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최고 히트 관광지, 12사도使徒 순례길!

  • 글 사진 김희순 광주샛별산악회 고문
    입력 2020.06.26 11:52

    [주말산행│전라도의 숨은 명산 12사도 길│전남 신안군 증도면]
    5개의 섬 이은 12제자의 예배당 잇는 10㎞ 트레킹 코스, 전기자전거 대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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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개의 예배당은 섬과 바다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대기점 선착장에 있는 1번 베드로의 집.
    전남 신안군의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5개의 섬에는 예수의 12제자 이름을 딴 12사도 예배당이 있다. 5개의 섬을 연결해 12개의 예배당을 차례로 둘러보며 걷는 길이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 모티브가 되었다. 그래서 이곳을 ‘순례자의 섬’ 또는 ‘한국의 섬티아고’라고도 부른다.
    12사도 순례길이 생긴 배경에는 한국 개신교 최초의 여성순교자 문준경(1891~1950) 전도사가 있다. 신안이 고향인 그는 1년에 고무신이 8켤레나 닳았을 정도로 열정적인 선교를 했다고 한다. 그로인해 지금도 섬 주민의 90% 이상이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찾을 일도 찾는 이도 없던 곳이 전라도 방언으로 ‘싸목싸목’ 걷는 ‘순례의 길’이 생기면서 생기가 돌고 있다. ‘섬티아고’는 종교를 떠나서 편안하게 명상하며 걷는 가족여행지, 자전거 라이딩 명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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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번 베드로의 집. 첫 눈도장을 찍는 이국적인 예배당이다.
    12개 예배당은 공공미술작품으로 작가들이 만들었다. 5개의 섬에 골고루 분산되어 있다. 언덕, 바닷가, 갯벌 위, 호수에도 있다. 독특한 개성을 갖췄지만 공통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것. 작가들은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다. 작품 제작 기간 동안 섬 주민들과 생활하며 주민들의 이야기와 애환을 고스란히 담으려고 노력했단다.
    12개 예배당은 동화적이며, 동시에 추상적이다. 크기는 10㎡(3평) 남짓으로 혼자서 조용히 묵상하기 좋을 정도의 공간이다. 구간별 안내표시는 잘되어 있지만 작품 입구에 작가의 제작 의도에 대한 상세 설명이 곁들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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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번 안드레아의 집. 고양이를 형상화했다.
    예수의 12제자의 이름은 가톨릭 표기로 베드로, 안드레아(안드레), 야고보, 요한, 필립(빌립), 바르톨로메오(바돌로매), 토마스(도마), 마태오(마태), 작은 야고보, 유다, 시몬, 가롯유다이다. 1번 베드로의집부터 12번 가롯유다의 집까지 순서대로 따라가면 된다. 모든 길은 시멘트도로여서 혹서기에는 뜨거운 태양을 차단할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섬과 섬을 잇는 4개의 ‘노두길’이 있다. 오래전 주민들이 갯벌에 돌을 놓아 징검다리처럼 건너던 것을 지금은 시멘트로 포장해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다만 하루에 두 번 물에 잠긴다. 물때가 맞지 않으면 썰물 때까지 3~4시간의 기다림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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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번 요한의 집. 순애보 사연이 담긴 곳이다.
    신안의 섬티아고
    섬의 최고봉은 큰잔동산(88m)이고, 범바우산(71.8m), 천장굴산(42.3m) 등이 있지만 주민들은 산나물, 산약초 보호를 위해 원칙적으로 ‘입산금지’를 공표하고 있다. 게다가 잡목이 우거진 여름에는 진입 자체가 힘들다. 게다가 정상은 잡목으로 뒤덮여 산행에 큰 의미가 없다. 12개 예배당을 둘러보는데 총 10㎞ 거리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구릉형 트레킹 수준이라 누구든 걷기에 무리가 없다.
    대기점 선착장에 내리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이국적인 파란 돔의 하얀 건물이다. 1번 작품인 베드로의 집이다. 지중해 연안 산토리니의 마을 일부를 옮겨 놓은 듯하다. 순례를 출발하는 종탑이 있다. 순례를 마치는 12번 가롯유다의 집에도 종탑이 있다. 예배당 내부는 특별한 장식이 없으며 간결하다. 삼지창 벽화가 있는 부속건물은 반전이다. 공중화장실의 아름다운 변신에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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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번 필립의 집. 프랑스 온 듯한 착각이 드는 곳.
    300m 길이의 방파제 끝에 트레킹 코스 개념도가 있다. 2번 안드레아의 집은 우측으로 600m 지점에 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하늘색 돔은 양파를 형상화한 것이고, 첨탑에 있는 고양이는 ‘고양이 천국’ 대기점도를 상징한다. 바다를 보며 사는 섬사람들의 기다림과 세월을 건축물 내부에 잘 담아 놓았다.
    3번 야고보의 집 가는 길도 시멘트길 연속이다. 300m 지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5분 더 가면 언덕에 빨간 지붕과 하얀 벽이 눈에 띈다. 소박한 태국 건축물 같다. 마을 이장 김영근씨가 기증한 밭 위에 세워졌다고 한다. 4번 요한의 집 가는 길은 여느 시골과 다름없는 논두렁과 밭길을 보며 10여 분 걷는다. 갈림길을 만나면 1.1㎞를 더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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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번 토마스의 집. 페르시아 왕자가 생각나는 동화 같은 곳.
    예배당마다 섬사람 이야기 담겨 있어
    ‘야고보의 집’은 얼핏 보면 하얀 첨성대처럼 보인다. 타일로 작업된 입구에 염소 조각상이 예배당을 지키고 있다. 염소를 키우는 오지남 할아버지가 땅을 기증했고, 작가는 조각으로 보답했다. 할아버지의 순애보가 예배당 안에 남아 있다. 창은 바다를 향하지 않고 밭쪽을 바라보고 있다. 먼저 떠난 할머니 봉분이 보인다.
    5번 필립의 집은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노두길 입구에 있다. 바다와 접한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프랑스 작가 장미셀의 작품으로 프랑스 남부 건축 양식으로 지었다. 인근 바닷가에서 주워 온 갯돌로 벽돌 사이를 메우고, 주민이 사용하던 절구통으로 지붕을 마감하는 등 지역의 정서를 담으려 한 노력이 돋보인다. 건너편으로 217m 길이의 노두길을 걷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다. 좌우로 새파란 바닷물이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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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번 마태오의 집. 아라비안나이트 시대가 연상된다.
    6번 바르톨로메오의 집은 호수 한가운데 있다. 마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보이지만 보는 위치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색유리다. 다리가 없고 배를 타고 건너가서 기도할 수 있게 설계했다고 한다. 7번 토마스의 집까지는 1.4㎞ 거리다.
    카페와 멋진 건물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작가들의 작업실’이라는 컨테이너를 지나고 방파제 갈림길에 이정표가 있다. 우측으로 ‘토마스의 집 200m’를 따라간다. 잔디밭 언덕의 하얀 건물은 바다를 보고 있다. 진한 파란색 문과 창틀이 특징이다. 신비한 빛깔의 푸른 안료는 모로코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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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번 작은 야고보의 집. 백설공주 일곱난장이집 같은 소박한 예배당.
    바다가 보이는 나지막한 해변을 5분 정도 지나면 게스트하우스다. 카페와 식당을 겸하고 있다. 8번 ‘마태오의 집’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정면으로 보인다. 황금빛 돔 지붕은 러시아 정교회의 모습과 흡사하다, 노두길 중간 갯벌 위에 터를 잡았다. 황금색 지붕은 이 섬에서 많이 재배하는 양파를 형상화했다. 내부는 사방으로 바다를 바라볼 수 있고 바람이 관통해 매우 시원하다.
    10분 더 가면 우측으로 소악경로당이 보이고, 곧이어 문준경 전도사의 정신이 밀알이 된 소악교회도 있다. 갈림길 우측에 9번 ‘작은 야고보의집’이다. 어부들이 거친 바다로 나가기 전 기도하는 유럽의 ‘어부들의 기도소’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동화 속 일곱 난장이들이 살았을 법한 독특한 외관이다. 내부에는 물고기 모양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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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번 유다 타대오의 집. 액자마냥 사진 찍기 좋은 명소가 있다.
    소악도에서 진섬으로 가는 노두길 갈림길에 10번 유다타대오의 집이 있다. 톱니바퀴 같은 지붕에 하얀 건물 자체만으로도 몽환적이다. 내부에 들어서면 액자처럼 바다를 찍는 창틀이 있다.
    11번 시몬의 집은 바닷가 쪽으로 600m 더 간다. 일몰 사진의 포인트로 알려진 곳이다. 모든 공간이 바다로 열려 있다. 울창한 해송을 배경으로 예배당은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가 모두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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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번 시몬의 집. 낙조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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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번 가롯 유다의 집. 12개 예배당 중 가장 아름다운 예배당으로 꼽힌다.
    12번 가롯유다의 집은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12개의 예배당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대나무 숲길과 고운 모래사장도 있다. 바다물이 만조일 때는 갈 수 없어서 딴섬이라 부른다. 고딕양식의 예배당 앞에 붉은 벽돌을 나선형으로 쌓은 종탑이 특이하다. 물이 빠지면 갯벌에는 파래와 고동이 지천이다.
    12사도 순례자의 섬은 기다림과 여유가 필요하다. 물이 차면 기다리고 물이 지나가면 건너면 된다. 시간과 배 시간에 쫓기지 말자, 천천히 걷다 보면 길은 끝나지만 나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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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조가 되면 바다에 잠기는 노두길 갯벌 위에 8번 마태오의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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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예배당은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만들었다. 7번 토마스의 집 가는 길.
    걷기 길잡이 
    대기점 선착장~안드레아의 집~야고보의 집~요한의 집~필립의 집~노두길~바르톨로메오의 집~갈림길~토마스의 집~게스트하우스~노두길~마태오의 집~소악교회~갈림길~작은 야고보의 집~유다타대오의 집~시몬의 집~가롯유다의 집~소악도 선착장 <10㎞ 4시간 소요>
    ※2번 안드레아의 집이 있는 마을에서 전기자전거 대여 가능하다. 사용시간은 4시간에 5,000원, 종일 1만 원이다.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한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병풍도까지 6개의 섬 약 17㎞ 구간 라이딩이 가능하다. 
    교통
    압해도 송공선착장(해진해운 061-244-0803)에서 출발해 대기점선착장에 내리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송공항에서 하루 4번(06:50, 09:30, 12:50, 15:30) 출항하며 나오는 시간은 소악도에서 08:25, 11:05, 14:25, 17:05. 운항시간은 1시간 10~20분 소요된다. 승선료는 편도 1인 6,000원.
    대기점선착장에 내리면 하얀색 스타렉스 한 대가 대기하고 있다. ‘1004버스’다.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걷다가 지칠 때 ‘1004’를 찾으면 나타난다. 1004버스 이용료는 1,000원. 
    숙박
    방문객이 증가한 만큼 민박집도 많이 생겼다. 보통 2인 5만 원선이다. 2번 안드레아 집이 있는 대기점마을민박(010-9226-2093), 게스트하우스(010-9691-0518), 노두길 민박(010-3726-9929), 12사도민박(010-6261-2207), 옛날집 한옥민박 (010-5044-2977), 베드로 민박(010-3027-2969), 북촌민박(010-2736-7099) 등이 있다. 대부분 식사를 겸한다. 가정식백반으로 1인분 8,000원. 섬에서 나는 재료로 사용해 맛도 좋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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