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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World News] 실비아 비달, 33일간 단독 거벽루트 개척

글 오영훈 기획위원
  • 입력 2020.05.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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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아무런 통신장비 없이 등반

단독으로 거벽을 등반 중인 실비아 비달.
단독으로 거벽을 등반 중인 실비아 비달.

스페인의 실비아 비달이 남미의 거벽 칠레노 그란데 서벽에 신 루트를 개척했다. 루트 길이는 1,180m, 난이도는 A3+에 5.10급이었다. 지난 2월 7일부터 3월 10일까지 총 33일간 등반했다. 비달은 파타고니아, 알래스카, 파키스탄 등지에서 단독으로 거벽등반 루트를 여럿 개척한 바 있는 클라이머다.

비달에 따르면, 벽 아래에서 짐을 올리고 내리는 데에만 16일이 소요됐다고 한다. 숲, 빙하, 바위지대 등 복잡한 지형을 통과해야 했고, 매번 25kg씩을 메고 다녔다. 인근에서 등반하던 3명의 클라이머가 베이스캠프까지 짐을 나르는 것을 도와줬다고 한다. 

비달은 아무런 통신장비 없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 등반했다. 하단부 180m는 고정로프를 설치하고, 이후는 캡슐 방식으로 올랐다. 도중 330m의 수직 구간이 있었는데 풀과 나무가 크랙을 가득 메우고 있어서 크램폰과 아이스바일로 불안하게 등반해야 했다. 비달은 이 구간의 난이도를 ‘잡목이 잡아 끈다’는 뜻의 ‘MT’로 책정했다. 벽의 크랙이 꽤 복잡해서 로프를 설치하고 옮겨 다니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강에만 4일이 소요됐다. 하산 후 코로나19 소식을 접하고 “벽에서 내려오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 돼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비달은 칠레 전역의 통행이 금지되기 직전에 무사히 스페인으로 귀국했다.

실비아 비달이 개척한 남미 파타고니아의 세로 칠레노 그란데 서벽.
실비아 비달이 개척한 남미 파타고니아의 세로 칠레노 그란데 서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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