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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감동산행기] 지리산 반야봉! 100대 명산 43번째 도전기!

박영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 입력 2020.05.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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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봉 정상에 선 필자(왼쪽)와 대원.
반야봉 정상에 선 필자(왼쪽)와 대원.

우리나라 내륙 최고봉인 지리산은 그 웅장함이며 정상까지의 길 또한 험하고 고단하기 이를 데 없는 산이지만 늘 마음속에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어머니의 산이다.

지난 4월 30일 저녁 10시 40분, 여수행 전라선 무궁화호에 몸을 실었다. 깜깜한 어둠 속을 부지런히 내달린 열차는 수원, 평택, 계룡대, 논산, 익산, 전주, 남원, 곡성을 지나 전라도 평야지대를 가로질러 쉼 없이 달린다. 

흔들리는 차창에 기댄 채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새벽 3시 10분 구례구역에 도착한다. 구례구역 건너편에 성삼재로 향하는 버스가 뭇 남녀 등산객을 기다리고 있다. 버스에 올라 구불구불 산길을 달려 조금씩 고도를 높인다. 도착하는 곳은 해발고도 1,090m에 위치한 성삼재다.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노고단 대피소까지 오른 후 라면과 햇반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노고단 고개를 넘어 돼지령, 임걸령(피아골 삼거리) 조릿대 군락지를 지난다. 반야봉 정상에서 뛰어내려온 노루가 산 중턱에서 멈춰 피아골을 내려다 본 형국인 노루목을 지나 그 옛날 반야가 불도를 닦던 반야봉(1,732m)을 향해 오른다. 

주목군락지를 지나자 가파른 된비알로 호흡이 거칠어진다. 그나마 등산로가 나무데크로 비교적 잘 정비돼 있어 다행이다. 내려오는 남녀 등산객들이 모두들 “힘내세요, 다 올라오셨습니다”라며 응원을 보내 준다. 

마지막 가파른 너덜 바위길을 오르니 두런두런 등산객들의 대화소리와 반야봉 정상석이 희미하게 보인다. 동행과 100대 명산 43번째 등정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한 후 시원한 참외를 나누어 먹고 잠시 발을 쉰 뒤 곧바로 길을 잇는다. 

나아가는 곳은 삼도봉을 지나 반야봉과 마주보고 있는 토끼봉 그 아래 잘록한 곳, 화개재다. 뱀사골대피소 아래에서 점심으로 온수를 부어 먹는 간편식을 먹은 뒤 9.2km에 달하는 뱀사골 계곡을 따라 하산한다. 아름다운 소와 다리, 이런저런 전설을 간직한 경치 좋은 뱀사골을 내려가니 하산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전 4시 20분부터 시작된 산행은 뱀사골 날머리 반선에 도착하며 오후 4시 30분에 끝을 맺었다. 환갑을 맞은 5명의 대원과 부부 한 쌍 대원 모두 안전하게 하산했다. 코로나19 행동지침인 2m 거리두기도 적절히 지키며 100대 명산 중 43번째 도전을 멋지게 마무리하며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산 사랑이 남다른 대원들과 함께할 다음 산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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