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인물ㅣ신북초 이건우] 입문 1년 만에 대회 우승한 ‘클라이밍 신동’

입력 2019.10.02 11:03

“좋아하는 클라이머는 천종원”…올해 수원 생활체육대회, 고미영컵 저학년부 석권
전문가들 “클라이밍 입문, 어릴수록 좋아…정서적, 신체적 성장에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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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암장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이건우 군. 현재 5.11a 루트 완등을 목표로 훈련 중이다. 아직 키가 작은데도 성인을 기준으로 설계된 문제도 척척 해결한다.
세계적인 클라이머들은 어릴 때부터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아담 온드라는 8세에 5.12c급, 13세에 5.14d급 루트를 올랐으며, 아시마 시라이시는 11세에 5.14c급 루트를 등반한 바 있다. 지난 7월 스포츠클라이밍월드컵에 출전해 금메달 2개를 획득한 ‘최연소 국가대표’ 서채현도 15세에 5.14d급으로 평가받는 루트를 올랐다. 김자인, 사솔, 고정란 등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초~중학교 때부터 전국 대회 우승을 휩쓸기도 했다.
이처럼 될성부른 클라이머들은 떡잎부터 다르다. 지난 6월 열린 고미영컵 초등저학년부 우승자 신북초등학교 3학년 이건우 군도 남다른 떡잎을 자랑하는 유망주다. 이 군은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전국대회에 출전, 입상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대구시장배대회 초등 저학년부에서 2등, 수원생활체육대회 초등부에서 우승했으며 지난 6월에는 고미영컵 초등 저학년부 우승을 차지했다.
이 군이 클라이밍을 시작하게 된 건 건강 때문이었다. 이 군의 어머니 홍지영씨는 “건우가 기관지가 약해 면역력을 키워줄 방법을 고민하던 중 클라이밍이 지구력과 근력을 키워 준다고 해서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처음 시키게 됐다”며 “아이가 처음부터 무척 재밌어 했다”고 말했다.
이 군은 스포츠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5.10b급 루트를 올랐으며, 현재는 5.11a 난이도에서 훈련하고 있다. 임 센터장은 “난이도를 올리기 위한 ‘훈련’을 시키고 있지 않은데도 또래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을 만큼 잠재력이 높다”고 평했다. 
현재 이 군은 주 3회, 하루 2~3시간 정도만 운동하고 있다. 따로 목표를 정하지도 않고 마치 클라이밍이 하나의 ‘놀이’인 것처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오를 수 있는 루트들을 오른다. 그런데도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군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점프가 멋있는 천종원 선수”라면서도 “그러나 클라이밍 선수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이유는 “재밌어서 클라이밍을 하는데 매일 훈련하면 재미없을 것 같기 때문”이라며 지금 당장의 꿈은 그저 “5.11a 지구력 루트를 한 번에 완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어린 소년에게 직업으로서의 클라이밍은 먼 미래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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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우 군이 지난 6월 열린 고미영컵 유스E(초등 저학년부)에서 우승해 시상대에 올랐다.
신체발달과 정서발달에 큰 도움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실내암장은 500곳 이상이 있으며, 암장당 평균 유료회원도 10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젠 누구나 스포츠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저변이 확대된 것이다. 일선 지도자들에 의하면 이에 따라 ‘제2의 김자인’, ‘제2의 천종원’을 꿈꾸는 유소년 클라이머들도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클라이밍을 해도 괜찮은 걸까? 임 센터장은 “많은 학부모들이 운동하다가 부상을 입을까 염려하지만, 클라이밍은 생각보다 안전한 운동”이라며 “건우도 운동하면서 한 번도 다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어릴 때 시작할수록 여러모로 좋다”고 했다. 신체적, 정서적 성장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임 센터장은 “홀드를 오르내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장판이 자극돼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며 “전신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체의 균형 잡힌 발달을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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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생활체육대회 초등부를 우승한 뒤 메달을 들어 올리고 있는 이건우 군.
특히 클라이밍은 정서발달에 탁월한 효과를 준다. 김인경 매드짐 대표는 “정서불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앓는 학생에게 클라이밍을 지도해 증세가 매우 호전된 경우가 있었다”며 “내성적인 아이들은 루트를 완등하면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크게 높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홍지영씨도 “건우가 클라이밍을 시작한 이후 끈기와 인내력이 매우 좋아졌다”며 “특히 자기 절제력이 무척 좋아 담임선생님이 또래에 비해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등반능력도 어릴수록 빠르게 강화된다. 김 대표는 “14세 이하 유소년들은 가르치는 내용을 전부 스펀지처럼 흡수해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동작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간 지각 능력과 연상능력도 향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도자들은 “클라이밍이 유소년에게 긍정적인 영향만 주려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턱걸이나 중량운동, 웨이트 트레이닝, 트레이닝 보드를 활용한 그립 운동 등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며 “순수하게 등반 위주로만 운동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임 센터장도 “유소년들은 자꾸 실패하면 금방 흥미를 잃어버린다”며 “스스로 목표를 잡고 운동하는 건 상관없지만, 지도자가 목표를 주면 몸과 의지에 무리가 오므로 아이 스스로 클라이밍을 즐기도록 하는 게 가장 좋고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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