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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백두대간 에코트레일ㅣ선자령 구간 BAC스토리] 에코트레일은 양심을 지키는 길!

글 신준범 기자 사진 주민욱 기자
  • 입력 2019.12.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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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은 기본, 비법정 구간과 산불방지기간 산행 자제해야

선자령 정상 인증지점에 오른 김재효(왼쪽부터), 박춘영, 변재수 셰르파.
선자령 정상 인증지점에 오른 김재효(왼쪽부터), 박춘영, 변재수 셰르파.

월간山과 블랙야크가 함께하는 백두대간 종주는, ‘에코트레일Eco Trail’을 주제로 한다. 친환경적인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쓰레기를 줍고 정규 등산로를 벗어나지 않는 등 최대한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산행함을 지향한다. 

에코트레일에는 합법적인 종주의 뜻도 담겨 있다. 도전자들은 이것을 가장 어려워한다. 국립공원 비법정 구간처럼 가서는 안 되는 곳이 많지만, 감시원이 늘 있는 게 아니라서 쉽게 비법정 구간을 종주할 수 있으며, 상당수 종주자들이 비법정 구간을 주파하고 있다. 

비법정을 가게 되면 산행 거리가 늘어나지만, 오히려 법정 등산로만 가는 것이 더 힘이 든다. 짧은 일부 능선만 법정 코스로 풀린 곳들이 있어, 도로를 에둘러 이동해 긴 계곡으로 올라 해당 능선만 걷고 탈출하는 것이 꽤 성가시기 때문이다. 눈 딱 감고 비법정 1시간 거리를 걸으면 다시 법정 코스로 접속되니, 올라갔다가 온 길로 다시 내려와서 차로 1시간 거리를 돌아서 다시 능선에 붙는 것보다 훨씬 쉽다. 그러나 에코트레일은 본인 스스로의 양심을 지키는 길이다. 비법정 논리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고, 심지어 판검사 등산인들도 지키지 않는다 해도, 악법도 법이다. 

산불방지 입산금지 기간도 지키지 않는 산꾼이 많다. 강경한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곤 대부분 감시요원이 없어 지키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가을의 경우 11월 초 혹은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입산이 금지된다. BAC 인증도 입산금지 기간에는, 산행이 금지된 곳은 인증이 거부된다. 

BAC 인증 프로그램은 등산 초보자들이 중상급자로 발돋움하는,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산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늘어선 긴 줄도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 되었다. ‘에코트레일’에는 단순히 산행 경력만 키울 것이 아니라,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는 의식도 담겨 있다. 산과 사람에 대한 배려 없는, 빠르게 걷기만 잘하는 ‘포인트 헌터’는 지양해야 한다. 

이번 구간은 긴 거리에 비해 인증지점이 많지 않다. 노인봉은 명산100 인증지점이라 백두대간에서는 빠졌으며, 대관령~노인봉 구간도 비법정 산길과 사유지가 있어 선자령만 인증지점이다. 선자령에서 매봉까지도 산행을 많이 하고 있지만, 산림청 관계자는 “대관령에서 선자령까지만 합법적인 등산로”라고 확인해 주었다. 사유지이며 출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선자령부터 북쪽으로 대간 종주는 안 된다는 것. 굳이 가야 한다면 삼양목장 측에 별도의 허가를 받아 매봉까지 가는 방법이 있다.  

이번 구간은 블랙야크 변재수·김재효·박춘영 셰르파가 함께 걸었다. 셰르파들 사이에서도 열혈 산악인으로 손꼽히는 변재수 셰르파는 푸근한 목소리만큼 깊이 있는 배려와 산에 대한 애정으로 취재산행에 큰 도움을 주었다. 강릉 토박이며 119구조대원인 김재효 셰르파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발휘해 현지 음식을 준비해 주었고, 날머리 차량 지원으로 취재팀의 사기를 북돋아주었다. 

취재산행 단골 게스트인 박춘영 셰르파는 “여러 번 참가한 것이 다른 셰르파에게 미안하다”며 취재산행 공지가 올라온 뒤 신청자가 더 없는 것을 확인하고 참가했다. 취재산행 특성상 평일에 3일씩이나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셰르파가 많지 않아 가능했다. 많이 참여한 만큼 대강의 일정을 꿰고 있어, 적재적소에서 굳은 일을 도맡아 주었다. 단순한 게스트의 관계를 넘어, 백두대간 에코트레일 취재를 진정성 있게 도와준 블랙야크 셰르파들께 감사를 전한다. 

48~49구간 닭목재~고루포기산~대관령~선자령~진고개

고루포기산 정상석 위치 37.646887, 128.733773

능경봉 정상석 위치 37.672843, 128.765018

선자령 정상석 위치 37.722685, 128.7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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