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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등산 주치의' 서범석의 건강한 산행ㅣ목·허리·골반목·허리] 빠른 속도로 걸으면 몸이 스스로 균형 잡는다!

월간산
  • 입력 2019.11.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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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질환 치료와 예방 위해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 필수

정상목
정상목

‘거북목·일자목이어서 아프다’는 틀린 표현이다. 목에 문제가 생겨 척추 뼈 전후좌우 근육이 굳고 통증이 생기며 균형이 깨져 척추 뼈의 배열이 비정상적으로 되어 거북목·일자목이 되는 것이다. 즉, 거북목·일자목 자체는 통증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 일 없이 잘 사는 사람들에게도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목을 앞으로 구부리게 되는 생활 습관이나 평상시의 자세, 전산 업무를 하는 작업 환경, 현악기를 다루는 일부 연주자들, 잦고 오랜 시간의 스마트폰 사용이 이러한 현상을 나타나게 한다. 목·어깨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 관절이 주된 문제이고 이로 인해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목 근육은 어깨나 등 부분으로 연결되어 있어 어깨·등 부분의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통증 이외에 당기는 듯한, 짓누르는 듯한 느낌 등이 같이 나타날 수 있다. 어깨 뼈 부분의 근육이 많이 굳어지면 척추 신경의 문제가 없어도 팔 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목 근육이 머리뼈에 부착되는 부분인 후두부 쪽의 목 근육에 문제가 생기면 머리꼭지나 이마 부분까지 두통이 생길 수 있고 안구통, 안구 불편감(눈이 뻑뻑하거나 빠질 듯한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거북목.
거북목.

이를 예방, 치료하기 위해서는 목·어깨 부분을 한꺼번에 움직여 줄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여러 종류의 스트레칭 중 목·어깨 부분에 뭔가 느낌이 온다 싶은 스트레칭 3~4가지를 정해 매일 5~10세트씩 한꺼번에 한다. 또한 오전 오후에 1회씩 간간이 해주면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집중적으로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을 보더라도 최소한 책상 위에서 책을 보는 자세 정도의 높이로 스마트폰을 들고 보는 것이 좋다. 또 한 지하철에서 보는 자세, 즉 배 앞에 스마트 폰을 두고 고개를 많이 숙인 자세로 보는 것은 목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거북목·일자목은 대부분 일과성이므로 습관의 변화와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얼마든지 통증을 줄이거나 없애고 목뼈의 변형을 저절로 교정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거북목·일자목의 상태가 지속되면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와 관절에도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되어 디스크나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시키게 된다. 정상적인 목디스크는 디스크의 앞부분과 뒷부분의 높이가 같거나 앞부분이 더 높아 정상적인 목의 전만구조가 유지된다. 하지만 거북목·일자목의 상태가 지속되고 여기에 퇴행성 변화가 같이 오게 되면 디스크 전체의 높이가 낮아지고 앞부분이 뒷부분보다 더 낮아지게 되는 현상이 생겨 적절한 치료를 해도 원래의 전만구조 상태로 되돌아가기 힘들게 된다. 결국 목디스크 탈출증, 신경공협착증 등의 문제가 더 잘생기게 된다.

자세성 측만증.
자세성 측만증.

‘측만증 때문에 등·허리가 아파요’

측만증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흔히 자세에 의한 측만증과 특발성, 선천성 측만증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자세에 의한 측만증은 말 그대로 평상시의 생활 습관, 직업적인 요소 등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근육의 불균형이 원인 중의 하나이며 다소간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나 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X-선 검사 정도로 구분이 가능하므로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도 없고 더욱이 외형에 변화를 주는 정도가 아니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통증이 생기고 근육 불균형에 의한 측만증이 오고 이로 인해 신체가 변형되어 보일 수 있다. 이때 통증의 원인 제거와 함께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 등으로 굳어진 근육을 풀어 주고 전후좌우 균형을 맞춰 주면 저절로 해결되므로 측만증 교정을 위한 치료는 필요치 않다. 통증을 동반하는 측만증 중에는 디스크 탈출증으로 신경 압박에 의한 측만증이 있거나, 디스크 탈출증은 아니더라도 디스크 변성증 및 섬유테 파열(초기 디스크)에 의한 급격한 통증과 함께 측만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자세가 틀어지는 문제가 생기기는 하지만, 원인에 대한 치료, 즉 디스크 탈출증이나 섬유테 파열을 제대로 치료하면 측만증은 저절로 해소된다.

골반틀어짐.
골반틀어짐.

‘골반이 틀어져 아프다’는 말도 문제

실제 X-선 검사를 하면 골반이 틀어져 있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으나 멀쩡한 사람이 굉장히 많고, 허리 엉치가 아픈데도 골반이 틀어지지 않고 정상적인 구조로 있는 경우도 매우 많다. 단순히 골반이 틀어져서 허리 엉치가 아프고, 혹은 등·어깨·목까지 아프다고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말이 될 수 있다.

설령 허리 엉치가 아프고 X-선 검사에서 골반이 틀어져 있더라도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것이 더 빠르고 옳은 경우가 많다. 틀어져 있는 것과 현재 불편함이 서로 인과 관계가 있는지, 틀어짐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골반이 틀어져서 통증이 있고, 외형에 영향을 주거나 옷을 입을 때 좌우가 차이가 나면 단순 허리 엉치 주변의 근육 문제에 기인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단단하고 굳어진 근육에 대한 치료나 전후좌우 균형을 맞춰 줄 수 있는 운동, 스트레칭을 하고 통증을 없애는 치료를 하면 저절로 해결된다. 허리나 엉치가 아프면서 골반이 틀어지는 원인이 신경·디스크의 문제인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한 절차 중 하나다.

통증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일상생활에서 장시간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자세를 피하고, 업무 시 허리 골반에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허리·엉치의 근육 인대를 풀어 주고 강화시키며 균형을 맞추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다. 숨이 차다 싶을 정도의 속도로 40분에서 길게는 1시간 30분 정도, 평균 1시간 정도씩 주 3~4회 이상만 하면 등·허리·엉치·다리 근육 인대 관절에 대해 기본적인 운동과 균형 맞추기가 충분히 된다.

빠른 속도로 걷기 위해서는 내 몸이 균형 잡힌 상태가 되어야 하므로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확대하면 산에 오르고 내리는 트레킹이 되는 것이다. 사전에 적절한 상담과 간단한 검사를 통해 걷거나 산에 오르내리는 데 문제가 없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범석 병원장

인제대학교 서울 백병원 신경외과 전공의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임의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원 의학석사
현)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임상자문의
현) 건누리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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