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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산따라 맛따라 258ㅣ청양 칠갑산] 칠갑산자락 적신 콩밭 매는 아낙네의 눈물

·사진 박재곤 우촌미디어 대표
  • 입력 2020.03.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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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 노래비. 사진 청양군청
칠갑산 노래비. 사진 청양군청

콩밭 매는 아낙네야 /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조운파 작사·작곡의 ‘칠갑산’ 노랫말이다. 가수 주병선이 불러 크게 유행했고 수많은 가수들이 뒤따라 이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 하나로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칠갑산은 일약 유명 산의 반열에 올랐고,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가사에서 영감을 얻어 무수히 많은 사연들을 지어 내었다.

그중 하나는 이렇다. 산속의 척박한 땅에서 어린 딸과 함께 화전을 일구어 콩밭을 매며 궁핍하게 살았던 어머니는 딸에게 ‘너만이라도 배곯지 말고 잘 살아 달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어린 나이에 시집을 보냈다.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시집 간 딸은 늘 “딸아, 딸아, 내 막내딸아!! 오메, 오메, 내 강아지야”라고 불러 주던 어머니 생각으로 눈물에 젖은 날들을 보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자신이 시집 올 때의 어머니 나이가 되고 보니 바로 그때, 어머니가 품었던 그 마음이 바로 ‘온전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KBS 1TV 가요무대에서 가수 김수희가 사모곡으로 ‘칠갑산’을 부를 때 함께 출연한 ‘장소라의 대사臺詞, 어머니 생각’은 녹화무대를 눈물바다로 만들었고, 이 수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도 뜨겁게 달구었다는 일화는 전설처럼 전해져 오고 있다.

청양에는 ‘콩밭 매는 아낙네 동상’이 칠갑산 옛길고개 중턱과 장곡사 진입로, 천장호 출렁다리 3개소에 세워져 있다.

콩밭 매는 아낙네 동상.
콩밭 매는 아낙네 동상.

칠갑광장식당 

천문대 둘러보는 칠갑산 산행의 거점식당

충남 청양군에 위치한 칠갑산은 1973년 3월 6일부로 충청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월간山 선정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백제는 이 산을 사비성 정북방의 진산으로 성스럽게 여겨 제천의식을 행했다. 그래서 산 이름을 만물생성의 7대 근원에 빗대 칠七자와 싹이 난다는 뜻의 갑甲자를 따와 생명의 시원 ‘칠갑산七甲山’이라 칭했다.

칠갑산 정상에서 12시 방향 3km 지점에 칠갑산천문대가 있고, 천문대에서 300m 거리에 도립공원관리사무소와 ‘칠갑광장식당(대표 임춘식)’이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다. 넉넉한 주차공간에 차를 세워 두고 천문대와 정상을 다녀오기에 안성맞춤이다. 지역상의 특징이기는 하겠지만, 이 업소의 대부분 식재료는 직접 농사지은 것들이다. 많은 식당에서 외국산을 쓰는 닭고기와 돼지고기 역시 현지산이라고 했다.

칠갑산천문대는 일반인을 위한 천문우주테마과학관으로, 독일 TMB사의 최고급 렌즈(아포크로메틱)를 이용한 국내 최대급의 굴절망원경(304mm)이 설치되어 있어 선명한 별의 모습과 행성 관측이 가능하다. 투영실에서는 디지털 천체 투영기를 통해 돔스크린에 실제 밤하늘과 같은 가상의 천체를 투영해 날씨와 상관없이 밤하늘의 별자리와 천체를 볼 수 있다.

‘칠갑광장식당’에서 멀지 않은 동북쪽 언덕에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동상이 안내판과 함께 세워져 있다. 

메뉴 야생버섯전골 5만 원(대), 4만 원(중), 3만 원(소). 멧돼지고추장구이 7,000원(100g), 1만4,000원(200g), 비빔밥+청국장 8,000원. 청국장, 김치찌개 각 7,000원. 도토리파전 1만 2,000원. 도토리묵무침, 손두부김치 각 1만 원. 닭도리탕, 백숙(엄나무) 각 5만 원. (3시간 전 예약) 삼겹살 1만2,000원.

전화 041-942-1818 

주소 충남 청양군 대치면 대치리 45-1

장곡사 칠갑산맛집 

‘콩밭 매는 아낙네’ 떠오르게 하는 맛집

칠갑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장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麻谷寺의 말사다. 850년(신라 문성왕 12)에 보조선사普照禪師가 창건했고, 그 뒤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많은 중건·중수를 거쳤다.

국보 제58호 장곡사철조약사여래좌상 및 석조대좌, 국보 제300호 장곡사미륵불괘불탱, 보물 제162호·181호상·하대웅전, 보물 제174호 장곡사철조비로자나불좌상 및 석조대좌, 보물 제337호 금동약사여래좌상, 유형문화재 제151호 설선당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장곡사는 다른 사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하 대웅전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약사여래기도 도량으로도 유명하다. 귀중한 문화재를 많이 소장하고 있는 천년고찰이라 전국의 많은 신도들과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현재 장곡사는 비구니들의 수도처로 이용되고 있으며, 이 절 일대는 군내 최대의 구기자枸杞子 산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장곡사 앞쪽의 식당가에는 8곳의 식당이 영업 중이다. 이 식당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집은 ‘칠갑산맛집(대표 복은숙)’이다. 넓은 마당에 펼쳐진 장독대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메주가 사람들의 마음과 발길을 끌어 들여 늘 손님들로 붐비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콩으로 메주를 만드는 바, 이 집 마당에 서니 자연스레 ‘콩밭 매는 청양의 아낙네’가 떠올랐다.    

메뉴 장아찌밥상 1만5,000원. 토속정식 1만2,000원. 나물비빔정식(청국장 포함) 9만 원. 오리백숙 6만 원. 토종닭백숙, 닭도리탕 각 5만5,000원. 오리훈제, 제육볶음 각 2만 원. 김치전, 파전, 묵무침 각 1만 원(된장, 고추장 구입 가능. 택배 배송) 

전화 041-943-5911~2  

주소 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길 119-39

‘한食대첩’ 우승한 한식업계의 큰 별 

김태순 전국산촌미락회 명예회장

월간<山> 1997년 1월호부터 연재하고 있는 ‘산따라 맛따라’에 소개된 식당주인들은 2001년 6월 12일과 13일, 양일간 덕유산 무주리조트에 모여 상호간의 친목과 외식문화향상을 위한 정례모임을 갖기로 했다. 같은 해 9월 11일과 12일에는 계룡산 수정식당과 녹수장에서 모여 ‘산촌미락회’라는 이름의 단체를 결성했다. 산촌미락회는 이렇게 월간<山>이 매체媒體가 되어 탄생했다. 이후 1년 중 ‘3의 배수 달’인 3월과 6월, 9월과 12월의 두 번째 화요일을 정례모임의 날로 확정하고 2019년 12월 모임까지 총 74회 모임을 가졌다. 2020년 3월 모임은 코로나19로 취소됐다.

현재 산촌미락회는 결성 초기 2년 임기의 회장직을 3차례나 맡아 6년 동안 산촌미락회의 단단한 초석을 다진 김태순 초대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한식대첩 시즌2에 출전한 이영숙씨(좌)와 김태순(우) 명예회장. 사진 올리브티비
한식대첩 시즌2에 출전한 이영숙씨(좌)와 김태순(우) 명예회장. 사진 올리브티비

김 명예회장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계룡산 갑사 인근 ‘수정식당’을 위시해 전국의 유명한 산자락에 산재해 있는 산촌미락회 가맹식당들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 식당들은 지역적으로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통신수단을 이용해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식당경영의 노하우도 공유해 상호 발전에 서로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올리브Olive티비에서 제작한 요리 서바이벌 TV쇼 ‘한食대첩 시즌2’에 출전해 우승한 바 있다. 한식대첩은 한식만을 다루며, 2인 1조로 구성된 10개 팀이 서로의 요리 실력을 겨뤄 매회 한 팀씩 탈락시키는 프로그램이다. 1년 내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며, 출전하는 팀들은 각기 전국 8도(북한 포함)를 대표한다. 김 명예회장은 부여 나경식당을 운영하는 이영숙씨와 함께 충남대표로 출전해 우승, 상금 1억 원을 거머쥐었다. 명실상부 우리나라 한식업계의 큰 별이다.

수정식당&수정산장 

산꾼과 끈끈한 인연 이어온 ‘한식대첩’ 우승자의 식당

계룡산 갑사 산행 기점에 위치한 ‘수정식당’은 충청권은 물론이고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영·호남권까지 전국의 산사람들과 두텁고 끈끈한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계룡산이 전국 각지로부터 가깝다는 이유도 있지만, 김태순 대표의 각별한 배려가 더해져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산악단체의 단합대회장소로 널리 각광받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단합대회를 가진 산악단체는 하나같이 다 번창한다는 후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60대산회’다. 1998년 12월에 대구, 부산, 서울, 전주 등 각지에서 모인 5명의 산꾼들이 창립한 60대산회는 수정식당에서 단합대회를 가진 뒤 월간<山>에 ‘한국의 등산사 초록’이라는 기사를 연재했으며, 이후 이를 한데 엮어 <1960년대 한국의 등산사>라는 책을 내기에 이른다. 60대산회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5회 대한민국산악대상도 받았다. 이쯤 되면 수정식당을 산꾼들의 길지吉地로 평가해도 충분해 보인다.

김 대표는 식당 음식의 맛은 “내 영혼을 담아 만든 전설의 맛”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100km 넘게 떨어진 경기도 용인의 모 연수원은 오래전부터 수정식당의 대표음식인 더덕구이를 늘 150인 단위로 주문해 식탁에 올리고 있다고 한다. 1985년 3월에 문을 연 수정식당은 ‘수정산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메뉴 대표음식 더덕구이정식 1만8,000원. 산채비빔밥, 소고기국밥 각 8,000원. 뚝배기비빔밥 9,000원.

전화 (식당) 041-857-5164 (산장) 041-857-6312 (김태순) 010-2434-5164 

주소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476-11 (국립공원 계룡산 갑사)

다래원多來院&고마두부마을

무령왕릉 공산성 탐방할 때 꼭 들러야 할 맛집

공주여행에서 무령왕릉과 공산성이 빠질 수 없다. 이순자 대표는 무령왕릉과 공산성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넓은 주차공간을 가진 대형 식당인 다래원多來院과 고마두부마을을 개점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먼 곳에서 온 손님이 즐겁고 편안하게 식사하는 것이 나의 삶 자체고 행복”이라고 말했다. 2층 한정식전문점은 이 대표가 직접 운영하고, 1층 두부요리전문점은 아들(장래현)이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메뉴 (다래원) 효1품 1만 5,000원. 효2품 2만 7,000원. 효3품 3만 8,000원. 보리굴비정식 2만 8,000원. (고마두부마을) 고마순두부 7,000원. 두부돈까스, 해물순두부 각 8,500원. 들깨순두부 8,000원. 모두부 4,500원. 

전화 (다래원) 041-852-5518, 041-855-5518 이순자 010-8815-5259 

주소 충남 공주시 진재길 15 (웅진동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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