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다니지 않던 시절에도 ‘내장산 단풍’은 알고 있었다. 가을철 TV에서는 우화정에서 내장사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단풍터널이 단골처럼 등장했고, 산을 좋아하시는 아버지는 “가을 내장산은 꼭 한 번 가볼 만해!”라고 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했다. 이것들은 내장산에 대한 나의 친밀감을 점점 높였다. 일종의 기시감을 만들었다. 현실에선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 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친한 친구가 생긴 기분이었다.내 주변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함께 취재산행을 자주 하는 성
설악산 서북능선(1,708m)성격 급한 사람들은 10월이 되면 서북능선을 찾는다.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능선 말이다. 대승령~귀떼기청(1,576m)~끝청(1,609m)~중청(1,664m)~대청봉(1,708m)을 잇는 이 능선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고산능선답게 가장 먼저 단풍이 찾아온다. 기후 변화로 갈수록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이 짧아지는 걸 감안하면, 10월 초의 단풍 1번지는 단연 서북능선이다. 10월 초 천불동계곡이나 흘림골, 백담사를 찾더라도 단풍은 없다. 1,000m 이상 능선으로 가야 한다. 과거 서북능선은 강자들의 전유물이
예쁜 단풍을 찍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풍이 예쁠 때 산을 찾는 것이다. 올해는 평년에 비해 9~10월 기온이 높아 단풍 절정기가 일주일 정도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중부지방은 10월 말, 남부지방은 11월 초중순에 단풍이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오대산은 10월 17일, 설악산은 10월 21일, 치악산 10월 25일, 월악산 10월 27일, 지리산 10월 28일, 북한산 10월 30일, 속리산 10월 31일, 계룡산 11월 2일, 무등산 11월 4일, 내장산 11월 5일, 두륜산 11월 14일이 각각 절정기로 꼽히고 있다.
내장산內藏山(763m)전북 정읍 내장산의 단풍이 각별한 것은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단풍은 일교차가 크고, 일조 시간이 길수록 색이 선명해지는데 내장산은 남부내륙에 있어 일교차도 크고, 주위에 큰 산이 없어 일조 시간도 길다. 단풍나무의 수종도 애기단풍나무, 신나무 등 11종으로 다양해 화려한 색감의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내장산 특유의 애기단풍은 잎이 어린아이 손처럼 작고 앙증맞으며, 빛깔이 고운 것이 특징이다. 단풍철 내장산은 국민적 명소이므로, 이른 새벽에 출발하거나 전날 밤 출발하는 무박산행을 이용하는 것이
나무 많은 우리나라에선 산과 들, 도심 가릴 것 없이 울긋불긋한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연인과 함께 부담 없이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는 명소를 추려봤다. 도심과 인접해 접근성도 좋고 완만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소풍을 가도 좋은 곳들이다. 이곳들은 SNS에서도 ‘단풍 맛집’이라고 불리며 인증샷을 많이 찍어 올라오는 곳이다. 인물이 딸린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배경이 워낙 좋으니 카메라만 들이대면 멋진 가을 사진이 나온다. #전주향교전주한옥마을의 가을은 더욱 아름답다. 곳곳에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어
코로나와 함께하는 가을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만큼 거리두기로 억눌렸던 사람들이 전국 각지의 단풍명소를 찾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올해는 여름 일조량과 강수량이적당했기에 단풍도 예쁘게 물들 가능성이 높다. 조금이라도 코로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거리두기 시대의 단풍 산행 노하우를 전한다. 거리두기를 떠나서 단풍이 없는 시기에 가면 아무리 사람이 적어도 허탕 친 것이다. 의외로 단풍 절정기에 딱 맞춰서 그 산을 산행하기는 쉽지 않다. 온난화로 기후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 ‘매년 몇 월 며칠이면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는 식의 정
사람보다 멧돼지 만날 확률이 더 높은 인적 드문 산이 차라리 안전할까?코로나 시대에 던져보는 어리석은 질문이다. 머지않아 산들은 앞 다투어 총천연색 화장을 시작할 것이고 유명세 타는 전국구 산들은 마스크 행렬로 길고 긴 흰색 점선을 이룰 것이다. 집콕과 단풍산행의 갈림길에 서야 한다면 좀 덜 붐비는 쪽으로 눈길을 주는 것은 어떨까. 백두대간에서 살짝 비켜선 낙동정맥은 사람들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드물어 ‘언택트 종주’에 특화된 산줄기다.오지, 조망 없음, GPS 필수… 낙동정맥의 키워드들이다. 수도권에서 멀고 교통편도 녹록치 않아 마
일본 인자이 월드컵 난이도 부문 김자인 1위, 서채현 3위 입상10월 26~27일 일본 인자이에서 열린 2019 IFSC 월드컵에서 한국의 김자인 선수와 서채현 선수가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이번 대회 난이도 부문에서 김자인 선수는 1위, 서채현 선수는 3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로 2019 시즌 월드컵 시리즈가 끝남에 따라, 서채현 선수는 난이도 부문에서 총점 400점을 기록하며 올해 월드랭킹 1위를 차지했다.김자인 선수는 시즌 초반 손가락 부상으로 떨어졌던 랭킹을 최근 회복하며 최종 8위를 기록해 여전히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전남 순천 금전산金錢山(667.9m) 낙안읍성 북동쪽에 암팡진 모습으로 솟구친 ‘바위산’이다. 낙안 지역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봉우리로 해질녘 빛을 받아 빛나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산세가 좋은 금전산은 명찰도 품고 있다. 산 아래 태고선원 금둔사는 고려 고찰로 보물 2점이 있고, 산정 바로 아래 위치한 금강암은 동국 제일의 조망대로 꼽힐 만큼 조망이 좋다. 바위와 어우러진 늦가을 단풍의 정취가 뛰어나 11월에 찾아도 좋은 곳이다.금전산 산행 코스는 대략 네 가닥이다.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낙안온천에서 금강암을 경유하는 코스이며
변산반도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모습이 뛰어나게 아름다워 ‘산해절승山海絶勝’이라 불린다. 서해를 향해 튀어나온 반도 내부에 솟은 산줄기 안쪽의 산악지대를 내변산, 그 바깥 바다와 접한 지역을 외변산으로 구분한다. 두 지역의 풍광이 매우 뚜렷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그렇게 불렀다.변산은 가을철 여행지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산악지대의 숲을 물들이는 화려한 단풍이 특유의 기암봉들과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단풍이 절정일때 바위산에 올라 조망하는 산줄기와 바다의 모습이 정말 뛰어나다. 오래 전 경관이 좋은 지
10월은 전국이 단풍으로 물드는 시기다. 등산을 즐기는 이들에게 단풍산행은 절대 놓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연중행사 가운데 하나다. 단풍 절정기가 짧기에,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산길이 정체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단풍이 좋은 곳도 한정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려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설악산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단풍철의 설악산이야말로 ‘인산인해’를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본지 1983년 10월호는 ‘丹楓 제1경 雪嶽山’ 특집을 실었다. 그것도 총 204쪽 잡지의 절반이 넘는 132쪽을 설악산 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청명한 하늘 아래 펼쳐진 가을을 맞아 단풍산행을 떠나는 등산객이 늘어남과 동시에 산악사고도 늘어난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가을철 사고가 전체 산악 사고의 30%로 가장 많다. 그럼 가을철 산행에 대비해 산악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알아보자.첫째, 방수·방풍의와 보온의류를 준비하자. 낮과 밤의 일교차가 10~15℃ 차이 나기 시작하면서 산간지방에는 일찌감치 첫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처럼 기온변화가 심해지면서 추위에 노출되면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 그러므로 배낭에는 방수·방풍의와 보온의류를
단풍철이면 많은 탐방객이 몰리는 설악산과 치악산 국립공원에 신규 탐방로가 개방된다. 대한민국 대표 단풍 명소로 이름난 설악산에서는 오색지구 남설악 만경대 코스가 열린다. 치악산에서는 금대지구 영원산성길과 부곡리에서 비로봉으로 연결된 ‘부곡 큰무레길’이 새롭게 정비를 마치고 탐방객을 맞는다.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 오색지구 남설악 만경대의 46년 만에 다시 열린 용소폭포~만경대 구간은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난 1970년 3월 24일부터 원시림 보존과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출입 통제됐다. 남설악 만경대(萬景臺)는 속초시 설악
‘부부는 일심동체’란 말이 당연하지만 생각만큼 잘 지켜지지 않는지라 부부가 취미를 같이 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 등산도 마찬가지다. 건강을 위해서 등산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하지만 부부가 함께 산에 가면 “참 대단하다”란 말을 듣기 일쑤다. 이 말에는 ‘부러움 반, 핀잔 반’이 섞여 있다.자신은 그렇지 못해서 부럽고, 매일 보는 얼굴을 산에까지 가서도 보고 싶냐는 핀잔이다. 그런 점에서 인천 간석동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는 맹태섭(53)씨와 아내 이현희(51)씨는 천상 ‘잉꼬부부’다.“지난 4월 13일 울릉도 성인봉을 올라 우리
억겁세월을 견디고, 억겁세월 다듬어진 자연이 이런 모습일까. 너도밤나무를 비롯해 여러 활엽수가 우거진 거대한 산록, 폭발로 형성된 분화구, 그 기슭에 온갖 고산습지식물이 자라는 습원…. 일본 혼슈(本島) 최북단 아오모리(靑森)현의 핫코다산(八甲田山·1,584m)은 그렇듯 신비감 넘치고 오묘한 자연풍광을 자아냈다. 거센 바닷바람에 다져진 산사면과 그곳에 우거진 숲, 수십 만 년 전부터 반복적인 분화를 통해 이루어진 성층화산들로 이어진 산릉, 그 아래 습지와 유황온천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지속돼 온 자연의 변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산에 점수를 매길 수는 없다. TV의 경쟁 프로그램처럼 어느 산의 단풍이 더 고운지, 산세가 더 화려한지 객관적인 우위를 가릴 수는 없다. 하지만 등산객이 내뱉는 감탄의 횟수와 데시벨을 측정해 비교한다면 어느 산이 1위로 뽑힐지는 뻔하다. 산 좀 다닌 사람이라면 굳이 이런 조사를 하지 않아도 이견 없는 1위가 설악산임을 알고 있다. 단풍과 산세가 어우러진 풍경의 완성도만으로 우선순위를 꼽자면 설악산은 황홀한 절대군주다. 백담사를 들머리로 오세암을 거쳐 봉정암에서 소청대피소에 올라 하루 묵고, 희운각으로 내려와 공룡능선을 타고 마등령
“선운산 하면 복분자나 풍천장어지! 봄엔 동백이 좋고 가을엔 단풍도 좋고. 산? 산도 아주 기가 막히지, 암!” 고창군 아산면과 심원면 경계에 솟은 선운산(禪雲山)은 10월 말경부터 11월 초까지 가을을 수놓는 애기단풍으로 산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선운산은 대게 선운사의 뒷산인 도솔산(336m)을 일컫지만 실제로는 1979년 전라북도에서 지정한 도립공원 내의 경수산(444m), 청룡산(313m), 구황봉(285m), 개이빨산(355m) 등을 두루 지칭한다. 선운산이란 이름의 명성에 비하면 산 높이는 평균 300m로 동네 뒷산 정도
‘두류산’이라는 이름은 지리산(智異山·1,915m)의 별칭이기도 하다. 두류산으로 불리는 산은 북한에도 두 곳이 있다. 함북 길주군 양사면과 함남 단천군 북두일면 경계를 이루는 두류산(2,309m)과 함남 문천군 운림면과 평남 양덕군 대륜면 경계를 이루는 두류산(1,324m)이 그것이다. ‘두류’에서 산(山)이 아닌 봉(峰)자를 써서 두류봉으로 불리는 산이 화천읍에 또 하나 있다. 화천댐 동쪽에 자리한 두류봉(頭流峰·430m)이 그것이다.강원도 화천군 최전방 대성산 바로 남쪽에 위치한 두류산(頭流山·992.7m)은 남서쪽은 사내면
“초보가 산에 갈 때 가장 부담스러운 게 뭘까?” “아무래도 교통편이 아닐까? 자가용을 타고 나서기엔 좀 부담스러워. 어디서부터 올라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지하철에서 내려서 바로 산에 오르고 출발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는 그런 산은 없을까? 관악산 같은 곳 말이야.” 주변의 등산초보 친구들에게 “어느 산에 가고 싶냐?”고 물어보니 대부분은 ‘부담 없이 나서서 헤매지 않고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올 수 있는 산’을 원했다. 선배들에게 도움을 청하니 동두천의 소요산(逍遙山·587m)이 적당할 거란다. 7년 동안 ‘1호선 라인’을 이용한 사람
등산은 기본적으로 야외활동이다. 경쟁으로 들끓는 일상을 벗어나 내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내 다리 힘 닿는 만큼 갈 수 있는 등산은 현대인들에게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심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자연환경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 급격한 날씨 변화에 따른 저체온증과 열사병, 낙상사고, 낙뢰사고, 야생동물이나 벌레에 물리거나 독버섯이나 독초 섭취에 따른 중독사고 등 여러 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 지면을 빌어 가을철 야외활동 시 감염위험성이 높은 발열성질환에 대해서 필자가 경험한 증례를 통해서 간단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