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 대통령' 윤치술의 힐링&걷기 <18>] 칸타빌레 트레킹

  • 글 사진 윤치술 한국트레킹학교장
    입력 2019.09.1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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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산 천지의 물가에서 산상 공연을 펼치고 있는 필자.
    내 배낭 속의 우쿨렐레와 하모니카는 늘 산상연주를 꿈꾼다. 옥빛 하늘 높은 백두산 천지 물가와 헤픈 달빛 설악의 산장에서, 밀포드의 맥키논패스 노랑꽃과 함께, 칼라파타르의 룽다와 타르초 아래에서도 나의 음악은 묏바람에 실려 흐른다. 
    비록 마리아 칼라스가 부른 벨리니의 오페라 아리아aria나 손열음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처럼 심오한 선율은 아니지만, 하모니카 목에 걸고 우쿨렐레를 치는 나의 연주에 어쩌다 산새들도 추임새를 넣는 우연도 있으니 거북살스러운 소음은 아닌 듯하다. 이렇듯 음악과 함께하는 나의 산행은 ‘칸타빌레 트레킹cantabile trekking’이다.  산행이 자칫 동적動的으로 기울면 도전, 극복, 우월감 등으로 성정은 거칠어지고 우리가 자연을 만나려는 가장 큰 이유인 정적靜的인 감성을 다치게 하므로 경계해야 한다. 또한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뤄 삶의 격格을 높이고자 하는 산행의 궁극적인 선善을 취할 수 없음이다. 
    나는 서양 산악문화의 장점을 보듬으며 한국적인 산행문화의 꽃길을 찾고자 애쓰는데 그 답의 하나가 음악이다. 자연의 소리와 더불어 쉴 참의 연주는 ‘뮤직테라피Music therapy’라는 놀라운 효과로 나타나고 ‘노래하듯이’란 칸타빌레와 ‘즐거운 산길걷기’인 트레킹의 만남이 된다. 결과는 산을 이기겠다는 전투적 등산登山에서 벗어난 자연과의 교감으로서 내가 주창主唱하는 입산入山으로 이어진다.
    나의 연주는 음학音學이 아닌 음악音樂으로 레퍼토리는 동요 ‘섬집아기’와 ‘You are my sunshine’, 마르티니의 ‘사랑의 기쁨’, 백년설의 ‘나그네 설움’ 등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곡이다. 하지만 요즘은 쉽게 접할 수 없어 그런지 옛적의 곡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메마른 영혼의 들을 적셔 주는 기쁨을 얻는다. 산상연주는 나의 가쁜 몸짓을 고르고 섣부른 생각을 걸러 주며, 듣는 사람에게는 아기의 나비잠 같은 편안함을 안겨 준다. 더불어 밀라노의 ‘라스칼라’ 극장보다 더 완벽한 자연이라는 장소는 거장의 연주에 버금가는 천사들의 노래라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무대인 셈이다. 추억이 등 뒤에 바투 와있는 가을날의 야영이라면 더욱.
    늦게야 어깨를 쉬는 내 작은 텐트는 세상을 다 담고도 남고 익숙한 숲 향에서는 무엇이나 쉽게 그리워진다. 양초 등 켜고 5만 대 1 지도 위를 검지로 걷다가, 시커멓게 앉은 코펠의 검정을 지우다가, 개비한 등산화의 어깃장으로 생긴 뒤꿈치 물집을 죽이다가…. 지나온 산행은 흑백 무성영화, 능선 위의 푸른 별은 자막이 되어 내 안에서 서성이는 山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위어가는 옛사랑에 뒤척이다 검어진 봉우리 너머로 엔딩 크레딧ending credit 된다. 어렴풋이 그러나 확실히 그리운 이 밤, 나의 우쿨렐레와 하모니카에 구노의 ‘세레나데Serenade’를 실어 저 편의 그리움을 소환해야겠다. 
    윤치술 약력
    소속 한국트레킹학교/마더스틱아카데미교장/건누리병원고문/레키 테크니컬어드바이저
    경력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외래교수/고려대학교 라이시움 초빙강사/ 사)대한산악연맹 찾아가는 트레킹스쿨 교장/사)국민생활체육회 한국트레킹학교 교장/월간 산 대한민국 등산학교 명강사 1호 선정
    윤치술 교장은 ‘강연으로 만나는 산’이라는 주제로 산을 풀어낸다. 독특하고 유익한 명강의로 정평이 나 있으며 등산, 트레킹, 걷기의 독보적인 강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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