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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서울 남부 명산 | 과천매봉] 대공원 삼림욕장과 나란히 뻗은 능선 타고 걷는 길

월간산
  • 입력 2017.03.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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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원~과천매봉~절고개~청계사~청계동 종점 약 7km 산길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 과천매봉으로 가는 도중에 본 관악산 전경.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 과천매봉으로 가는 도중에 본 관악산 전경.

최근 국립공원을 비롯한 도시 주변의 산자락에 둘레길이 조성된 곳이 많다. 이렇게 산 주변에 만들어진 탐방로는 정상에 오르는 것이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중장년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청계산은 산허리를 따라 걷는 별도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 그 대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과천 대공원 내의 삼림욕장 탐방로가 자리하고 있다.

대공원 삼림욕장 탐방로는 청계산 자락 최고의 숲길로 꼽는 아름다운 걷기 코스다. 아름드리나무가 가득한 울창한 숲 속에 데크길과 오솔길이 조화롭게 연결된 더 없이 멋진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공원 숲길은 현재 조류독감 때문에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 대공원 동물원은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임시휴장에 들어갔고, 동물원 외곽의 삼림욕장 역시 조류독감 확산 방지를 위해 탐방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공원에서 접근이 가능한 과천매봉(369m)으로 오르는 길은 삼림욕장 탐방로를 대신할 수 있는 걷기 좋은 코스다. 대공원을 끼고 이어지는 뚜렷한 능선을 따라 걷는 산길로 경사가 완만해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과천 지역 주민들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 넓고 뚜렷한 길을 따라 산책하듯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공원역에서 주차장을 남쪽으로 가로질러 주차장 입구에서 갈려나가는 공원관리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이 도로를 따라 잠시 진행하니 오른쪽에 문원동으로 넘어가는 작은 샛길이 보였다. 이 좁은 길을 따라 문원동으로 넘어가다 능선으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도로 공사 때문에 샛길이 폐쇄되어 삼거리를 지나쳐 200m쯤 더 올라갔다.

‘기린나라 어린이체험관’ 건물이 보일 즈음 도로 오른쪽에 보이는 골짜기를 따라 능선으로 오르는 산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두터운 우모복을 벗어 배낭에 넣고 체인을 착용했다. 그늘진 계곡길 초입부터 바닥이 꽁꽁 얼어붙어 겨울산행 채비를 단단히 해야 안전하게 산을 오를 수 있었다.

계곡을 따라 300m 정도 비탈길을 통과하니 안부에 올라선다. 이제부터 완만한 능선을 따라 가는 길이 계속됐다. 비탈진 곳에는 목제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큰 어려움 없이 고도를 높일 수 있었다. 천천히 걷다 보니 능선 서쪽에 바로 아래 문원동 마을의 건물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다. 동쪽으로 눈을 돌리니 대공원 동물원의 시설물들이 아른거렸다. 나지막한 능선이다 보니 도시 속의 공원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

매봉약수터로 빠지는 삼거리에서 계속 능선을 따라 900m 정도 오르니 널찍한 데크가 설치된 과천매봉 정상에 섰다. 소나무와 정상석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듬성듬성 구멍을 뚫어 만든 데크는 안락한 휴식처였다. 항상 그늘이 져 한낮의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데다 조망도 좋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바로 앞에 고압선이 지나고 있어서 관악산 조망은 시원치 않았다.

1 하늘에서 본 과천 서울대공원. /사진 조선일보 DB.
2 금빛 와불이 인상적인 청계사 경내.
1 하늘에서 본 과천 서울대공원. /사진 조선일보 DB. 2 금빛 와불이 인상적인 청계사 경내.

 청계산 망경대 바라보며 걷는 산행

과천매봉에서 산길은 둘로 갈린다. 남서쪽으로 뻗은 나지막한 능선은 고도를 낮추며 인덕원 IT밸리로 떨어진다. 동쪽 능선을 타면 청계사 뒤편의 절고개를 경유해 이수봉 방면으로 능선길이 연결된다. 청계산 서쪽의 다이내믹한 풍광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능선을 타고 망경대와 매봉, 옥녀봉 방면으로 산행을 이어가려면 이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산책하듯 청계산 자락길을 걷고 싶다면 청계사로 하산하는 것이 무난하다.

과천매봉에서 휴식을 마친 뒤 동쪽 능선을 타고 청계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완만한 구릉지가 연이어지는 산길은 정말 풍치가 뛰어났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키 큰 참나무가 어우러진 울창한 숲은 삼림욕장을 방불케 했다. 정면으로 보이는 청계산 망경대의 바위 절벽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지만 능선 왼쪽 대공원 방향에 설치된 철조망이 눈에 걸렸다. 철조망만 없다면 정말 멋진 걷기 코스였을 것이다.

과천매봉에서 50분 거리의 절고개에서 오른쪽 골짜기를 따라 청계사로 내려섰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 내려가니 청계사 입구에 도착했다. 절 앞에서 세워둔 대형 현대식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청계사 구경에 나섰다. 청계골 깊숙한 곳에 위치한 청계사는 생각 외로 큰 절이었다. 조용한 산비탈에 자리 잡은 커다란 절집과 대형 금빛 와불이 눈길을 끌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찰이었다.

청계사에서 포장도로를 타고 버스종점이 있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도로 옆 계곡에 조성된 ‘청계산 맑은숲 공원’은 언뜻 봐도 좋은 휴식처였다. 쉬어가기 좋은 데크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숲이 좋았다. 한여름에는 이곳에서 땀을 식히고 하산하면 좋을 장소였다. 이렇게 청계사 하산길은 호젓한 계곡과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함도 가지고 있었다. 버스종점은 청계사에서 약 1km, 20분이면 내려설 수 있다.

1 과천매봉에서 청계사 방면으로 이어진 등산로 초입. 
2 대공원에서 과천매봉으로 이어진 능선길의 계단.
1 과천매봉에서 청계사 방면으로 이어진 등산로 초입. 2 대공원에서 과천매봉으로 이어진 능선길의 계단.

코스 가이드

나지막한 높이의 과천매봉은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책 코스 수준의 산행지다. 둘레길로 보기에는 고도 변화가 심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도전적인 산행지로 볼 수준은 아니다. 겨울철에는 빙판 진 곳이 많으므로 아이젠이 필수다.

대공원역에서 남쪽으로 주차장을 가로질러 공원관리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기린나라 어린이체험관’ 건물 뒤편에서 능선으로 올라서는 산길이 나온다. 능선길로 접어들면 과천매봉까지 거리는 약 2km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과천매봉에서 산길은 둘로 갈린다. 남서쪽 능선은 인덕원 IT밸리로 떨어진다. 인덕원역으로 곧바로 가려면 이 코스를 택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인덕원 IT밸리에서 인덕원역까지는 6-3번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15분 정도 소요된다.  청계사로 가려면 동쪽 능선을 탄다. 매봉에서 50분 거리의 절고개를 거쳐 남쪽 청계사로 내려선다. 절고개에서 계속 능선을 타고 망경대와 매봉, 옥녀봉 방면으로 산행을 이어갈 수도 있다. 청계사에서 인덕원역으로 가려면 1km 떨어진 버스 종점까지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등산지도 청계산 르포 152p 참조

대공원 삼림욕장 둘레길

대공원 삼림욕장 탐방로는 옥녀봉에서 망경대로 이어진 청계산 주능선 서쪽의 산허리에 조성되어 있다. 동물원 외곽의 산자락을 따라 국립현대미술관까지 산길이 이어진다. 총길이는 약 7km로 2~3시간 정도면 느긋하게 돌아볼 수 있다. 울창한 숲과 넓고 편안한 탐방로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걷기길이다. 산길이라 오르내림이 있지만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다.

과천매봉 산행 기점인 대공원 ‘기린나라 어린이체험관’ 뒤편의 관리도로를 따라 1km 가면 ‘호주관’이 있고, 그 오른쪽 화장실 옆에 삼림욕장 입구가 보인다. 나무 계단을 따라 숲으로 들어가면 작은 능선을 타고 오르며 산자락을 감고 도는 둘레길이 시작된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3번 출구에서 주차장을 남쪽으로 가로질러 스카이리프트 출발지점으로 걸어가면 과천매봉으로 오르는 산행기점에 닿을 수 있다.

청계사에서 인덕원역으로 가려면 우선 청계동 주차장까지 1km를 걸어서 이동한다. 주차장에서 10번 또는 10-1 마을버스를 타고 인덕원역에서 내린다. 주차장에서 인덕원역까지 25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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