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네 샤이텍역(2,061m)~알피글렌역(1,615m) 4.3km 내리막 눈길

아이거 북벽의 거대한 감동
겨울 알프스의 거대한 경치를 쉽게 즐기는 코스다. 재설차가 정비해 놓은 내리막 눈길을 따라 걷는 간단한 하이킹으로 아이거 북벽을 생생히 즐길 수 있다. 국내에서 평소 등산을 하지 않았어도 내리막길 3시간 정도 걷는 지구력만 있다면 가능하다. 융프라우 겨울 여행의 주요 기점인 클라이네 샤이텍역(2,061m)과 알피글렌역(1,614m)을 잇는 코스로 4.3km 거리이며 2시간 정도 걸린다. 역과 역을 잇는 코스라서, 하이킹을 마치면 열차를 타고 그룬트(944m/그린델발트와 인접한 마을) 또는 클라이네 샤이텍으로 갈 수 있다.
알피니즘의 시작, 아이거 북벽
아이거 북벽은 벽 높이만 2,000m에 이르며 역사적으로 50명이 넘는 등반가의 목숨을 앗아간 ‘인간 도전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상징적인 벽이다. 알피니즘 역사의 산실이자, 산악인들에게 꿈의 벽인 것. 때문에 아이거 북벽을 곁에 두고 걷는 것만으로 “심장이 두근두근 요동친다”고 말하는 한국 산악인들도 있다.

2시간 내내 펼쳐지는 알프스 설경의 진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하이킹 코스지만, 감동은 깊다. 압도적인 거벽과 날카로운 첨봉, 속 시원히 펼쳐지는 설원, 드문드문 군락을 이룬 마을 풍경까지 국내에서 체험할 수 없는 알프스 풍경의 진수가 걷는 내내 펼쳐진다. 2~3시간 내내 기념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도 부족함 없는 황홀한 경치의 연속이다.
자녀와 함께 썰매 즐기는, 아이거 런
현지에서는 겨울에 하이킹 가능한 코스를 보라색 선으로 표시했는데, 64번 코스이며 ‘아이거 런Eiger Run’이라고도 부른다. 아이거 북벽을 오른쪽에 두고 걷는 코스이며, 썰매 코스이기도 하여 생긴 별명이다.
클라이네 샤이텍에서 썰매를 대여해 64번 코스를 질주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내리막의 고저가 있어 완만한 곳에서는 걷는 것이 효율적이다. 대개 어린 자녀를 썰매에 태우고 연결된 끈을 부모가 잡고 가기도 한다. 빠르게 내려오는 썰매와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린델발트까지 걷는 장거리도 가능
하이킹이 짧게 느껴진다면, 알피글렌에서 브랜덱을 거쳐 그린델발트로 가는 것도 가능하다. 총 12km이며 5~6시간 정도 걸린다. 보라색 깃발로 하이킹 코스를 표시해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겨울에는 해가 빨리 지므로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하며, 알피글렌역 막차 시간에 주의 해야 한다. SBB앱(스위스 열차 어플)을 이용하면 확인 가능하다.
필요 장비와 주의할 점
역과 역을 잇는 하이킹이 대부분이므로 겨울 VIP패스가 있어야 자유롭게 열차를 타고 오갈 수 있다. 동신항운 홈페이지에서 할인권을 다운 받은 후 인터라켄 오스트역을 비롯한 융프라우 철도역에서 할인권을 보여 주고 구입할 수 있다. 방풍재킷과 가벼운 보온 패딩재킷, 장갑을 준비해야 하며, 방수 가능한 등산화를 준비해야 한다. 발목이 낮은 로우컷 신발보다는 발목을 잡아주는 미들컷 이상의 등산화를 준비해야 안정적인 하이킹이 가능하다. 간혹 미끄러운 곳도 있어 아이젠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내리막이라 어렵지는 않지만 무릎에 하중이 계속 실리므로, 틈틈이 휴식하고 너무 빠르지 않게 속도를 조절하고, 스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햇살이 설사면에 반사되므로 선글라스를 준비해야 한다.

썰매 렌트
클라이네 샤이텍에서 대여 가능하다. 나무로 된 것과 플라스틱으로 된 썰매가 있는데, 나무 썰매는 속도가 빨라서 주의해야 한다. 플라스틱 썰매는 초보자도 안정적으로 탈 수 있다. 방수 신발도 대여해 주므로 운동화라면 신발도 대여하는 것이 좋다. 속도를 조절해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