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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해외 핫이슈ㅣ온실가스] 지구 CO2 자정 능력 2060년이 한계

월간산
  • 입력 2019.03.12 17:21
  • 수정 2019.04.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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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 가뭄‧폭염‧태풍 등 자연 재앙이 일상적 환경 될 수도
미국 콜롬비아대 연구팀 발표… 2017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사상 최고 기록

독일 서부 아헨지역 공업단지 인근의 풍력발전기. 온실가스 감축은 전 세계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다.
독일 서부 아헨지역 공업단지 인근의 풍력발전기. 온실가스 감축은 전 세계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다.

22세기 이후에나 다다를 것으로 예측됐던 지구 온난화로 인한 ‘되돌릴 수 없는’ 환경 변화가 2060년이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연구가 발표됐다. 지구 탄소흡수력이 한계점에 도달해 극심한 가뭄, 해수면 상승, 거대한 산불, 허리케인과 같은 재해가 ‘일상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미국 콜롬비아대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네이처>에 가뭄과 폭염 등 극한 기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토양의 이산화탄소 자정 능력이 2060년을 기점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논문의 모델대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된다면 ‘기후변화가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파괴적인 악순환이 시작돼, 기존 예상보다 빨리 지구 온난화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지구는 인간의 활동에 의해 생성된 이산화탄소의 약 절반을 흡수하고 있다. 이 중 25%는 바다가 흡수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식물·나무·토양에 의해 흡수된다. 기후과학자들은 지구의 생물권이 인간이 생산한 탄소를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 흡수할 수 있을지 확실히 알지 못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이를 예측하기 위해 가뭄과 홍수, 장기 사막화 추세 등 물 순환의 변동이 육지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초목과 토양에 저장되는 이산화탄소 양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순생물군계생산량NBP’을 계산했다. 4개의 지구시스템 모델에서 도출한 데이터를 통해 토양 수분 변화에 따른 사막화 등 장기적 영향과 홍수나 가뭄 등 단기적 기상현상을 배제한 이산화탄소 증감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의 비율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계속 늘어날 경우, 육지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206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 제1저자인 줄라이 그린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이 연구는 21세기 내로 생물권의 탄소 흡수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다”며 “지금 당장 온난화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절박한 근거”라고 전했다.

기후변화로 앙상한 나무만 남긴 채 고사한 지리산 반야봉 구상나무. 사진 산림청.
기후변화로 앙상한 나무만 남긴 채 고사한 지리산 반야봉 구상나무. 사진 산림청.

흥미롭게도 이 연구는 앞으로 40년 동안 육지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기 중에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생산될수록 식물의 광합성 비율도 같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나무 등 생물권이 점점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비옥화carbon fertilization 현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구 온난화 현상을 낙관할 순 없다. 한계에 달한 생물권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지구 온난화가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책임자인 콜롬비아대 지구 연구소 소속 피에르 젠틴 지구환경공학 교수는 “토양의 온실가스 흡수 능력이 한계에 이르면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돼 인간과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토양의 탄소 흡수 능력이 감소하게 되는 주요 요인으로 가뭄과 폭염 등 극한 기상기후 현상을 꼽았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식물들이 극심한 건기에 스트레스를 받아 광합성 및 탄소 저장 능력이 크게 떨어지면, 피해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특히,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극한 기상기후 현상의 빈도와 강도를 증가시키고, 극한 기상기후 현상은 식물에 피해를 줘 탄소 흡수력을 감소시키는 악순환이 세계 도처에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일부 지역에서는 사막화 현상으로 인해 초목의 종류가 바뀌면서 탄소 흡수량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봤다. 줄리아 그린 연구원은 “기후 변화 연구에 있어 토양 수분의 영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며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1971년부터 2085년까지 순생물군계생산량(NBP,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생물권의 생산량) 그래프. 2060년을 기점으로 감소한다. 자료 콜롬비아대 연구팀.
1971년부터 2085년까지 순생물군계생산량(NBP,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생물권의 생산량) 그래프. 2060년을 기점으로 감소한다. 자료 콜롬비아대 연구팀.

21세기 말 지구 온도 3.2상승 전망

한편,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권의 온난화 속도가 지구 평균보다 두 배 빠르다는 보고서도 발표되는 등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지만 2017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엔환경계획UNEP은 보고서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국가적 노력이 주춤한 사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안정세를 보이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7년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증가하면서 1.2% 늘었다.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GHG은 사상 최고치인 492억 이산화탄소환산톤GtCO2을 기록했다. 토지이용 부문에서 발생한 42억 톤까지 합치면 총 535억 톤으로 역대 최고치다. 보고서는 세계 GDP가 3.7%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정한 지구온도 상승폭 2℃ 억제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0년에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고점을 찍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또한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와 미국, 유럽연합,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국가들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21세기 말 온도 상승폭이 3.2℃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를 1.5℃로 억제하려면 세계 각국이 지금보다 5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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