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레킹ㅣ중국 망산] 중국에 또 하나의 '별'세계가 펼쳐진다!

글 서현우 기자 사진 서현우 기자, 침주관광여유국, 망산 삼림온천호텔
입력 2019.12.11 11:15
장가계와 어깨 견주는 풍광 지닌 망산, 2020년부터 8km 잔도 개장…동강호, 비천산도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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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산의 기암 봉우리들에 운해가 깔려 한층 신비감을 더해 주고 있다.
중국 후난성 침주郴州(천저우). 중국 여행을 제법 다녀본 사람이라도 낯선 지역이다. 광저우에서 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이곳은 넓이가 경상북도만 한데 산림지대가 시 전체면적의 62%를 차지해 중국에서는 이미 ‘숲의 도시’로 이름난 곳이다. 매년 남쪽 광저우,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연간 2,000만 명의 관광객이 여름철 피서를 위해 찾는다. 반면 해외 관광객은 연간 40만 명밖에 안 된다. 이마저도 대부분 대만 관광객으로, 한국에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 침주가 본격적으로 세계적인 힐링·관광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접근성 개선을 위해 국내선이 취항하는 공항을 2021년 개항 목표로 건설 중이며, 원시림이 잘 보존돼 있는 대표적인 명소 망산국가삼림공원은 지난 10월 케이블카를 오픈한 데 이어 8km에 이르는 잔도 설치를 거의 마무리했다. 망산 상부 지역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는 내년 중에 완공할 예정이다. 망산 외에도 4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물안개가 짙게 드리우는 동강호와 국가지질공원인 비천산까지 둘러볼 곳이 많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장가계와 어깨 견줄 유일한 곳’, ‘가공하지 않은 원석’이라는 찬사를 받는 침주가 이제 제 모습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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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중 만날 수 있는 기암인 금편신주金鞭神柱.
침주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망산국가삼림공원莽山国家森明公园이다. 이곳엔 2,700여 종의 식물로 구성된 짙은 원시림이 우거져 있으며 가지각색의 기암들이 이와 어우러져 별세계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광둥성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최고봉은 천태산天台山(1,905m). 망산이란 산은 따로 없다. 

산이 망망대해처럼 펼쳐지는 망산

가이드는 “산이 망망대해처럼 펼쳐진다고 해서 이 지역을 망산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인차이나 김은영 대표는 “한자는 아득할 망茫이 아니라 우거질 망莽을 쓰지만 중국어 발음이 같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이렇게 뜻풀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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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을 따라 난 잔도는 아슬아슬한 고도감을 만끽하게 해준다.
망산을 탐방하는 방법은 2가지다. 서쪽 방면으로 천태산 정상에 오르는 등산 코스와 케이블카를 타고 오지봉五指峰 방면으로 올라 잔도 8km를 걷는 트레킹 코스다. 잔도는 현재 전 구간 완공돼 있어 걷는 데 지장은 없지만 아직 일부 구간의 정비가 덜 끝난 상태다. 또한 해발고도 1,400m 구간과 1,600m 구간을 잇는 엘리베이터도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국가삼림공원으로 지정된 망산은 사계절이 모두 아름답습니다. 봄에는 진달래가 피고, 여름에는 래프팅도 할 수 있으며 가을은 단풍, 겨울엔 중국 남부지방 유일의 눈꽃도 볼 수 있어 언제 찾아도 좋아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한껏 기대감을 갖고 지난 10월 5일 개통됐다는 케이블카를 탔다. 총 길이는 3.7km, 상·하부 승강장 표고차는 1,000m에 달해 탑승 시간만 20분 걸린다. 기압변화로 귀가 멍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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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가 고인 물에 비춰 보이는 도영지. 맑고 잔잔한 날씨에 아름다움이 더 깊어진다.
상부 승강장에 내리자 마주한 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였다. 가이드는 몇 번이나 망산을 찾았지만 이런 안개는 처음이라며 당혹스러워했다. 설상가상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졌다.

날씨가 개길 기대하며 일단 걸어 나갔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지 안개 너머 곳곳에서 망치질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바로 보인다는 다섯 손가락 모양의 오지봉은 안개에 싸여 보이지 않았다. 해발고도가 높은데도 길 주변에 대나무 숲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10°이상 낮은 저위도 지방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30분쯤 걷자 동천문東天門에 닿았다. 문자 그대로 동쪽 하늘을 향해 뚫린 문이다. 또한 이곳의 다른 이름은 도영지倒影池다. 기암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동천문을 통과하면, 바닥에 고인 물에 맞은편 2개의 봉우리가 비치기 때문에 이름이 유래된 곳이다. 바람 불지 않는 잔잔한 날씨에는 더욱 또렷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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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개통된 케이블카를 타면 구름 위까지 단숨에 올라간다.
중국 신 반고가 빚어낸 경이로운 기암

동천문을 통과하자 거짓말처럼 날씨가 개이면서 온갖 기암 봉우리들이 운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첩첩이 쌓인 산들의 파노라마는 지평선 가득 펼쳐진다. 어느 산 하나도 황량하지 않고 짙은 녹음이 드리워져 있다. 조금씩 붉게 물드는 단풍도 간간이 보인다. 전체 면적 6,000ha에 산림률 99.5%라는 망산의 명성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가이드는 “망산은 1㎤당 10만 개가 넘는 음이온이 뿜어져 나와 삼림욕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깎아지른 낭떠러지를 따라 이어 걷는다. 길은 절벽 안으로 숨기도, 밖으로 나가기도 하면서 시원한 경치를 선사한다. 중간 샛길인 소천대小天臺로 올라서는 기점엔 놀랍게도 식당이 있다. 절벽 위에 지어진 이 식당의 이름은 ‘망산협곡식당’. 이곳에선 망산 지역에서 난 채소와 버섯으로 만든 요리를 낸다. 종업원의 귀에는 큼지막한 은 귀걸이가 걸려 있다. 

“망산 인구의 90% 이상이 중국 내 소수민족 중 하나인 요족입니다. 이들은 은銀이 귀신을 막는 효험이 있다고 해서 은제품을 매우 선호합니다. 이들이 결혼할 때 입는 웨딩드레스는 전부 은으로 돼 있어 무게만 15kg에 달한다고 해요. 침주는 예로부터 은 생산과 가공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지금도 이곳의 은제품 생산량은 중국 전체의 10분의 1에 달하고, 중국에서 가장 큰 은 세공기업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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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산은 고도가 높아 중국 남부 지방에서 유일하게 눈꽃이 핀다.
식당 뒤편 계단을 따라 소천대를 향해 200m쯤 고도를 높인다. 안타깝게도 다시 사위는 안개에 휩싸인다.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오른편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안개 낀 절벽길이 스산하다. 기암절벽의 모양에 따라 이름 붙여진 신귀망월, 금편협곡, 신귀출해, 금편신주, 칠성대 등 명소들을 못 보고 전부 지나친다.

이 경관들 중 유일하게 안내판이 있는 건 칠성대다. 가이드는 “중국 고대 신화에 나오는 신 반고가 천지를 만든 후 북두칠성과 함께 떠있어 북쪽의 방향을 헷갈리게 만든 남두칠성을 떨어뜨린 뒤 망산에 뒀는데 이것이 현재 ‘칠성대’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망산은 ‘별’세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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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산 중턱에 위치한 천태사.
잔도가 끝나고 승강장으로 내려서는 오솔길이 나오는 기점에는 천태사天台寺가 자리 잡고 있다. 원랜 작은 암자만 있었으나 1993년에 이곳에서 썩지 않은 미라 상태의 비구니 시체 두 구가 발견된 후 암자를 개축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기 직전까지 아쉬운 마음에 연신 뒤를 돌아본다. 여전히 망산의 진면모는 안개 속에 감춰져 있다. 내년에 모든 시설을 갖추고 본모습을 드러낼 망산을 기대하며 케이블카에 올라타며 트레킹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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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개를 배경으로 그물을 던지고 있는 어부.
꼭 둘러봐야 할 관광지!

동강호풍경구东江湖风景区

최고 등급 5A 국가관광지인 동강호는 4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일출과 일몰 전후 2시간 동안 피어올랐다가 사라지는 물안개로 이름난 곳이다. 호수 내 무수히 분포하고 있는 섬의 경관이 매우 아름답고 운치 있다. 물안개가 피어오를 시간이면 조각배를 탄 초로의 노인이 나와 투망을 던지는 모습을 연출해 준다. 이 노인은 실제로 동강호에서 조업하던 어부였다고 한다. 고기를 낚던 어부가 이젠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된 셈이다.
 
유람선을 타고 40분 정도 달리면 닿는 두솔도도 반드시 둘러봐야 한다. 동강호에서 가장 큰 섬인 두솔도兜率島에는 두솔영암동굴이 자리하고 있다. 이 동굴은 3억 년 전 고생대에 형성됐으며 세계에서 유일한 호수섬 동굴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36m 석주를 비롯해 크고 다양한 동굴 생성물이 많아 중국 유명 드라마 ‘서유기’의 무대기도 했으며, 일찍이 송나라 문인 사암이 이곳을 돌아본 후 <두솔암기兜率岩記>를 남기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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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하지모의 비경을 자랑하는 비천산은 산책하듯 거닐기 좋은 곳이다.
비천산飛天山

하늘로 날아오르는 산이라는 의미의 비천산은 단하지모丹霞地貌 (백악기시대에 퇴적돼 형성된 붉은색 사암이 풍화 퇴적작용을 거쳐 단층화된 지형)의 비경을 자랑하는 국가지질공원이다. 명나라 시기 유명한 지리학자인 서하객은 이곳을 “한치의 땅도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고 단 하나의 산도 기이하지 않은 데가 없다”고 극찬한 바 있다. 

흥미롭게도 비천산에는 비천山이 없다. 예로부터 존재하던 인근 요족 마을의 이름이 비천산이라 이를 그대로 따서 이 지역을 명명했지 따로 산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산이라기보다 언덕과 카르스트 지형의 연속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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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 동굴을 파서 지어진 성불사.
비천산에서도 배를 타고 동강호로 유입되는 지류인 취강渠江을 유람할 수 있다. 강의 색깔이 석회로 인해 비취색을 띠고 있어 취강이란 설도 있고, 이곳 강변에 살던 품성이 바른 여인 ‘취녀’를 기념하기 위해 취강이라 했단 설도 있다. 취강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양편에 두고 흐르는데, 자세히 보면 절벽 한가운데 굴이 파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이드는 굴마다 1,000여 년 전에 안치된 관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람선이 마지막으로 닿는 곳은 절벽에 동굴을 파서 지어진 성불사成佛寺로, 지금도 2명의 고행승이 불심을 기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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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성 매장 내 진열된 은조각. 가격은 65만 위안(약 1억 원)이다.
주변 볼거리

백은성白銀城
침주는 텅스텐, 주석, 아연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해 ‘금속의 도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예로부터 은이 많이 생산돼 지금도 중국 전체 은제품 생산량 중 10분의 1이 여기서 나오며, 중국에서 가장 큰 은 세공기업 백은성도 있다. 다양한 은제품들의 공정 과정을 살펴볼 수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 2018년 한 해에 생산한 제품만 1,600톤이며 매출액은 113억 위안(약 1조 8,75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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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동굴 한가운데를 따라 흐르는 계곡을 따라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
만화암万华岩
만화암은 9,000m가 넘는 거대한 지하 동굴로 실제 걸을 수 있는 구간은 2.5km 정도다. 이곳의 특징은 5월 1일부터 10월 1일까지 동굴 안에 흐르는 계곡을 따라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세계에서 단 두 개뿐이라는 ‘물 아래에서 자라는 석순’도 관찰할 수 있다. 동강호에 있는 두솔영암동굴에 비하면 높이가 낮은 편이라 위압감은 반감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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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단 두 개뿐이라는 ‘물 아래에서 자라는 석순’. 현재는 보존을 위해 화면을 통해서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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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산삼림온천의 노천온천.
망산삼림온천
망산국가 삼림공원안에 위치한 망상온천은 여독을 말끔하게 씻을 수 있는 곳이다. 각종 약재를 투입해 각각 다른 효능을 가진 60여 종의 온천을 보유하고 있어 개개인의 체질이나 질환에 따라 맞춤형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수영장과 워터파크 시설도 갖추고 있으며, 깔끔한 객실을 갖춘 리조트도 있어 여행 마지막 날 밤을 보내기 최적이다. 

여행 가이드
침주로 이동하려면 중국의 고속철 가오톄高鐵를 타는 것이 편하다. 광저우 공항에서 기차역으로 40분 정도 차량으로 이동한 뒤, 침주행 고속열차를 타면 1시간 30분 정도 걸려 도착할 수 있다. 가오톄는 입구에서 수하물 검색을 하고, 여권도 검사할 뿐만 아니라 승·하차 시 검표도 반드시 실시하므로 이를 유념하고 짐을 챙겨야 한다. KTX보다 앞좌석 간 거리가 넓어 승차감이 좋으며 의자마다 콘센트, 옷걸이도 있다. 광저우 공항에서 버스로 이동할 경우에는 4~5시간 정도 소요된다.

현재 중국 침주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여행사는 전무하다. 그러나 유일하게 중국전문 여행사 ‘인차이나’에서 상품 개발을 완료한 후 현재 1월 출발을 목표로 모객 중이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너무 많이 알려진 장가계가 식상하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문의 인차이나 02-797-2255, www.inchi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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