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깊이읽기ㅣ백두산 화산] 백두산 화산 3주기 겹쳐 폭발 가능성 높다

입력 2019.07.10 13:56

1,000년·100년·세부 주기 모두 중복…1,000년 전 폭발은 손가락 꼽을 대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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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 주변에 있는 분화 흔적들. 최근 국내외 지질학자들은 잇따른 화산폭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과 영국 지질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백두산 주변 활발한 화산활동으로 10여 차례 지진이 발생했고, 이상 징후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영국 밀턴케인스에서 지난 5월 29일 열린 영국왕립학회와 한국 기초과학연구원·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공동 개최한 ‘제4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서다.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0여 년 전부터 국내외 지질학자들이 계속 문제제기를 해왔던 터였다. 백두산 화산폭발의 징후와 증거는 화산폭발 주기론이다. 화산폭발은 큰 주기는 1,000년, 작은 주기는 100년, 세부 주기는 12~13년 단위로 이뤄진다는 이론이다. 이에 백두산 분화는 946년과 947년에 대규모 폭발에 이어 1014~1019년, 1122년, 1176년, 1199~1201년, 1217년, 1373년, 1401~1406년, 1597년, 1668년, 1702년, 1903년에 폭발이 이뤄졌다. 백두산은 지금 이 세 주기가 겹치는 사실에 화산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부산대 윤성효 지구환경교육학과 교수는 “분화규모나 시기, 장소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마그마의 수직구조를 파악해야 한다”며 “백두산 지하 약 10km, 20km, 27km, 32km의 4층으로 돼 있는 단층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지하 10km 밑에 있는 마그마가 폭발한다면 아마 1,000년 전에 있었던 분화규모가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지하 10㎞의 마그마는 천지 바닥 2㎞ 안까지 접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북한 지진청의 김혁 분과장도 이날 “백두산 지면이 최근 7cm가량 부풀어 올랐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백두산 주변 지진활동은 1990년대 중반부터 왕성해지면서 중국학자들이 재분화를 잇따라 경고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군발지진이 발생하더니 2002년부터 지진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2002~2003년엔 한 달 평균 270여 회 발생하던 군발지진이 300회로 잦아졌고, 규모도 더욱 커졌다. 
북한은 지난 2015년부터 영국 과학계와 백두산 주변 화산·지진활동 분석을 공동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은 잦은 분화로 이미 1999년부터 백두산 화산관측소를 설치해 지각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1,000년 전 폭발한 백두산 분화는 화산폭발지수VEI가 7.4로, 서기 이후 당시까지 기록한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당시 기록이 몇 가지 역사서에 전한다.  
<고려사> 세가世家 권지2에 따르면 ‘고려 정종 원년 是歲天鼓鳴赦시세천고명사’라고 나온다. 946년 ‘이 무렵 하늘에 고동소리가 들려 사면했다’는 뜻이다. 
일본의 <흥덕사연대기>에 ‘天慶九年十月七日夜白灰散如雪천경9년 10월 7일 야백재산여설’이라 기록하고 있다. ‘946년 화산재가 마치 눈과 같이 내렸다’고 전하고 있다.  
<일본약기日本略記>엔 ‘正月十四日庚子此日空中有聲如雷정월십사일경자차일공중유성여뢰’라고 적혀 있다. ‘947년 2월 7일에 하늘에서 마치 천둥과 같은 소리가 났다’는 것이다. 
역사에 기록된 규모가 가장 큰 화산폭발은 7만4,000년 전 토바 폭발이 아프리카 빅토리아호를 채울 만한 마그마를 분출한 최고의 기록으로 전한다. 210만 년 전에 분출한 옐로스톤의 허클베리는 그레이트베어호를 채울 만한 마그마로 두 번째를 기록한다.
 
엄청난 마그마 분출은 나라의 운명과 관련 있다는 설도 있다. 1,000여 년 전 백두산 화산폭발로 발해가 직접 멸망했다는 주장이 있다. 역사학자들은 발해가 멸망한 시기는 926년으로 화산폭발한 946년, 947년과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지질학자들은 마그마가 분출하기 전까지 잦은 지진과 분화로 발해는 이미 상당히 피폐한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직까지 발해의 정확한 멸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 지질학자들의 반박은 나름 논리를 갖추고 있다. 윤 교수는 “역사학자들의 주장은 화산활동의 특성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백두산은 대폭발을 일으키기 수십 년 전부터 분화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농작물 냉해와 기근이 발생해 민심이 국가를 떠나 있었다. 이로 인해 거란은 별다른 전쟁 없이 쉽게 발해를 접수할 수 있었다. 이같은 기록은 중국 역사서 <요서>에 ‘이심’이라고 나온다. 이심은 ‘국민들 마음이 국가를 떠났다’는 의미다. 역사학자들도 사건의 전후맥락을 잘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백두산은 머지않은 시기에 화산이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백두산을 비롯, 한라산·지리산·울릉도 성인봉 등의 화산이 있다. 이 중 활화산으로는 백두산이 유일하다. 여러 가지 피해 대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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