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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피플] “한반도 생물 보존·보호에 더 헌신하겠습니다”

글 사진 월간산 서현우 기자
  • 입력 2019.01.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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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생물보전대상 수상한 어류학자 이완옥 교수…생물 분야 확장 후 첫 수상

제13회 동북아생물보전대상을 수상한 이완옥 교수.
제13회 동북아생물보전대상을 수상한 이완옥 교수.

“생물 전체로 대상자가 확대된 후 첫 수상이라 매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하천 개발과 외래종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한반도 어류가 위기에 처한 상황을 반영한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나라 생물, 특히 어류의 보존과 보호에 더욱 많은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30여 년 동안 한반도 어류 연구와 보전에 헌신한 이완옥 교수가 동북아생물보전대상을 수상했다. 멸종위기 담수어 보존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성과를 내는 등 한반도 생물다양성 구명과 보전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것이 인정받았다. 특히, 기존에 식물분야에 국한돼 있던 동북아생물보전대상이 전 생물분야로 영역을 넓힌 후 첫 수상자여서 의미를 더했다.

이 교수는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소장 현진오)가 주관해 지난 11월 30일 열린 제13회 동북아생물보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지금껏 받은 상 중 가장 행복한 상”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 이유는 “특정 실적이 아니라 동료연구자와 관련전문가들이 추천한 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구자로서 걸어온 인생 전체를 인정받은 기분입니다. 이번에 주신 동북아생물보전대상이 가장 인상적이고 행복한 상입니다. 앞으로도 대중을 위해 우리 물고기에 대한 복원이나 보존방안, 외래종의 현황과 관리방안 등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교수는 내수면 어종 연구의 권위자로 정평이 난 어류학자다. 민물고기 생태와 분류를 비롯해 민물과 바닷물고기 생태와 복원, 낚시대상어와 어로어업대상어의 자원 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를 연구했다. 신종 3종과 34종의 미기록종을 보고하기도 했다. 특히, 서해안에서만 서식하던 특산종인 황해볼락을 세계 최초로 등재시키기도 했다. 가장 뜻깊은 연구 성과는 ‘세계 최초 쏘가리 인공 양식 기술 개발’이라 전했다.

“멸종위기에 처했던 황쏘가리나 어름치와 같은 천연기념물을 처음으로 인공 생산해 한강과 금강에 방류한 연구가 가장 보람찼습니다. 아예 절멸될 위기였던 이들이 지금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어종이 됐어요.”

낚시인들 사이에서 이 교수는 유명인사다. 조선일보사에서 발행했던 월간 <낚시>에 어류도감을 수년간 연재하기도 했고, 이 교수의 연구 성과가 낚시 문화를 좌우한 적도 많았다. 환경부의 떡붕어 생태계 교란 유해어종 지정 시도를 학술적 반박을 통해 유예시킨 일이나, 5년간 주요 댐과 하천을 조사해 ‘한국 배스 분포도’를 완성한 것 등이다.

“낚시를 통해서만 채집할 수 있는 어종이 있기 때문에 저도 낚시를 자주 합니다. 낚시는 정적인 취미활동이지만 대상인 물고기는 움직이는 반면, 등산은 동적인 취미활동이지만 대상인 산은 가만히 있죠. 이 때문에 낚시와 등산은 가장 상호보완적인 취미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 교수는 올해로 국립수산과학원에서 퇴직하고 전남대 수산과학연구소로 초빙돼 하천물질순환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 교수는 “공무원일 때는 업무 때문에 시간 제약이 많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자유롭게 대중을 위한 강연을 다닐 수 있을 것 같다”며 “규모가 크든 작든 불러주시면 어디든 찾아가서 도움을 주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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