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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백두대간 에코 트레일ㅣ덕항산 구간 BAC스토리] 24세 여성 셰르파 백두대간 단독 일시종주 도전한다

월간산
  • 입력 2019.09.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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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산 정상, 임도와 관광객에 휩쓸려 인증 놓치기 쉬워 주의해야

구부시령 표지목 앞에 선 권태도(좌측부터),
성예진, 김찬일 셰르파와 문승영씨.
구부시령 표지목 앞에 선 권태도(좌측부터), 성예진, 김찬일 셰르파와 문승영씨.

원래 인증지점이었으나 현재 제외된 곳은, 피재(삼수령), 덕항산, 황장산, 댓재이다. 인증에 주의할 곳은 매봉산 정상이다. 매봉산 정상 부근은 임도를 따라 관광객들의 전망대 역할을 하는 ‘바람의 언덕’이 있어 분위기에 휩쓸리면 인증을 놓치고 임도를 따라 그대로 내려서기 쉽다. 임도를 버리고 능선 등산로를 따라 매봉산 정상에 들러야 한다. 표지석 앞은 ‘매봉산’, 뒤에는 ‘천의봉’이라 적혀 있으며 양쪽 모두 인증 가능하다.

구부시령은 인증지점이 두 곳이다. 두 지점 모두 인증 가능하다. 실제 구부시령은 ‘구부시령 유래 안내판’이 있는 고개인데, 여기서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1007m봉에도 구부시령 안내판이 있어 혼란을 막기 위해 모두 인증지점으로 지정되었다. 자암재와 큰재는 이정표 표지목이므로 신경 쓰지 않으면 지나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이번 구간에 동행한 블랙야크 김찬일 셰르파는 대한산악구조협회 창립 10주년 기념 키르기스스탄 알라아르차산군 등반을 다녀왔다. 전국에서 모인 115명의 구조대원들이 나름의 트레킹과 등반 대상지를 정해 7월 14일부터 24일까지 11일간 열띤 등반을 했다. 김찬일 셰르파는 가장 난이도 있는 프리코리아(4,740m)에 도전했다. 2013년 구은수 대장이 초등 후 이름을 붙인 산으로 벽 등반 길이만 750m에 이른다. 

김찬일 대원은 윤명섭·박성훈 대원과 함께 도전해 4,200m 지점까지 진출했다. 낙석이 심해 정상까지 높이 540m를 남겨둔 상황에서 하강해야 했다. 그는 패인을 “기후변화로 크레바스가 예전보다 커져 우회해서 접근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기 때문”이라며 “멀지 않은 시기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재도전의 뜻을 밝혔다.

여성 셰르파 중 막내인 성예진(24세) 셰르파는 8월 25일부터 백두대간 일시종주에 나선다. 진부령을 출발해 지리산으로 남진하는 일정이며, 셰르파 신분인 만큼 쓰레기 배출을 자제하고 합법적인 법정등산로만 이용하는 에코트레일 종주를 할 계획이다. 그는 산악자전거 전국대회에서 10회 이상 우승한 정상급 선수였으나, 산의 매력에 빠져 한국등산학교를 수료하고 100대 명산을 모두 올랐다. 

“고산등반이 하고 싶은데, 지극히 일반인이라 방법을 모르겠어요. 둘러보니 쟁쟁한 산악인들 경력에 고산등반만큼 자주 등장하는 게 백두대간 일시종주더라고요. 아직 초보 산꾼인 제가 국내에서 자력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도전해, 등산의 기초를 닦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여자 혼자는 위험하다, 몸에 무리 간다, 법정 코스만 가는 게  더 힘들다, 비법정으로 가라’ 같은 얘기를 숱하게 들었지만, 악법도 법이기에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힘든 일인지 충분히 알고 있고,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어요.”

일반적인 또래 여성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성예진씨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우유 배달을 하고, 낮에는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와 산에 가기 위해 드는 비용을 혼자 힘으로 충당해 왔다. 늘 긍정적인 태도와 유쾌한 웃음을 유지해 이번 여름에 열린 한국등산학교 암벽반에서는 ‘강사특별상’을 받았다. 20대 초반의 여성이 혼자 백두대간 일시종주를 했다거나, 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 성공한다면 여성 최연소 단독 일시종주 기록일 것으로 예상해 본다. 뜨거운 청춘, 성예진 셰르파의 도전을 응원한다.    

41~43구간 두문동재~매봉산~건의령~덕항산~댓재

금대봉 정상석 위치 37.211731, 128.915839

매봉산 정상석 위치 37.211177, 128.966889

건의령 표지판 위치 37.261574, 129.003464

구부시령 표지판 위치 37.30208, 129.017504

자암재 표지목 위치 37.327526, 129.001619

큰재 표지목 위치 37.34799, 129.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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