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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주말산행 | 경상도의 산 | 동대산 792.4m│경북 영덕군 달산면, 포항시 북구 죽장면] 청정계곡 따라 오르고 천연폭포 따라 내리다

글사진 황계복 부산산악연맹 자문위원
  • 입력 2018.08.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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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지맥 동대산 원점회귀 환종주

비룡폭포는 경방골의 하이라이트로 바위 협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비룡폭포는 경방골의 하이라이트로 바위 협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동대산은 내연지맥에 솟은 산이다. 낙동정맥이 포항지역으로 들어서며 성법령 부근에서 곁가지를 늘어뜨린 것이 내연지맥이다. 마복산(괘령산)~매봉~향로봉~내연산~동대산~바데산~삿갓봉을 잇는 산줄기가 다시 북으로 뻗으며 지맥의 꼬리를 영덕 오십천에 담근다. 이 지맥을 이루는 중앙의 굵직굵직한 산들이 숨기고 있는 계곡은 풍부한 수량으로 여름이면 산꾼들을 불러 모은다.

동대산은 그동안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다. 인근 팔각산과 내연산 일대의 삼지봉, 향로봉 등 이름이 꽤 알려진 산들에 가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자락의 상·하옥계곡, 옥계계곡 등이 여름철 피서지로 떠오르고, 마실골·경방골·물침이골 등의 청정 계곡들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여름 산으로 발돋움했다.

경방골 골짜기 암반을 타고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세차다.
경방골 골짜기 암반을 타고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세차다.
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에서 약 1.3km 걸어 신교를 건너기 전 산길로 접어드는 초입이다.
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에서 약 1.3km 걸어 신교를 건너기 전 산길로 접어드는 초입이다.

산행 들머리는 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이다. 잠수교를 건너 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나오는 신교에 등산로 초입이 있다. 이후 호박소~물침이골~동대산 정상~644.9m봉~안부사거리~비룡폭포~호박소~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이다. 계곡으로 올라 정상을 밟고 다시 계곡을 거쳐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전체 산행 거리는 약 14km에 이른다.

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에서 죽장면 하옥리로 통하는 길은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임도다. 바데산 들머리의 간이화장실과 이정표도 지난다. 약 1.3km 걸으면 신교를 건너기 직전에 산행들머리가 나타난다. 입구에 등산안내도가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찾을 수 있다. 다리 건너에는 동대산 산장이 보인다.

곧바로 경방골로 접어들어 오른쪽 계류를 끼고 오른다. 물이 흐르는 계곡에 울창한 수목마저 하늘을 가려 더위를 느낄 수 없다. 이리저리 계곡을 좌우로 건너기는 하지만 크게 골짜기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골짜기의 묵은 농토는 옛 화전민촌의 흔적이다. 산길은 정비한 흔적이 분명하나 청정한 계곡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그렇다 보니 작은 물고기들이 물방울을 톡톡 튀기며 뛰어오르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골짜기를 거슬러 오르면 작은 와폭을 만난다. 암반을 타고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세차다. 아담한 소沼를 비켜 오르면 이정표가 서있고, 평평한 돌로 정비된 너덜길을 지난다. 좁아지는 계곡의 길은 안전을 위해 말뚝에 로프를 연결한 펜스가 설치돼 있다. 그만큼 계곡이 깊다는 의미다. 발걸음을 옮겨 바라보면 곧추선 기암괴석이 경방골을 압도한다. 주왕산 절골의 계곡미가 연상된다. 각양각색의 암반을 타고 흐르는 맑은 계곡물에 손을 담근다. 짜릿하게 전해지는 차가움에 마음까지 시원하다.

로프가 걸린 바윗길을 횡단하면 호박소를 만난다. 계곡 한가운데 넉넉하게 물을 채운 호박소는 푸른 하늘이 담길 정도로 맑고 투명하다. 비스듬히 흘러내리는 물길과 깎아 세운 듯한 바위벽이 호박소를 더욱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어 한동안 발길을 머물게 한다. 호박소에서 오른쪽 산길로 올라서면 이정표(비룡폭포 0.4km/15분, 동대산 정상 2.8km/1시간50분, 동대산 입구 1.7km/30분)가 서있는 갈림길이다. 경방골과 물침이골의 합수지점으로 계곡이 나눠지는 삼거리다. 또한, 원점으로 회귀하는 하산 길이 만나는 합류기점이기도 하다. 비룡폭포로 오르는 초입에는 정자 쉼터도 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동대산 정상 방향의 물침이골로 오른다. 물침이골은 경방골의 지류로 계곡 폭이 좁다. 암반이 깔린 계곡을 건넌다. 까탈진 너덜을 지나면 골짜기 너머 이끼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실폭이 보인다. 물침이골은 경방골보다 풍광은 떨어지지만 원시의 계곡처럼 푸른 이끼가 많아 눈길을 끈다. 습기가 많은 골짜기에 짙푸른 활엽고목이 햇빛을 차단해 주기 때문이다.

동대산 정상에 서면 영덕 해맞이공원 일대의 풍력발전단지가 보이고, 그 너머로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열린다.
동대산 정상에 서면 영덕 해맞이공원 일대의 풍력발전단지가 보이고, 그 너머로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열린다.
하산은 정상에서 남쪽으로 300m쯤 내려서면 이정표가 서있다. 주차장 방향이 바데산, 경방골로 잇는 산길이다.
하산은 정상에서 남쪽으로 300m쯤 내려서면 이정표가 서있다. 주차장 방향이 바데산, 경방골로 잇는 산길이다.
계곡 한가운데 넉넉하게 물을 채운 호박소는 푸른 하늘까지 담고 있어 감동적이다.
계곡 한가운데 넉넉하게 물을 채운 호박소는 푸른 하늘까지 담고 있어 감동적이다.

산길은 물길 따라 이어진다. 로프가 걸려 있으나 이끼 낀 암반이 미끄럽기에 조심해야 한다. 간혹 물길에서 벗어난 사면 길도 만나지만 계곡에서 크게 멀어지지는 않는다.

깎아지른 암벽 아래를 통과하면 육단폭포라는 안내판이 있다. 폭포 전체를 볼 수 없는 점이 아쉽다. 폭포 위로 오르면 물소리도 차츰 잦아든다. 물침이골 상류쯤에서 골짜기를 건너면 이정표(동대산 정상 1.5km/1시간, 바데산 정상 6.7km/4시간, 동대산 입구 3km/1시간)가 서있다.

통나무 계단 길로 잇는다. 지능선으로 오르는 비탈길은 무척 가파른 된비알이다. 이 구간이 산행 중 가장 힘들다. 표고차 약 180m를 극복하고 오르면 능선마루에 닿는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등에 밴 땀을 식힌다. 여기서 동대산 정상까지는 완만한 능선 길이다. 30여 분이면 올라선다.

헬기장 가장자리의 정상석과 삼각점이 반긴다. 동대산 정상은 식생으로 인해 조망이 좋지 않다. ‘골짜기는 깊지만 조망이 없는 산’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나마 영덕 해맞이공원 일대의 풍력발전단지가 보이고, 그 너머로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열려 다행이다. 낙엽이 떨어진 겨울이면 그나마 낫다고 한다.

하산은 정상에서 남쪽 능선이다. 300m쯤 내려서면 바데산과 내연산 가는 길의 갈림목에 이정표가 서있다. 주차장 방향으로 꺾어든다. 이 산길은 바데산, 경방골로도 이어진다. 능선 길은 내연지맥으로 내연산~동대산~바데산을 이으며 영덕과 포항을 가르는 시 경계이기도 하다.

녹음이 짙은 숲길로 곧장 내려서면 탁자가 놓인 숲속 쉼터가 있다. 시 경계산행, 지맥종주 등을 하는 사람이 많은지 길이 뚜렷하다. 곳곳에 이정표도 있어 크게 헷갈릴 일은 없다.

682.3m봉은 우회한다. 이정표가 있는 주차장(쟁암리) 갈림길을 지나친다. 완만한 통나무 계단 길을 지나면 빽빽하게 군락을 이룬 소사나무가 숲을 이룬다. 곧 비룡폭포가 있는 경방골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이정표에 ‘폭포 쪽 진입금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경방골 상류를 거쳐 비룡폭포로 내려서는 길이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대로 직진해 올라선 644.9m봉은 별다른 특징이 없다. 644.9m봉에서부터는 경사가 가파른 내리막길이어서 로프가 설치돼 있다.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전망대에 올라선다. 지나온 동대산과 북서쪽 바데산을 비롯해 경방골도 내려다보인다. 다시 로프를 붙잡고 내려서면 이정표(바데산 1.8km/1시간, 동대산 정상 3.4km/2시간, 비룡폭포 1.4km/50분, 사암리회관 2.3km/50분)가 있는 안부 사거리다. 비룡폭포 쪽으로 꺾어든다. 가파른 사면 길은 이내 경방골 상류 계곡을 만난다. 온통 짙은 녹색의 계곡은 물과 숲이 어우러져 시원하다. 계곡 길은 로프가 걸린 바윗길을 지나면서 갑자기 뚝 떨어진다. 오른쪽에 비룡폭포가 있다.

비룡폭포는 20m 높이로 경방골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바위 협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병풍처럼 둘러싼 기암들이 폭포를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폭포를 뒤로하고 물길을 따른다. 성질 급한 일행들은 물속으로 첨벙 뛰어든다.

곰바위 갈림길을 지나면 곧 물침이골 합수점이다. 오를 때 만났던 호박소를 지나쳐 신교로 내려선다. 도로를 따라 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오니 산그늘이 지고 여름 햇살은 벌써 저만치 도망치고 있다.

산행길잡이

■ 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잠수교~신교~ 호박소~비룡폭포 갈림길~물침이골~ 동대산 정상~644.9m봉~안부사거리~비룡폭포~호박소~신교~옥계유원지 버스정류장 <6시간 30분 소요>

교통(지역번호 054)  

영덕 시외버스터미널(732-7374)에서 옥계유원지(원당)로 가는 농어촌버스는 1일 6회(06:50,  09:00, 11:30, 13:40, 16:00, 18:20) 운행한다. 옥계계곡에서 영덕터미널로 나가는 버스는 12:30, 14:30, 17:00, 19:00(막차)에 있다. 

숙식(지역번호 054)

영덕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S모텔(731-7751), 대화모텔(732-9988), M모텔(733-1988) 등 깨끗한 숙소가 많다. 읍내 남석리에 먹거리센터(730-6233)가 있어 회, 매운탕, 생선구이, 생선찌개 등을 맛볼 수 있다. 읍내 아성식당(734-2321)은 소불고기, 임경대가든(734-0040)은 돼지갈비와 비빔밥, 황제밥상(733-9277)은 돼지찌개로 소문난 곳이다.

경방골 입구에는 동대산 산장(010-7146-4785), 청솔펜션(010-4422-692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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