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행 전라도의 산ㅣ미륵산 430m] 백제의 숨결 깃든 미륵을 기다리는 산

  • 글 사진 김희순 광주샛별산악회 고문
    입력 2019.09.18 09:50

    용화산~용리산~미륵산 잇는 익산의 문화유적 답사 산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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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보 11호인 익산 미륵사지석탑. 미륵산 산행은 서동공원과 마한박물과, 미륵산성, 미륵사지를 볼 수 있는 문화답사를 겸할 수 있다.
    익산은 마한·백제 문화의 꽃밭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많은 유적이 있는 곳이다. 백제는 한성(서울), 웅진(공주), 사비(부여) 시대를 거치며 700년 동안 존속된 나라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백제 역사지구는 사비 시대(538~660년) 두 번째 도읍지인 익산의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 유적까지 포함되어 있다. 특히 미륵사는 백제시대 최대의 사찰이었고 현존하는 국내 최대의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 미륵사지 당간지주(보물 제236호)를 만날 수 있다. 
    미륵산彌勒山은 미륵사지를 품고 있는 산이며, 익산에서 가장 높다. 정상에 올라서면 익산, 김제, 정읍, 부안으로 이어지는 호남의 곡창지대를 굽어볼 수 있다. 미륵산 주변에는 예부터 많은 사찰이 있었다. 미륵산 옆의 용화산龍華山(342m)은 지명에서 알 수 있듯 미륵신앙과 연관이 있다. 미래의 미륵이 56억7,000만 년 후 세상에 출현해 중생을 구제할 것이며, 그 부처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묻힌 고도의 비밀을 풀기 위한 발굴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미륵산은 금남기맥(금강정맥)에 위치하고 있으며, 용화산과 용리산(306.8m)을 연계하는 산행을 많이 한다. 용화산을 들머리로 삼는다면 완만하게 오르는 장점이 있다. 용화산 산행의 초입은 서동공원이다. 백제 무왕이 된 서동과 신라 선화공주를 테마로 조성된 공원이다. 대형주차장 옆에 산행 개념도가 있다. 
    왼편의 마한박물관(마한관)은 마한의 성립과 생활문화를 알 수 있으며, 4,000여 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등산로는 익산 시민들이 많이 찾는 휴식처답게 길이 넓다. 
    200m 거리마다 보이는 익산소방서의 ‘빨간 이정표’가 안내판 구실을 톡톡히 한다. 둘레길처럼 편안하다. 가족묘를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숲으로 들어간다. 
    소나무와 굴참나무가 울창하다. 1.2㎞ 지점에 삼각점이 있다. 이곳까지는 거의 평지와 다름없다. 상수리나무 주변에는 비싼 몸값의 장수풍뎅이 성충 수 십 마리가 짝짓기를 하고 있다. 편백숲과 헬기장을 지나면서부터는 곳곳에 경고문과 철조망이 있다. 군부대 사격장이 인근에 있어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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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화산 산행 초반에 만나는 가족묘.
    백제 무왕시대 성을 따르다
    1시간 만에 용화산 정상에 도착했다. 커다란 묘가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상석은 따로 없고 시야가 나무에 막혔지만 0.4㎞만 더 가면 북쪽과 서쪽으로 완전히 열린 조망 터가 나타난다. 여기서 정면으로 미륵산이 한눈에 보인다. 미륵산 중턱에 알파벳 V자로 보이는 것이 복원된 미륵산성이다. 
    두 개의 돌탑을 만나는 곳에서 우측으로 꺾어든다. 100m 거리에 미륵산·용리산 갈림길이다. 여기서 용리산 정상을 갔다가 되돌아오는 데 30분이 소요된다. 용리산 가는 길은 산책로처럼 평탄하다. 정상에는 삼각점과 안내판만 있다. 스마트폰 등산앱 트랭글tranggle을 쓰는 사람들은 ‘배지’를 받는 재미로 찍고 온다. 앱을 사용해 정상에 오르면 가상의 배지가 지급된다. 
    미륵산은 ‘아리랑고개 1.6㎞’ 방향으로 가야 한다. 완만하게 내리막이 이어진다. 군부대 경계를 위한 ‘정찰감시’ 표지판에서 ‘등산로’ 표지를 따라 우측으로 꺾어 내려간다. 여기서 4분을 내려가면 아리랑고개(다듬재)다. 포장도로를 건너면서부터 미륵산으로 접어든다.
    ‘접근 금지’ 군부대 경고판이 있는 철조망을 담장처럼 따라간다. ‘미륵산성 0.5㎞’ 이정표를 지나면서 은근히 오르막이 이어진다. 돌출된 성벽은 적을 공격하기 위한 ‘치성’이다. 치성 오른쪽으로 직진하면 단거리로 우재봉 능선에 오를 수 있다. 이때 왼쪽 성벽을 따라 정상에 오르는 길은 그늘이 없고 경사가 심해 8~9월에는 권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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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 무왕시대에 축조되었다는 미륵산성.
    백제 무왕시대에 축조되었다고 하는 미륵산성은 둘레 1,822m이며, 복원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허물어진 성터를 10분 정도 급경사로를 오르면 헬기장처럼 넓은 우재봉 능선이다. 지나온 용화산을 비롯한 금마면, 왕궁면 일대와 멀리 대둔산(878m), 안수산(554m), 위봉산(524m)까지 조망된다. 여기서 우측은 송신탑 방향이고, 정상은 왼쪽으로 가야 한다. 
    미륵산 정상은 장군봉이라고도 부른다. 농구장 절반 크기일 정도로 넓다. 화강암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전망데크와 휴식을 위한 벤치가 조성되어 있다. 조망은 북쪽으로만 뚫려 있다. 낭산산성이 있는 낭산산을 비롯해 멀리 논산, 여산 금강 물줄기 따라 늘어선 작은 산들까지 조망된다. 
    하산길은 크게 두 갈래길이다.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미륵사지에 바로 도착할 수 있다. 냉정약수터 코스는 험하지 않다. 반면 사자암 코스는 계단이 많아 쉽지 않지만 미륵사보다 먼저 지었다는 고찰 사자암을 만날 수 있다. 
    하산길이 사납다. 바위와 소나무 뿌리가 엉켜 있어 미끄럼에 주의해야 한다. 3분 거리에 있는 전망바위는 등잔암 또는 거북바위라고도 부른다. 바위 위에 둥근 구멍이 여럿 있다. 이곳에서의 조망이 압권이다. 발 아래쪽으로 미륵사지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한반도 지형의 금마저수지와 계백장군의 혼이 깃든 황산벌을 비롯해 광활한 평야지대를 적시는 금강과 군산 앞바다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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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석과 전망데크가 있는 미륵산 정상.
    절벽의 사자암 경치 압도적
    사자암師子巖은 등산로에서 벗어나 약 100m 안쪽에 있다. 8부 능선 아슬아슬한 암벽에 세워져 있다. ‘사자동천獅子洞天’이라는 암각이 어울리는 천혜의 절경이다. 사자암과 사자동천의 한문 표기가 다른 것은 기록에 충실하기 위함이다. 백제 시대 초기에 건립되었다고 하며 선화공주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 온다. 
    수령을 헤아릴 수 없는 느티나무 너머로 탁 트인 풍광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미륵사지로 가는 내리막은 계단의 연속이다. 올라오기는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15분이면 연수원 갈림길이다. 우측 숲을 따라 가면 곧이어 미륵사지다.
    미륵사지의 엄청난 면적에 놀란다. 신라 황룡사, 고구려 정을사와 함께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사찰로서 백제 무왕 639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서탑과 동탑 2개가 있었고 기록에는 조선 영조 때 탑의 서쪽에 벼락을 맞아 무너졌고 오랜 세월 방치되었던 것을 1915년 일제 강점기때 콘크리트로 발라서 수리했다고 한다. 1999년부터 20년 동안 탑을 복구했고 올해 4월 30일 준공을 한 것이다. 
    석재를 하나하나 분해하고 돌에 붙어 있던 185톤의 콘크리트를 제거했다고 한다. 미륵사지 석탑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수리한 문화재로 남게 됐다. 이번에 보수한 석탑은 서탑이고, 우측에 있는 9층 동탑은 우여곡절 끝에 1993년 복원했다. 찬란한 고도 백제의 모습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 듯하다.   
    산행길잡이
    서동공원~마한관~용화산~조망터~갈림길~용리산~갈림길~아리랑고개(다듬재)~미륵산성~우재봉~정상~전망바위(거북바위)~사자암~미륵사지 <10.3㎞ 4시간 30분 소요> 
    교통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익산까지는 아침 6시 5분 첫차를 시작으로 23시 정각의 막차까지 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약 2시간 40분 소요되며 고속 1만3,500원 우등은 1만9,700원이다. 기차는 용산역에서 KTX로 1시간 10분 소요되며 운임은 3만2,000원. 
    맛집(지역번호 063)
    익산에서 30년 맛집으로 이름난 백제가든(063-831-3002)은 최근 닭볶음탕(4만5,000원)과 빠가탕 맛집으로 알려졌다. 4인 4만5,000원. 이밖에도 약선요리 전문점 초향정(857-5050), 서동마를 주원료로 코스요리가 나오는 본향(858-1588), 두부 요리전문점 뚜부카페(833-1088), 황궁쟁반짜장으로 유명한 모성(834-8787) 등은 믿고 먹을 수 있는 익산의 맛집이다. 
    관광 명소
    익산에 오면 왕궁리 유적전시관과 국보 제289호인 왕궁리 오층석탑은 꼭 들러야 하는 곳이다. 관람료는 무료. 왕궁면에 있는 보석박물관은 익산을 찾는 사람들이 꼭 찾는 명소 중 하나다. 무려 11만 점의 보석이 전시되어 있고, 보석의 역사를 볼 수 있다. 바로 옆에 있는 공룡과 화석 전시관도 동시에 관람 가능하다. 관람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익산교도소 체험장은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다. 함열역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에 있다. 영화 ‘7번방의 선물’, ‘타짜’, ‘홀리데이’ 등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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