 자다가 깨기를 반복해서 피로가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는다. 스태프들의 사정 역시 비슷하다.메라피크 베이스캠프(5,350m)로 향한다. 작은 고개를 넘자 콩메딩마 포카리가 나타났다. 규모가 꽤 크고 아름답다. 천천히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촬영했다. 아쉽게도 호수가 얼어 있어 설산의 반영은 담지 못했다.급경사 언덕을 내려가자 로지가 나타나고, 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한동안
티끌 같은 염원이 몇 억겁을 돌고 돌아 고향을 찾아갑니다. 화가 강찬모중앙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1978년 동양화의 매력에 매료되어 1981년부터 일본미술대와 쓰쿠바대에서, 1993년부터 1994년까지 대구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2004년 히말라야에서 특별한 영적 체험을 한 뒤 히말라야의 대자연과 우주의 기운을 표현한 작품을 주로 그리며 ‘히말라야의 화가’로 불린다.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부산빅월클럽 회원들이 지난 1월 남미 파타고니아 피츠로이 프랑코-아르젠틴 루트 등반을 마치고 돌아왔다. 본지 주민욱 사진기자가 원정대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의 원정기를 싣는다.히말라야의 남체바자르, 알프스의 샤모니, 그리고 파타고니아의 엘찰텐!!! 모두 세계 트레킹 마니아의 성지인 동시에 등반가들의 베이스캠프 같은 마을들이다. 나는 이곳들 모두에 다녀왔다. 운 좋은 사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파타고니아 원정에서 본 엘찰텐이라는 마을은 남체와 샤모니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남체보다는 편리한 일상(그렇다고 도시에 비
극한 산행은 단순히 체력만 좋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산을 대하는 올곧은 태도와 이념, 탄탄한 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춰야만 안전히 산행을 마칠 수 있다. 넷플릭스 인기 예능 에서 피지컬이 뛰어난 이를 탐구했듯, 월간은 ‘산지컬’이 뛰어난 이들을 만나본다. _ 편집자 주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운동 같은 취미 생활을 통해 건전하게 해소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폭식이나 폭음 등 부정적인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황선수씨는 이를 폭산山으로 푼다.
지리산의 ‘지智’와 내장산의 ‘장藏’을 쓰는 산이다. 전북 무주와 진안 경계에 있는 지장산(774m)은 이름이 생소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워진다는 지리산의 ‘지’ 자, 그리고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내장산의 ‘장’ 자가 합쳐진 이름이다. 나는 어느새 지리산의 지혜로움과 내장산의 숨겨진 아름다움이 그득한 지장산의 모습을 상상하며 푹 빠져 버렸다. 지장산은 진안군의 용담면 송풍리, 안천면 삼락리와 무주군 부남면 고창리에 걸쳐 있다. 지도를 살펴보니 세 고을 모두 지장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었다
자전거 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일상의 터전을 벗어나 낯선 환경과 사람들 사이를 누빌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말은 주변의 간섭에서 벗어나 상대적 자유를 누린다는 의미이다. 지형, 음식, 문화가 다른 곳에서 철저하게 이방인으로 여행하다 보면 그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와 감정이 어느새 달콤한 사탕처럼 느껴진다. 고도를 천천히 올리며 변하는 풍광을 좇던 중 첫 번째 검문소에 도착했다. 현지 가이드가 아닌 외국인인 내가 허가서를 내밀자 경찰은 여권을 요구했다. 아마 일반 트레커인줄 알았던 모양이다. 밖에 세워놓은 자전거를 가리키면서 “자전거
지금 이 순간님의 품속에 드는 거북이가 됩니다. 화가 강찬모중앙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1978년 동양화의 매력에 매료되어 1981년부터 일본미술대와 쓰쿠바대에서, 1993년부터 1994년까지 대구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2004년 히말라야에서 특별한 영적 체험을 한 뒤 히말라야의 대자연과 우주의 기운을 표현한 작품을 주로 그리며 ‘히말라야의 화가’로 불린다.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부산빅월클럽 회원들이 지난 1월 남미 파타고니아 피츠로이 프랑코-아르젠틴 루트 등반을 마치고 돌아왔다. 본지 주민욱 사진기자가 원정대원으로 참여했다.‘결국 여기에 왔구나!’ 30여 년간 꿈꿔 온 곳이었다. 파타고니아! 피츠로이, 세로토레, 엘찰텐. 이름만 들어도 설렘이 폭발하는 곳. 10여 년 전부터 나는 부산빅월클럽bbc 회원들과 파타고니아에 가야겠다고 계획했다. 그동안 나는 미등봉, 신 루트 개척 등 이런 선구적인 등반보다 유명하고 아름다운 등반지에서 가능한 안전한 등반여행을 좋아했다. 멤버들도 나와 비슷한 성향이었다. 정상이
11월 11일 술 마신 스태프들 소란에 잠 설쳐지난밤 스태프들 몇 명이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웠다. 500m쯤 위쪽에 있는 메릭 티하우스(4,100m)에 다녀왔다고 한다. 술로 피로를 달래는 습관을 좀처럼 버리지 못한다. 운행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된다.새벽에 둘러보니 파노라마 뷰가 멋지다. 앞에 있는 돌산의 두 봉우리는 이름이 있다. 왼쪽은 ‘시바지’로 남자를, 오른쪽은 ‘파르빠띠’로 임신한 여인을 상징한다. 힌두교에서는 이곳을 신성시해 순례를 온다고 한다.랑마레 카르카(4,410m)를 향해 출발했다. 길은 좋으나 천천히 컨디션을
국내 유일한 도전공익단체인 (사)도전한국인본부(대표 조영관)에서는 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극지방 탐방 도전과 지구환경위기를 알리고자 남·북극을 25차례 탐방한 김완수씨의 정신을 기리고 도전정신 함양과 지구환경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제정한 「제2회 김완수 국제도전상」 후보 추천공모에 나섰다.「제2회 김완수 국제도전상」의 주최는 (사)도전한국인본부이며, 주관은 「김완수 국제도전상 시상위원회」에서 한다. 심사대상은 “도전적이고 지구환경을 살리는 세계적인 인물”이며 상패와 상금 5,000만원이 지급된다. 수상자는 시상식에 참석해, 1
“모 등반대의 정상 등정 사진이 사실 정상 근처 전위봉에서 촬영된 것으로 밝혀져서 화제입니다.”아득한 정상, 그 옆에 비슷한 높이로 솟아 있는 봉우리들. 친절히 적힌 이정표와 과학적인 측량에 의거한 풍부한 산행 정보 덕분에 어떤 봉우리가 정상인지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됐지만, 만약 이런 정보 없이 눈대중만으로 정상을 골라내야 한다면,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주봉 근처에 비슷한 높이로 솟아 있는 봉우리를 ‘전위봉前衛峰’이라 부른다. 프랑스어로는 장다름Gendarme이라고 하는데, ‘호위병, 근위병’이란 의미다. 주봉에서 얼마나 떨
안치영 대장을 주축으로 염동우·우석주 대원이 함께하는 ‘이음 히말라야원정대’가 네팔 6,000m 봉우리 세계 초등에 나선다. 대상지는 네팔 쿰부 마할랑구르 히말라야의 캉리샤르(6,811m)와 춤부(6,859m)이다. 캉리샤르는 2003년 일본팀, 2004년 영국팀, 2018년 스웨덴팀에 의해 시도된 적이 있지만 아직 아무도 오르지 못한 미등봉이다. 춤부는 2022년 체코팀에 의해 서벽으로 초등되었지만, 이음원정대는 남서벽 새 루트 개척을 목표로 등반에 나선다. 원정 기간은 3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38일간이다. 안치영 대장은
“눈이 엄청 온대. 백두대간 구간 종주 같이 갈래?”2023년 1월, 아시아 여성 최초로 남극점까지 1,185km(도상 직선거리 1,130km)의 거리를 혼자서 도달한 영미 언니의 연락을 받았다. 언니와의 인연은 우연히 시작됐다. 어느 여름 한강 둔치에서 달리기를 하던 우리 부부를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언니가 알아봤다. 정확히는 부부가 아니라 내 남편 재민을 알아봤다. 대학산악부 시절에 언니를 네팔 등 여러 곳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나는 언니가 남극 원정을 준비할 때 같은 동네다 보니 식량 포장을 도와주면서 인연을 더해갈
지금부터 털어놓을 이야기는 자전거에 30kg 넘는 짐을 싣고 안나푸르나 서킷Annapurna Circuit 386km를 여행한 기록이다. 네팔 포카라Pokhara에서 출발해 토롱라Thorong La를 넘어 다시 포카라로 돌아오는 루트이다. 출발 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져온 불면증이었다. 나는 무척 괴로웠으나 잘 참았다. 고통의 대가가 있다면 그걸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했다.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해 시내 관광 중심가인 타멜의 한 여관에서 하루를 묵었다. 여관 주인은 인도 사람이었는데, 여행자들을 많이 다뤄본
지극한 정점에서 사랑의 노래를 듣습니다 지금 이 순간세상의 모든 고통, 슬픔, 기쁨은강물이 바다에 이르듯아름다움으로 승화합니다 님이시여이대로 엎드린 채 영원히 굳어질지라도기도합니다 화가 강찬모중앙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1978년 동양화의 매력에 매료되어 1981년부터 일본미술대와 쓰쿠바대에서, 1993년부터 1994년까지 대구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2004년 히말라야에서 특별한 영적 체험을 한 뒤 히말라야의 대자연과 우주의 기운을 표현한 작품을 주로 그리며 ‘히말라야의 화가’로 불린다.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11월 6일구글 맵도 이곳에선 믿을 수 없어분지형 캠프지라 조용해서 잠을 푹 잤다. 새벽 2시에 눈을 떴다. 나가보니 호기심을 보이던 소들은 모두 내려가고 없다. 몸은 찌뿌둥하고 뻐근하다. 손과 발에 부기도 느껴진다. 소변을 보고 나자 좀 나아졌다.이제부터는 오르막의 연속이다. 길 위에 소똥이 많아 발을 옮기기가 어렵다. 묵었던 캠프지에도 배설물이 많아 치우느라 곤욕을 치렀다. 땔감이 부족한 돌포나 무스탕 지역에서는 야크나 소의 배설물이 귀한 대접을 받는다.일일이 수거해서 잘 말린 다음에 취사나 난방 연료로 요긴하게 쓴다. 그러나
에베레스트의 북쪽인 중국 방면으로 2024년 봄 시즌 등반이 허가될 전망이다. 에베레스트 중국 방면 등반은 과거 수년 동안 금지되었지만 특수한 경우에 한해 한두 건씩 등반이 있었다. 중국티베트등산연맹CTMA은 이번 시즌 전면 개방을 예고했다. 다만 이번에는 엄격한 제한을 두어 눈길을 끌었다. 무산소 등반, 무 가이드 등반은 금지된다. 그리고 총 허용 인원도 과거 200명에서 축소될 전망이다.중국 방면 에베레스트 등반은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저렴한 가격이 인기 요소였지만 2020년부터 허가비용도 쓰레기 예치금을 합산하면 1인당 1만5
고산등반과 트레킹으로 유명한 네팔의 관광 산악스포츠에 빙벽등반이 포함될지도 모른다. 네팔 곳곳에서 빙벽등반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봄과 가을에 고산등반 가이드로 활약하는 네팔인들이 겨울에 빙벽등반에 나서고 있다. 마낭 출신의 국제공인 가이드인 비나약 자야 말라는 네팔에서 빙벽등반은 안나푸르나, 마낭, 쿰부, 롤왈링 지역이 특히 유명하다고 했다. 난이도 WI3~WI6급에 등반거리 최장 800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지난 2019, 2020년에는 마낭에서 빙벽등반 페스티벌이 펼쳐지기도 했다. 네팔의 빙벽
네팔 오지를 한 달 동안 트레킹하고 귀국한 지 얼마 안 된 김정미, 김효주와 함께 백패킹에 나섰다. 모처럼 눈을 보러 강원도로 갈까 했는데, 전주와 해남에 사는 그녀들을 위해 경남 함안의 여항산으로 향했다. 여항산(770m)은 낙동강 남쪽에 위치한 ‘낙남정맥’ 한가운데 있다. 낙남정맥은 한반도 13정맥의 하나로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지리산의 영신봉에서 김해 분성산까지 200km에 이르는 산줄기의 옛이름이다. 여항산艅航山이라는 이름은 1583년(선조16년) 함주도호부로 부임한 정구鄭逑가 함안의 지형이 남고북저하여 반역의 기가 있으므로
텐트 서바이벌 게임 참가자들은 어떤 극동계 장비를 사용할까? 텐트 이외의 장비들을 살펴보았다. 히말라야와 남미 안데스 6,000m대 고산을 올랐거나, 오랫동안 산에 다닌 이들은 어떤 한겨울 장비를 가져왔는지 소개한다. 민미정 '낭만야영' 필자침낭 파작 래디칼8Z. 630g, 900필파워 구스다운. 무게 1kg. 거위솜털 95%, 거위깃털 5%를 사용했다. 우모 양은 적지만 필파워가 높아 텐트가 있다면 동계용으로 무리 없다. 폴란드 구스라 보온성이 뛰어나며, 머리와 발쪽에 특수 코팅 원단을 사용해 텐트 결로와 호흡으로 발생하는 습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