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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산 2024년 5월호
  • 655호

[감동산행기] 각양각색 암반 즐길 수 있는 두방산

조규칠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 입력 2020.07.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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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방산 정상에 선 필자.
두방산 정상에 선 필자.

1월 이후부터 중단되었던 산악회가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해지자 산행을 재개했다. 산행지는 전남 고흥군 동강면에 있는 두방산이다. 당곡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정상에 오르고, 코재삼거리를 거쳐 병풍산을 경유해 용흥사로 하산하는 코스다.

용흥사 방면 농로를 따라가다가 산행 안내도 이정표에서 좌측 방향 산으로 들어선다. 부드러운 육산으로 시작되어 5월의 신록이 내뿜는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부드럽고 평탄했던 산은 처음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부터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산길을 돌아 오르면 두 번째 이정표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이 당곡제로 가는 갈림길이다.

조금 오르면 산죽 터널 길이 나온다. 산죽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미루어 이곳에 암자 내지는 민가가 있었을 듯하다. 시누대 터널에 들어서면 숲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타고 고흥만의 짠 내음이 마음 깊은 곳까지 시원하게 쓸어내린다. 산죽끼리 사랑을 나누는 듯한 사각사각한 흔들림이 마음을 편안하게 붙잡는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울창한 숲이라 어둠이 내려앉는 것 같은 산죽 터널을 통과하면 앞을 가로막는 암반이 나오고 암반 밑으로 동굴이 보인다. 이 동굴이 이 산을 귀절산이라고도 부르게 된 귀절암 터이다. 바위 앞에는 작은 돌탑이 있고 동굴 안에는 귀절샘이 있다. 샘터 주변으로는 촛대가 놓여 있어 지금도 누군가가 이곳에서 기도를 드리는 듯하다. 기절암자 터 동굴 앞은 돌로 담을 쌓아 출입문을 만든 듯하고 안쪽에 샘이 있는데 지금은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동굴 안을 들여다보고 다시 급경사 깔딱 고개를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오르면 능선을 만난다. 돌탑 위에 이정표가 서 있는데 이곳이 전망대 삼거리로 좌측 밑으로 전망대 50m와 우측으로 정상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

삼거리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서 자연 암반으로 이뤄진 전망대에 올라선다. 전망대 바위 위에 서면 저 멀리 고흥만의 푸른 바다와 당곡마을 크고 작은 촌락 사이로 펼쳐지는 들판, 그리고 바다 위로 얕게 드리운 운무가 바다와 하늘의 사이를 벌려 주는 명풍경이 펼쳐진다.

두방산 전망대에 오르면 고흥만의 푸른 바다와 당곡마을의 들판이 펼쳐진다.
두방산 전망대에 오르면 고흥만의 푸른 바다와 당곡마을의 들판이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다시 되돌아 나와 전망대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면서부터 두방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갖가지 형태의 암반들을 오르고 우회하며 정상으로 오른다. 정상 300여 m를 남기고 암반 위에 서면 억만 년의 흔적이 서린 기둥바위들이 하늘을 찌를 듯 둥근 바위를 좌대로 삼고 우뚝우뚝 서 있다.

기둥바위를 우회해 오르면 ‘추락 주의’ 표시판이 나오고, 너럭바위를 따라 오르면 두방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정사각형 대리석 좌대 위에 사각형 뿔로 만들어진 정상석이 서있다. 정상석 앞에는 삼각점이 있어 정상의 지점이라는 것을 알리고 주변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의 최고 지점이다. 멀리 보성의 작은 고을들과 고흥만의 푸른 바다 저 멀리 나로도의 우주발사 전망대까지 조망이 펼쳐진다.

이제 정상의 바위 광장에서 고흥만의 작은 산봉우리 사이로 펼쳐지는 바다를 만끽하고 코재 방향으로 하산한다. 한참을 내려오면 암봉이 절벽을 이루는 위험개소마다 우회도로를 따라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 부드러운 흙길로 내려서고 작은 안부에 닿으면 천년지기 산벚나무가 반기는 안식처를 만나서 이곳에서 휴식을 갖는다.

다시 한 고개 오르내리면 코재삼거리가 나온다. 코재삼거리는 용흥사와 비조암으로 가는 삼거리로 우리는 용흥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용흥사 경내에 들어서면 사찰 앞뜰에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다. 이 보호수는 사찰에 있는 거목이다. 보호수를 지나면 용흥사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일주문이 있고 바로 차도와 연결되며 차도를 따라 10분 내려오면 출발했던 주차장에 도착하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그리 높지 않으면서도 잘 배치된 기암괴석과 각양각색의 암반들, 암릉에서의 조망으로 발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강산들로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 가득 담아 오는 산행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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