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ㅣ케이투 갑질 사례] “K2코리아 정영훈 대표 국감서 위증했다"

입력 2019.10.28 11:36

본사‘갑질’에 당한 대리점주 주장…“15년 동안 협의한 기억없고 교묘하게 강요당해”
확장 이전 요구하던 본사가 비용감당 견디지 못해 계약 파기하자 같은 자리에 다른 K2대리점 내줘

이미지 크게보기
케이투코리아 본사가 2016년부터 계약해지 전까지 보낸 여러 통의 내용증명. <제공 전 케이투 속초점>
지난 10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중소기업벤처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케이투코리아 정영훈 대표가 일반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감사위원으로 나선 이용주 무소속 의원은 케이투코리아 본사가 대리점에 매장 리뉴얼을 강요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리점 계약 기간을 조정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영훈 대표는 대리점 인테리어 리뉴얼과 관련해 “절대 강요하지 않고 있으며, 회사 방침 상 강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논란이 된 케이투코리아 본사의 대리점에 대한 ‘갑질’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언론이나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문제를 제기했던 해당 대리점주들은 정 대표의 답변은 거짓으로 국감장에서 위증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검찰 고발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본지에 자신들이 당한 본사의 ‘갑질’ 사례를 제보하겠다고 나선 점주도 있었다. 올해 초 대리점 계약이 해지된 속초 케이투 전 점주 박명길씨는 “2004년 시작해 15년 가까이 대리점을 운영했는데, 그동안 본사와 ‘협의’라는 것을 해본 기억이 없다”면서 “매장 평가라는 애매모호한 잣대를 이용해 수차례 인테리어 교체와 이전을 강요하며 계약을 파기할 때까지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박씨와 케이투코리아의 시작은 좋았다. 초창기에 본사가 제안한 정상의류 37.5%, 행사상품 30% 마진율은 상당히 좋은 조건이었다. 그는 아웃도어 의류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10년 동안 운영하던 속초 중심가의 아디다스 매장을 접고 2004년 케이투 대리점을 열었다. 처음에는 장사가 신통치 않았지만, 개점 후 2년이 지난 2006년부터 서서히 매출이 올라갔다. 그렇게 분위기가 좋을 즈음 본사가 일방적으로 마진율을 줄이기 시작했다.
“계약서 조항을 변경할 때는 쌍방이 합의하에 진행한다고 명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품평회장에서 대리점주들을 모아놓고 구두로 통보한 것이 전부였어요. 당시에는 불이익을 당할까봐 어느 누구도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어요. 2006년에 이어 2008년, 2010년에도 마진율을 일방적으로 줄여 통보했습니다. 특히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행사상품의 마진율을 25%까지 줄여 순이익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아마 지금은 아웃도어 브랜드 가운데 케이투가 마진율이 가장 낮은 축에 들어갈 겁니다.”
이미지 크게보기
전 케이투 속초점 간판. 점주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다고 주장했다.
본사의 부당행위와 거짓말 법적 책임 물어야
그가 케이투 대리점을 운영하며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부분은 반복적으로 인테리어 리뉴얼과 점포 이전을 강요한 것이었다. 점포를 개설한 뒤 6년 정도 지난 시점인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집중적으로 담당자가 매장 확장과 이전을 강요했다. 속초 시내의 중심 상권으로 매장을 넓혀서 옮기라는 요구였다.
“본사 방침을 따르려고 매장을 알아보고 다녔지만 우리 매장처럼 정사각형의 넓은 점포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담당자도 그 부분을 인정해, 2011년에 바로 옆 아동복 매장을 권리금을 주고 인수해 확장했습니다. 리뉴얼 인테리어는 본사에서 지정한 업체를 통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담당자가 바뀐 다음 또다시 이전 확장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역시 시내 중심 상권으로 옮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게다가 매장을 두 배 규모로 늘리라는 무리한 요구도 했습니다. 2013년을 정점으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이후 케이투코리아 본사는 박 점주에서 매장 환경개선과 매출 증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2년 동안 주기적으로 발송했다. 확장 이전에 응하지 않음을 빌미삼아 매장평가에 계속 낮은 점수를 줬다. 2017년도에 담당자가 바뀌며 한동안 잠잠했다가, 다시 인테리어 전면 교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사진도 남겨뒀는데, 매장은 관리를 잘해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아웃도어 경기도 나쁜 시기니 조명과 간판, 진열용품 등을 교체하는 선에서 진행하자고 요청했으나 본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난해 12월에 ‘2019년 2월 28일부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증명이 날아왔습니다. 2월부터 물품 공급이 끊겨 3월 12일 모든 물품을 반품했고 문을 닫았습니다.”
이미지 크게보기
전 케이투 속초점 내부 인테리어 모습. 점주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박씨를 더욱 화나게 만든 것은 그가 장사를 하던 자리에 똑같은 케이투 대리점을 내줬다는 사실이다. 잊을 만하면 확장 이전을 요구하던 본사가 새로운 점주에게 같은 장소에 매장을 내도록 허락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지속된 본사의 요구가 부당한 계약 해지를 위한 수순이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자리에서 장사하지 말라면서, 왜 본사가 입점을 결정했는지 묻고 싶다. 15년간 한 자리에서 장사한 사람을 권리금 한 푼 못 받게 내쫓은 임대인이나, 그 자리 다시 매장을 낸 본사 모두 정상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고 정의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해도 최소한의 상식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박 전 점주는 케이투코리아 본사와 매장 임대인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일방적인 대리점 계약해지와 불합리한 요구, 임차인에 대한 건물주의 불법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그는 케이투코리아 본사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했고, 변호사를 선임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고소장 법원 접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케이투코리아는 “모든 인테리어 공사는 대리점주와 협의 하에 진행하며, 강제적으로 인테리어 전면교체를 지시한 적이 없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또한 정영훈 대표는 국감장에서 “계약 5년째마다 리뉴얼을 강제하지 않고, 리뉴얼을 맡는 업체도 과거 5곳으로 정했다가, 작년 9월부터는 본사가 시안과 디자인을 주고 감리만 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면서, 대리점 리뉴얼이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