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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신간 리뷰] 몸짱 할아버지의 청춘 운동법 외

글 서현우 기자
  • 입력 2019.10.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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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할아버지의 청춘 운동법></div>
이순국 지음. 한국경제신문. 232쪽. 1만 9,800원.
<몸짱 할아버지의 청춘 운동법> 이순국 지음. 한국경제신문. 232쪽. 1만 9,800원.

“나는 일흔에 운동을 시작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근력의 감소는 40대 후반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한다. 평균 악력을 보면 40대 후반은 57.4kg지만 70대 후반은 45kg으로 21.6% 감소한다. 유연성도 마찬가지다. 윗몸 앞으로 굽히기를 통해 측정한 유연성은 20대에는 10cm지만 10년에 1cm씩 줄어들어 60대 후반에는 6.6cm, 70대에는 4cm 80대에는 ‘측정불가’다.

노화를 막을 순 없지만 늦출 순 있다. 답은 운동이다. 이 책은 77세에 운동생리학 박사가 된 전직 대기업 회장이 노년에 실내외에서 할 수 있는 근력운동의 모든 것을 담았다. 계열사 30여 곳을 아우르는 신호그룹을 일구었던 저자는 외환위기로 사업을 접고 협심증으로 쓰러지며 ‘건강보다 더 값진 재산은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됐다. 첫 장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알아둬야 할 사전지식들을 정리했다. 아예 운동에 관해 모르는 사람을 위해 근력, 유연성은 무엇이며 체력을 직접 측정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도 다뤘다. 두 번째 장은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맨몸 운동법, 세 번째 장은 동네 공원에 설치돼 있는 각종 기구들을 이용한 운동법을 실었다. 네 번째 장에서는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체력과 일정에 맞게끔 운동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법을 담았으며, 다섯 번째 장에서는 실제로 저자가 하는 운동들을 소개했다. 사진이 풍부해 동작을 이해하기 쉽다.

<우리 나무 이름 사전></div> 박상진 지음. 눌와. 484쪽. 1만9,800원.
<우리 나무 이름 사전> 박상진 지음. 눌와. 484쪽. 1만9,800원.

이름으로 만나는 나무의 세상

“이 나무는 이름이 뭔가요?”

산행 중 무수히 많은 나무를 만난다. 최근에는 지자체나 국립공원공단 등 관리단체에서 등산로 주변에 있는 나무마다 푯말을 걸고 수종과 생태적 특징을 적어놓는 경우가 많아서 나무 이름을 파악하기 쉬워졌다. 푯말이 없더라도 ‘모야모’ 같이 꽃이나 나무의 이름을 알려 주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된다.

나무의 이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려 준다. 잎·꽃·열매 등의 생김새나 색깔에 따라 붙기도 하고, 자라는 곳, 생태, 쓰임새에 따라서도 붙기 때문이다. 또한 순우리말 이름은 평생 열매를 먹고, 껍질을 벗겨 생필품을 만드는 등 나무와 함께 산 선조들이 지었을 것이고, 한자로 된 이름은 한문과 친숙한 선비들이 명명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500여 종에 이르는 한반도 자생 나무들 이름의 유래와 이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유래는 옛 문헌과 여러 지역의 방언을 기반으로 확인했다. 구상나무는 성게의 제주 방언인 ‘쿠살’에서 유래된 이름이며 배롱나무는 ‘백일홍百日紅나무’의 변화라는 식이다.

북한의 나무 이름을 정리한 것도 눈에 띈다. 북한은 백당나무를 접시꽃나무라고 부르는 등 대체로 한자어 이름을 순우리말로 바꿔 부른다. 하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고, 아예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이는 책의 마지막 장에 수록된 ‘남과 북이 서로 다르게 부르는 나무 이름 200여 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1세기 평화와 종교를 말한다></div> 하비 콕스, 이케다 다이사쿠 지음. 화광신문사 번역팀 옮김. 조선뉴스프레스. 250쪽. 1만 원.
<21세기 평화와 종교를 말한다> 하비 콕스, 이케다 다이사쿠 지음. 화광신문사 번역팀 옮김. 조선뉴스프레스. 250쪽. 1만 원.

종교계 두 거장이 나눈 세기의 대화

인터넷과 교통의 발달로 지방과 지방, 나라와 나라, 문명과 문명 간의 거리가 급격히 좁아진 현대. 문명의 충돌이 발생하자 자국 우선주의, 보호 무역주의 기조가 퍼지면서 포용보다는 배타성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종교계의 두 거장 하비 콕스와 이케다 다이사쿠는 이러한 문명의 충돌을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진단한다. 문명 간의 대화의 장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종교계 두 거장이 나눈 허심탄회한 대화를 묶은 것이지만, 종교를 정면으로 다루진 않는다. 이들은 기독교인의 정신과 불교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되, 그보다 한 차원 높은 ‘인간의 조건’에 대해 말한다. 인간다운 온기와 공감을 나누기 위한 삶의 태도로서 상대주의적 태도를 제시하며 이를 위한 종교의 역할은 무엇일지 고민했다. 폭력과 핵문제, 인터넷 상의 혐오, 인간소외와 인권 등 시대의 현안에 대한 분석과 처방도 번뜩인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김종서 명예교수는 이 책을 이렇게 총평했다.

“한국을 ‘문화 대은의 나라’라고 말하며 국가와 시대를 초월해 행동해 온 평화 운동가이며 불교철학자인 이케다 회장, 그리고 미국 현대신학을 대표하는 신학자이자 마틴 루터 킹 박사와 함께 공민권 운동을 전개했던 하비 콕스 교수, 두 지성의 대담은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요,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이며, 또 종교와 학문의 만남이고, 신념과 실천의 만남이다.”

<나의 영국 인문 기행></div>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반비. 296쪽. 1만 7,000원.
<나의 영국 인문 기행>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반비. 296쪽. 1만 7,000원.

재일조선인이 찾은 아이러니의 나라

현대 영국은 축구 종가로서 손흥민이 뛰는 프리미어리그가 있다는 것과 소설 <해리포터>가 저술된 나라로 유명하다. 그러나 문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윌리엄 셰익스피어, 오스카 와일드, 조지 오웰 등 수많은 문학가들로 기억할 것이다. 또한 세계사에 박식하다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서 전 세계에 마수를 뻗친 영국의 제국주의를 떠올릴 것이다.

저자는 이같은 영국의 문학과 제국주의 역사가 함께 작용해 모순으로 가득 찬 양면성이 영국 문화의 기저에 암울한 아이러니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아이러니가 자기가 영국에 매료된 이유라고도 했다.

이 책은 이러한 영국의 아이러니를 찾고, 이를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과정을 그린 여행기다. 문학으로는 루벤스부터 프란스 할스, 벤자민 브리튼, 헨리 퍼셀, 잉카 쇼니바레, 터너, 존 컨스터블, 버지니아 울프 등의 작품들을 감상했고, 역사로는 노예제와 대서양 삼각무역, 식민지배와 가부장제, 청교도혁명과 종교전쟁, 제1~2차 세계대전 등의 현장을 찾아 이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올리버 크롬웰을 겹쳐 보고, 피식민지인으로서 영국의 제국주의를 바라보는 식이다. 영국 문학이나 역사를 잘 몰라도 자세한 설명이 있어 읽는 데 불편함이 없다.

<말하는 나무들></div> 멜리사 코크 지음. 김시내 옮김. 매직사이언스. 152쪽. 1만3,500원.
<말하는 나무들> 멜리사 코크 지음. 김시내 옮김. 매직사이언스. 152쪽. 1만3,500원.

나무의 은밀한 생존 전략

인간의 삶은 나무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 우리나라 국민은 1인당 평생 118그루에 해당하는 나무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처럼 나무 소비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삼림 파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이에 대한 해답으로 나무들이 만드는 네트워크인 균근망을 제시했다. 균근은 각종 영양 물질과 수분을 숙주 식물에게 공급하는 대신 탄수화물을 공급받는 공생 생물로, 균근망은 나무와 나무 간에 뿌리 근방에 얽혀 있는 균근을 통해 구축된 소통망을 의미한다. 나무들은 이를 통해 탄소, 인과 같은 물질을 전송해 의사소통할 수 있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얽히고설킨 균근망으로 연결된 나무들은 그렇지 않은 나무들보다 훨씬 잘 자라고 질병과 해충에도 잘 버틴다고 한다. 책은 이에 따라 나무를 벌목할 때 이 균근망을 완전히 흩트려놓지 않는다면, 즉 숲을 완전히 밀어버리지 않고 듬성듬성 베어내면 삼림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이외에도 나무의 구조와 생태, 나무가 인류의 건강에 끼치는 영향, 그리고 각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전개하는 삼림 보호 프로젝트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삼림 보호 방법도 소개한다.

<안녕, 낯선 한글></div> 유영준, 정유진 지음. 한글공방. 224쪽. 1만6,800원.
<안녕, 낯선 한글> 유영준, 정유진 지음. 한글공방. 224쪽. 1만6,800원.

한글, 일상을 예술로 만들다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며 배우기도 쉽고 대부분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다는 것, 세계 모든 문자 중 유일하게 제자원리를 가진 문자 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한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한글이 얼마나 위대한지 체감하기 어렵다.

이런 이들을 위해 한글 콘텐츠를 기획하는 한글공방에서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원리를 세밀하게 분석해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책은 한글을 우리의 뇌 구조같이 이성과 감성, 즉 과학과 예술이라는 상반된 두 기질로 구성돼 있다고 봤다.

책의 1장과 2장은 과학의 영역이다. 자연의 이치에서 추상된 한글에 숨어 있는 프랙털 구조와 자음과 모음이 만들어내는 시스템의 미학을 분석했다.

반면 3장과 4장은 예술의 영역이다. 우리말 소리 음색 4단계인 전청全淸(온전히 맑은 소리), 차청次淸(다음으로 맑은 소리), 불청불탁不淸不濁(맑지도 탁하지도 않은 소리), 전탁全濁(온전히 탁한 소리)에 따라 자음과 모음 각각에 대응하는 색깔을 부여해 만든 ‘그림한글’을 그렸다. 낯설게 본 한글의 매력이 매우 새롭고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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