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0주년 기념특집Ⅲ 한국산악계를 빛낸 50인 l <1> 선정기준 및 선정위원] 한국산악 50년 논란 불구 매듭 필요해 선정
글 박정원 편집장
입력 2019.06.1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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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선정위원 고사…산악계 전반 4개 기준, 4개 가치 엄격히 적용
월간<山>이 창간 50주년을 맞아 한국산악계를 어떠한 형태이든 한 번쯤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한국산악계의 편년사는 매년 한국산악회(이하 한산)와 대한산악연맹(이하 대산련)에서 연보를 발간하면서 자세히 나와 있지만 인물 중심의 기전체는 사실상 기록하기 쉽지 않다. 논란이 많기 때문이다. 월간<山>이 지난 40주년 때 한국의 대표적인 클라이머 40인을 선정했다가 많은 논란과 구설수를 겪었다.
하지만 창간 50년을 맞은 월간<山>은 반세기 역사를 기록해 오면서 다시 한 번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국산악계의 반세기 역사를 돌아보며 장단점을 일일이 파악해서 발전과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중론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의 방법이 문제다. 클라이머만 선정은 지엽적이기 때문에 한국산악계 전반을 다루자고 월간<山> 편집팀에서 합의를 했다. 내부 의견도 중요하지만 한국산악계 전반의 의견을 듣기 위해 몇몇 선정위원을 정하고, 선정기준을 엄격하게 나눴다.
우선 선정기준부터 결정했다. 한국산악계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 인물을 중심으로 다섯 가지 기준으로 나눴다. 첫째, 한국산악계 역대 회장을 역임한 인물을 선정했다. 다시 말해 역대 산악단체장이 대상이다. 둘째, 히말라야 14좌 완등자 또는 탁월한 등반가. 셋째, 산악문화 활성화에 기여한 자. 넷째, 국제클라이밍대회 우승자 또는 성적 우수자. 다섯째, 독보적이거나 산악활동 대중화에 기여한 자 등을 대상으로 했다.
여기에 등반이념에 따른 역사성, 등반성, 도덕성, 대중성을 기준으로 적용했다. 등반이념은 스포츠 경기 같은 경쟁성은 적용대상이 아니다. 등반이념은 심판이 없는 상태에서 순수한 자신과의 싸움이다. 룰도 심판도 없는 상태에서 도덕성에 따른 자신의 기준으로 등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등반이념은 지금 행하고 있는 클라이밍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클라이밍은 룰에 따라서 심판의 기준에 의해 경쟁적으로 하는 행위인 것이다. 단지 클라이밍이라도 자연 암벽에서 행해지는 클릭클라이밍은 대상이 된다.
등반의 역사성은 히말라야 등반에 있어서는 주로 초등기록이 해당한다. 반드시 8,000m 거벽이 아니더라도 7,000m 내외의 거벽에 남이 오르지 않은 루트로 초등한 클라이머는 가중치를 준다. 또 등반성은 자기 스스로 개척해서 올라가는 루트에 더 가중치를 주는 방식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에베레스트 노멀루트의 경우 한 시즌 수십 명씩 올라간다. 특히 요즘 같으면, 돈만 주면 산소마스크 끼고 셰르파에 의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등반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런 면에서는 고 김창호가 역사성과 도덕성을 모두 갖췄다고 볼 수 있는 산악인이다. 도덕성은 얼마나 환경훼손을 하지 않고 등반을 했느냐가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대중성은 등반이념과는 조금 배치되는 개념이지만 산악계도 세상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