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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시즌특집ㅣ설화vs상고대ㅣ눈꽃 명산 가이드]환상적인 은빛 산정을 찾아 떠나자!

월간산
  • 입력 2019.02.1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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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많고 일교차 큰 1,000m대의 높은 산들

선자령의 눈꽃을 감상하는 등산인들.
선자령의 눈꽃을 감상하는 등산인들.

찬바람을 맞은 산정에 눈꽃이 피어나고,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반짝이는 겨울 산은 매력적이다. 등산 마니아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새벽부터 산에 오르는 것은 그러한 환상적인 풍광을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산에 눈꽃이 매달리고 상고대가 피는 것은 아니다. 날씨와 지형에 따라 눈꽃이나 상고대가 잘 형성되는 산이 따로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설경 촬영명소로 손꼽는 덕유산과 소백산이다. 그밖에도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산들 가운데 유난히 겨울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 많다. 전국의 눈꽃과 상고대 명산 가운데 7곳을 선정해 소개한다. 

겨울철 인기 있는 덕유산의 설경.
겨울철 인기 있는 덕유산의 설경.
설화가 만발한 나뭇가지.
설화가 만발한 나뭇가지.

1위 덕유산

사진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눈꽃과 상고대 촬영의 명소다. 덕유산 향적봉(1,614m)은 초보자부터 베테랑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눈꽃 산행지다. 곤돌라로 올라 향적봉대피소에서 1박 후 손쉽게 일출과 설경을 만날 수 있다. 주봉인 향적봉은 겨울이면 늘 순백으로 빛난다. 지리산과 설악산에 이은 남한 내륙 3위 고봉답게 향적봉은 하나의 눈꽃이 된다. 곤돌라를 이용하면 향적봉 정상에 서는 데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10여 분이면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까지 곤돌라로 오를 수 있고, 여기서 20분만 걸으면 향적봉이다. 

2위 소백산


겨울철 소백산(1,439.5m) 주능선에는 설화가 만발한다. 기온차가 심한 날에는 상고대가 수시로 피어난다. 이 산의 설화가 유난히 뛰어난 것은 지형적인 특징에서 비롯된다. 백두대간이 태백산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꺾은 다음 서진하면서 처음으로 높게 일어선 산이 소백산이다. 때문에 이 산은 겨울철 북서풍을 그대로 받아내며 주능선에 화려한 설화와 상고대를 피운다. 

소백산 종주 산행은 죽령이나 희방사에서 시작해 비로봉으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죽령~고치령 주능선 종주는 적설량이 많은 겨울에는 쉽지 않다.

3위 한라산

제주도 한라산(1,950m)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 겨울철 설화와 상고대가 필 확률이 그 어느 산보다 높다. 게다가 제주도는 연평균 강수량이 1,800mm로 한반도 평균 1,250mm보다 훨씬 많다. 넓은 산자락과 높은 고도 덕분에 식물종도 다양하며, 변화무쌍한 설화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설화와 상고대 풍경은 한라산 어디든 장관이지만, 성판악~관음사 코스가 정상부의 백록담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권할 만하다. 다만 거리가 멀어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4위 선자령 

대관령 북쪽에 자리한 선자령(1,157m)은 겨울에 인기 있는 산이다. 사실 이 산은 특출하게 눈길을 끌 만한 산세를 지닌 곳도 아니다. 고원 특유의 밋밋한 형태를 하고 있다. 그러나 겨울만 되면 많은 이들이 몰리는 선자령의 인기는 지형적인 특성이 만들어낸 독특한 풍광 때문이다. 워낙 고지인데다 바람이 강해 상고대가 생성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동해를 조망할 수 있어 일출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다. 해발 800m의 대관령 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에 아주 쉽게 산을 오를 수 있다. 덕분에 눈꽃과 일출 모두 큰 노력 들이지 않고도 경험할 수 있다. 

5위 성인봉

울릉도는 연간 강수량이 1,485m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그리고 이중 절반 이상이 겨울에 내린다. 겨울에 북서풍이 습기 많은 해상을 지나며 수증기를 운반해 오기 때문이다. 울릉도 성인봉에서 만발한 눈꽃을 보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일 정도다. 그리고 눈이 한 번 왔다 하면 1m씩 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은 해발 1,000m에 가까운 높은 산이다. 게다가 도동항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올라야 하는 고도가 산 높이와 별 차이가 없다. 겨울철 눈까지 깊게 쌓이면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은 아니다. 하지만 폭설이 내린 직후 울릉도 산악인들이 단체로 길을 뚫어두기 때문에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6위 계방산

강원도 평창의 계방산(1,577m)은 대한민국 대표 눈꽃 산이라 해도 좋을 설화 명산이다. 이곳은 눈꽃 명산의 여러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우선 계방산은 해발 1,577m로 남한에서 다섯 번째 고봉이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다음의 고봉이다. 때문에 차가운 북서풍이 산정을 휘덮으며 설화나 상고대가 필 확률이 높다. 

겨울이 되면 매주 말 어김없이 수십 대씩 관광버스가 줄을 잇는다. 모두 설화를 보려는 사람들을 태운 산행 버스들이다. 정상 남쪽의 운두령(1,090m)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정상까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고 하산길도 빠른 편이다. 

7위 치악산

치악산은 전형적인 ‘겨울 산’이다. 덕유산, 소백산, 한라산 등과 더불어 설경이 특히 아름다운 눈꽃 명산으로 이름 높다. 연평균 강우량 1,200mm로 비가 많고,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능선이 대륙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을 정면으로 맞받고 있어 눈꽃과 상고대가 형성되기 좋은 환경이다. 

대표적 등산로는 급경사로 악명 높은 ‘사다리병창’ 코스다. 치악산은 경사가 30도를 넘는 지역이 60%나 되며, 사다리병창 코스는 그중에도 가장 급경사인 비로봉 북사면에 있는 등산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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